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수) 14:00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제주특별자치도 김광수 교육감의 발언은 50만 교원에게 심각한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지난 5월 제주에서 숨진 고 현승준 선생님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선생님들이 어려움이 있을 때 교장, 교감에게 말씀드리고 도움을 청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였다.”, “선생님들이 자존심 때문에 조용히 해결하고 싶은 선생님들이 계신데 시스템은 자연적으로 도움을 줄 수밖에 없게 돼 있어서 알기만 하면 처리가 된다.” 라고 7월 23일 지역 방송에서 발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 강경숙 의원실과 진선미 의원실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고 현승준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전 5월 19일(월) 08시 30분 학교에 민원사실에 대해서 이야기하여 도움을 요청하고, 병가까지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병가는 받아들여 지지 않았고, 민원과 관련해서 혼자 처리하시다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지난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부에서 발표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에서 민원을 개인이 아닌 기관이 대응하고 이를 위해 학교 민원대응팀이 가동되어야 한다는 내용과 완전히 동떨어진 행태였습니다. 따라서 제주도 김광수 교육감의 발언은 교육감의 사건 인식에 매우 문제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주 교육의 수장으로서 교사들이 안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 하지 않고 망자에게 죽음의 탓을 돌리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습니다. 지난 서이초 사건 전후로 많은 교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제주도 교육감의 발언은 그 분들을 모두를 자기 자존심 때문에 말 못하고 죽은 옹졸한 교사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국정감사 자료제출로 드러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진상조사 실태는 더욱 심각합니다. 고인이 돌아가시고 약 한 달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던 교육청은 유가족의 요구에 진상조사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다가 7월 1일 제주교원단체들의 기자회견 이후 7월 2일 첫 회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후 7월에 단 2회의 회의가 진상조사단 회의의 전부였으며, 심지어 9월 1일에는 진상조사단원 중 2명을 인사조치해 버립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9월 22일에는 김광수 교육감은 경찰조사 발표 이후에야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육청이 범죄 협의를 찾는 경찰조사와 입을 맞출 필요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더욱 의구심만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진상조사 행태는 유가족을 들러리 세우고, 실제로는 진상조사의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자백하는 꼴입니다.
이번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국정감사 제출자료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국정감사 자료를 허위 조작해서 제출했다는 사실입니다. 교육청이 제출한 사건 경위서에는 지난 5월 19일 고 현승준 선생님이 교무부장에게 “다음 주에 병가를 사용하겠다”고 하니 교무부장이 바로 쓰라고 했고, 그러니 고인이 “이번 주는 할 일이 많아서 다음 주에 병가를 사용하겠다고” 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가족이 제공한 고인과 교무부장‧교감과의 녹취를 들어보면 “할 일이 많아서 다음 주에 쓰겠다”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교감은 민원을 해결하고 병가를 쓰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