자사고에 대한 평가가 자사고 유지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보도자료

자사고에 대한 평가가 자사고 유지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좋은교사 0 16799

▲ 자사고에 대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자사고가 일반고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

▲ 평가 기준보다 중요한 것은 평가위원 구성의 공정성

▲ 교육감의 자율권은 한계가 있음

▲ 자사고 전반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평가를 통해 제도를 개선하여야 함


교육부가 자사고와 자공고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 방침을 내 놓았다. 5년의 지정기간이 만료되는 자사고 25교와 자공고 21교에 대하여 교육과정 등을 평가하여 기준에 미달할 경우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1. 자사고에 대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자사고가 일반고에 미친 영향이 되어야 한다


자사고 평가 기준을 보면 전반적으로 교육과정 운영의 건전성과 재정 지원의 충실성 등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준보다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할 것은 자사고 존재 자체로 인해 일반고에 미치는 영향이 되어야 한다. 자사고의 성적우수생 선점으로 인해 일반고가 위기를 겪는 현상을 문제 삼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엽적인 학교 운영 성과를 평가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평가 항목에 보면 ‘고교입학전형 영향평가의 충실도’가 있는데 과연 자사고의 입학전형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할지 의문이다. 그것은 개별 학교의 전형을 평가하기 이전에 자사고 입학 전형 전반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항목이다.


2. 중요한 것은 평가 기준에 앞서 평가 위원의 공정성이다.


평가 기준을 그럴듯하게 만들어 놓았다고 하여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평가위원회가 공정하게 구성될 수 있도록 방안을 내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사고에 대한 면죄부 주기에 불과할 수 있다.


3. 교육감의 자율권은 한계가 있다.


교육부가 평가 방침을 내 놓는 날, 문용린 서울 교육감은 자사고가 평가 기준에 못 미친다고 하여도 없애기보다는 학교 구성원의 생각을 존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교육감은 평가항목 및 평가지표 수정 삭제 여부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평가의 룰도 마음대로 만들고, 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마음대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결론을 정해 두고 요식 행위로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시도 교육감의 경우 자사고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교육부 장관이 나서서 자사고 선발 기준을 변경하려고만 해도 자사고가 집단적인 반발을 해서 무력화시킨 마당에 교육감을 상대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명약관화하고 그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교육감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교육감에게 맡길 사안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하여야 한다. 과연 자사고 5년의 실험이 대한민국 교육에 좋은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중립적 전문가를 구성하여 철저히 평가하고 그 평가 결과에 따라 제도의 존치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4. 자사고에 대한 평가는 이미 내려졌다.


이명박 정부에서 고교 다양화의 명분으로 추진한 자사고는 이미 사회적으로 평가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교육과정 다양화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국영수 중심의 획일적 입시교육이 주를 이루었으며, 자사고로 인해 일반고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었다.

이제 5년의 평가 기간이 지난 만큼 형식적 평가를 통해 자사고에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평가하고 존폐 여부 및 개선방안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사고의 학생 선발 방식에 대해 애초에 교육부가 추진하기로 했던 대로 성적 제한 없는 선지원 후추첨 선발제를 도입하는 한편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과 국가 재정 지원은 공사립 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2014년 3월 31일

(사)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