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2024년 교육부 주요정책 추진계획 관련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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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024년 교육부 주요정책 추진계획 관련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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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개혁으로 사회 난제 해결? 비전을 이룰 중점과제의 실현 구체성과 현실성은 턱없이 부족
▶ 비정규직, 계약직 인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교육·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지 의문임.
▶ 교권보호를 교실혁명의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면 생색내기 수당 인상 방안이 아닌 교육주체 간의 신뢰 회복 방안을 제시해야 함.
▶ 교육예산의 감축으로 줄어든 기존 교육정책과 학교 예산 감소 데이터를 공개해야 함.
교육부는 지난 24일 3대 방향 10대 중점과제를 담은 2024년 교육부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교육개혁으로 사회 난제 해결”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저출산 위기 대응’, ‘교육의 과도한 경쟁 완화’, ‘지역 성장동력 창출’, ‘사교육 부담 대폭 경감’ 등의 난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추진해 온 정책 방향과 방법을 감안하면,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학교 현장의 교육고통과는 너무나 먼 자화자찬과 말잔치만 무성한 계획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교육개혁으로 사회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비전과 달리 비전을 이룰 중점과제의 실현 구체성과 현실성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우선, 교육부는 첫 중점과제로 기존 교원에게 업무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늘봄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밝혔습니다. 늘봄학교는 지난 시범 운영 과정에서 늑장 예산 지원, 전문 인력 배치 부재, 지역별 돌봄체계 구축 미흡 등의 많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현장의 개선 요구 목소리는 듣지 않고 시범 운영 교육청을 확대하며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기만 하였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에서 늘봄 전담 인력 관련해서 한시적으로 기간제 교사를 추가로 채용해서 10시간 정도 수업을 하면서 늘봄학교의 업무를 담당하겠다고 합니다. 관련해서 시도교육청은 학교에 수요조사를 하고 학생이 많은 학교에는 기간제 교사의 인건비를 제공하고 소규모 학교에 대해서는 초단기간 인력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2학기에는 늘봄 행정업무 전담 실무 인력을 배치한다고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배치 인력의 수와 소요 예산에 대해 밝힌 바는 없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늘봄학교가 지역단위 돌봄 체계를 구축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을 줄곧 제안해 왔습니다. 늘봄학교 시범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늘봄 프로그램 운영에 비정규직 외부강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11개월, 3개월 비정규직 계약직 인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교육·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지 교육부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역 단위 돌봄체계를 구축하지 않고 학교에 늘봄 수요에 대한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면서 초단기간, 비전문 인력을 지원하는 것으로 기존 교원에게는 새로운 업무 부담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유보통합 과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유보통합 정책은 영유아의 격차 없는 발달 지원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입니다. 또한 미래 사회 저출산 문제와 맞물려 시대적으로 반드시 풀어야 할 타당성 높은 과제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보통합 추진 과정을 보면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안정적 유보통합을 위한 재정 마련 방안은 여전히 요원합니다. 유보통합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교육계의 오랜 과제인 만큼 교육당국은 교원 자격·양성 체제 개편과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고루 들어야 할 것입니다.

기초학력 보장 체계 구축 관련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확대한다 해도 기초학력의 실제적 보장이 향상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학습 결손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적합한 학습 보정이 지원되는 진단-보정 시스템 개선과 기초학력 지도 전문 교사 배치 방안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규수업-방과후 연계 지도, 기초학력지도강사(튜터링) 지원, 방학 중 학습도약 계절학기 운영 방안들은 예산이 지급되는 동안만 운영 가능한 단기 프로그램이거나 비전문 인력의 일시적 지도 방안들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조기에 전문가의 강도 높은 개입 없이 기초학력 문제가 해결될 리 없습니다.

