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 비판

보도자료

[성명서]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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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학력 미달 비율 증가 책임을 표집평가 방식 전환에서 찾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임.
▶ 대상 학년 확대에 앞서 기존의 기초학력 지원 정책과 진단 시스템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함.
▶ 기초학력 전담 교사 배치를 통한 학교의 기초학력 지도 전문성 확보가 우선임.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3일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 학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시행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기초학력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당국의 노력과 책임은 마땅한 일입니다. 또한 기초학력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당국의 노력과 책임은 기초학력 문제 해결을 위한 기존 정책과 방안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이번 발표안은 기초학력 문제 해결을 위한 진단과 처방에 있어 모두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증가 책임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표집평가 전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증가 원인은 교육당국의 기초학력 지원 방안의 실효성, 인력과 예산 지원의 적절성, 정교한 진단과 보정 시스템 개선 정도, 코로나 이후의 사회 변화와 교육적 대응 등에서 찾아야 할 일입니다. 교육당국의 책임은 멀리하고 다만 전수평가와 표집평가의 차이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 증가 원인을 찾는 것은 온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2024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자율평가로 실시한다 하였으나 이를 시도교육청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기에 이는 이름만 자율평가가 될 것입니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가 일제고사 논란을 벗어나 학교 현장에서 수용성 높은 자율평가가 되기 위해서는 학습 결손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적합한 학습 보정이 지원되는 평가가 되어야 합니다. 진단과 보정에 대한 개선 없이 평가 학년을 확대한다 해서 기초학력이 올라갈 리 없습니다. 

컴퓨터 기반 평가 방식인지, 지필평가 방식인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하고 보정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보면 진단 결과로서 받아볼 수 있는 평가 결과는 교과별 4단계 성취수준, 교과 영역‧역량별 성취율, 교과 기반 정의적 특성 등입니다. 4단계 성취수준도 ‘거의 모든 부분 이해-상당 부분 이해-부분 이해-많은 노력 필요’ 등 일반적 설문 수준의 응답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교사가 원하는 진단은 대략적인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결손 지점에 대한 정보입니다. 정확한 결손 지점과 원인을 알아야 그 다음 지도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설문 응답 수준의 4단계 정보와 단순 성취율 숫자만 가지고 지도할 수 있는 ‘맞춤 지도 방법’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진단에 대한 구체성이 없다 보니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대한 구체적 지도 방안도 모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당국은 “학업성취 수준 진단 결과를 토대로 정규수업 및 방과후 연계 지도, 기초학력지도강사(튜터링) 지원, 방학 중 학습도약 계절학기 운영” 등을 기초학력 강화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방안들은 지금껏 해 왔던 방안에서 다를 바 없는 방안들입니다. 예산이 지급되는 동안만 운영 가능한 단기 프로그램이나 비전문 인력의 일시적 지도 방안들에 불과합니다.

결국 기존의 기초학력 진단검사와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더해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도입하면서도 정작 학습 결손에 대한 진단과 보정에 있어서는 나아지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컴퓨터 기반 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시도교육청 평가와 연계해 평가 대상 학년을 확대한다 밝혔지만 지원 방안에 있어서는 기존의 실패한 정책에서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정교한 진단도 적합한 학습 보정 지원도 없이 대략적인 학업 성취수준을 제공하는 것을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라 이름할 수는 없습니다.

교육당국은 대상 학년 확대와 시도교육청 평가 연계에 앞서 기존의 기초학력 지원 정책과 진단 시스템에 대한 냉철한 평가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부정확한 진단과 현장에서 효과 검증이 덜 된 보정 방안을 확대하는 것을 맞춤형 평가로 둔갑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기초학력 정책의 핵심은 기초학력 전담 교사 확보를 통한 학교의 기초학력 지도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기초학력 보정은 수많은 평가와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기초학력 전담교사의 손에서 시작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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