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 발표 관련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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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 발표 관련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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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높게 나온 이유를 드라마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임.
▶ 학교폭력이 줄지 않는 데에는 교육부의 학교폭력 정책의 실효성 부족과 폭력 유발 경쟁교육 강화 정책 책임이 큼.
▶ 학교폭력 예방과 학교의 교육적 해결 역량 강화를 위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교육부가 4월에 실시했던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발표 결과 피해 응답률이 1.9%로 나와 최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학교폭력 실태 조사가 드라마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았던 시간에 실시된” 것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높게 나온 이유를 드라마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교육당국은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를 먼저 표했어야 합니다. 학교폭력 문제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을 피해 학생들과 그 가족, 학교 공동체를 생각했다면 교육부는 더욱 무겁게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또한 학교폭력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기존의 학교폭력 대응 정책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어야 합니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에서 기존에 발표했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과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제도 개선 방안을 내년부터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밝혔습니다. 하지만 학교폭력이 줄지 않는 데에는 교육부의 학교폭력 정책의 실효성 부족과 폭력 유발 경쟁교육 강화 정책의 책임이 큽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될 때마다 엄벌주의 정책을 고수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논란이 있을 때에도 결국 학교폭력 조치 사항을 학생부에 더 오래 기록하고, 상급학교 진학과도 연결시키는 엄벌식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엄벌식 대책은 국민적 공분을 잠시 잠재우는 미봉책일 뿐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엄벌식 조치가 효과가 있었다면 ‘피해 응답률 10년 만의 최고치’라는 끔찍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교육부는 과도한 한 줄 세우기 경쟁교육으로 학생들을 폭력 유발 환경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2028 대학입시제도 시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능에서는 상대평가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내신에서도 고등학교 3년 내내 상대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존치되면서 학생들은 더욱 사교육 경쟁에도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선을 넘은 경쟁교육과 과도한 사교육 체제 속에서 학생들은 학교 공동체를 경험할 수 없고, 건강한 관계 맺음과 갈등 전환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초등 저학년 단계부터 폭력적인 말과 행동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우리의 입시 제도가 조장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드라마를 탓하기 전에 폭력을 유발하는 한 줄 세우기 입시 체제의 모순을 들어내고, 학교폭력 예방과 학교의 교육적 해결 역량 강화를 위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학교의 관계회복 프로그램 운영 역량 제고를 위한 지원 확대,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초등 저학년 학교폭력 대상 배제 조치, 갈등 중재 전문교사 양성과 배치, 학교폭력 예방과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 안팎의 지원 체계 구축 등의 정책 지원이 절실합니다.

교육부는 이번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 학교가 교육 기관으로서 갈등을 배움과 성장의 기회로 가르칠 수 있도록 기존 학교폭력 정책의 실효성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202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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