교권보호를 통해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장하고 더 나아가 교실혁명을 실현하겠다는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교육부는 화려한 말잔치에서 그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서이초 이후 교권보호 5대 입법이 이루어졌지만 현장에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교사들은 여전히 과도한 정서학대 신고에 노출되어 있으며, 개인이 아닌 기관 차원에서 이뤄지겠다던 민원대응 체계 역시 크게 달라진 바가 없습니다. 교육당국의 분리학생에 대한 지도 전문성과 지원 체계 구축 지원 방안은 없었고, 대신 분리학생의 지도 주체와 장소를 둔 학교 내 논란만 키워 학교의 공동체성만 훼손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을 가지고 전체 학부모를 민원인으로 표현하거나 학생 인권을 교권과 대립하는 것으로 설정해 교육주체 간의 불신과 불통만 키워 왔습니다. 교육부가 교권보호를 교실혁명의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면 생색내기 수당 인상 방안이 아닌 교육주체 간의 신뢰 회복 방안을 제시하고, 교육부의 발표를 뒷받침할 인력과 예산 지원으로 정책 구현 의지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교육부의 교사 수업혁신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실소를 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2028 대입 개편안에서 내신 상대평가를 고등학교 3년 내내로 확대해 고교학점제와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무력화해 놓고, 논서술형 평가 확대에 맞춰 모든 교사의 평가 전문성 연수를 실시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입니다. 더욱이 교육부가 발표한 올해의 수업 혁신 교사 선발, 연구대회 지원 등의 방법으로 수업혁신이 이뤄질 수 있었다면 우리 교육의 혁신은 이미 완성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학교폭력 대응과 예방 과제에 대해서도 그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이 도입된다면 단위학교의 학교폭력 업무가 과연 얼마나 줄 수 있을지 의문이며, 10% 내외의 학교전담경찰관 확대가 과연 학교폭력 체계적 대응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학교폭력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초등 저학년의 학교폭력 대상 제외 조치가 필요합니다. 또한 관계회복 프로그램 권고가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명시되는 만큼 학교와 교육청이 질 높은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 방안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학령인구 급감과 지역 소멸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교육발전특구 정책이 지역별 맞춤형 공교육 선도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 정책과 연계해 지역 내 또 다른 학교 서열 체제를 만들어 낼 우려가 큰 것 또한 사실입니다. 지역 인구 소멸 방지책으로 만들어지는 교육특구 내 학교가 다른 지역 학생 유입으로 지역 자체 학생들의 진학의 문은 좁아지고, 타 지역 유입 학생은 학교 졸업 후 다시 수도권으로 몰리는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입시 경쟁은 가중되고, 사교육비는 증가할 것이며, 교육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껏 시행되었던 수많은 특구 운영의 한계를 직시하지 않는다면 교육발전특구 정책 역시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입니다.

사교육비 경감 총력 대응 과제에 대해 총력을 다한다 한들 사교육 유발 정책을 지속하면서 과연 사교육이 구조적으로 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존치하고, 5지 선다형 한 줄 세우기 상대평가 체제를 2028 대입에도 계속 유지하겠다 발표했습니다. 고교 교육과정은 왜곡하고 사교육 시장은 대비하기 좋은 입시 제도를 마련해 놓은 후, EBS 연계 강화, 내신 기출문제 공개, 수업-평가 연계 강화 등의 조치들이 과연 사교육비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특히 2024 수능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교육당국은 킬러문항이 없었다 발표했지만, 과도한 변별을 위한 시험 때문에 학생들은 여전히 교육고통에 죽어 가고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입시 현장을 생각하면 교육부의 이번 사교육 총력 대응 발표는 화려한 수사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육부의 이번 발표 과제에는 없었지만 이번 발표 과제의 모든 밑바탕이 되고 반드시 들어갔어야 할 것은 바로 줄어드는 교육예산 대책 마련 과제입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지방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하여 교육부장관이 사용할 수 있는 특별교부금의 비율을 3%에서 4%로 늘여 2024년 5,333억의 예산을 디지털 선도교사단(TOUCH) 양성(395명) 및 AI 디지털 교과서 관련 교원 연수 등에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24년 교육재정은 95조 7,888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 2,091억원(6.1%)이 줄었습니다. 특별교부금은 늘고 보통교부금은 줄면서 꼭 필요한 부분의 교육재정 감소 상황이 심각합니다. 교육부장관이 자신의 치적을 높일 예산은 늘려 놓고 학교가 사용할 필요 예산은 줄여 놓았습니다. 학교의 재정적 어려움은 고민하지 않는 교육부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에 특별교부금법을 재개정하고, 교육예산을 전년도 수준으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 자료에서 예산이 늘어난 부분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24년 6조 원 넘게 줄어든 예산을 어디에서 감축할지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예산의 감축은 전년에 이루어졌던 수많은 사업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산 감축은 개별 학교의 재정이 줄어들기에 학교가 전년도에 해왔던 수많은 일들이 축소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교는 예산이 줄어들어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인데 교육부의 사업계획서는 온통 예산 증액을 통한 사업 확대 이야기뿐입니다. 예산의 감축으로 기존의 교육정책 중에서 어떤 부분이 줄어드는 것인지, 학교로 배정되는 금액은 전년 대비 얼마나 줄어드는지 구체적인 학교 예산 감소 데이터를 교육부는 밝혀야 합니다. 예산 감축이 학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대비책은 무엇인지도 교육부는 말해야 합니다. 또한 세수 감소 기간에는 특별교부금을 오히려 2%로 줄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추진해야 합니다.

교육부가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제시한 늘봄학교, 유보통합, 대학개혁 등은 교육 난제 중에 난제입니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 확보와 교육주체 간의 협력, 교육 현장과의 충분한 의사소통 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도 교육개혁으로 사회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교육부의 의지에 지지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는 줄어든 예산에 대한 대안은 보이지 않고, 지난해 현장과의 충분한 의사소통 없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던 사업들에 대한 화려한 수사들만을 되풀이하였습니다. 교육개혁은 화려한 말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교육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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