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경기도교육청의 학교별 재량휴업일 논의 지원 촉구

보도자료

[성명서] 경기도교육청의 학교별 재량휴업일 논의 지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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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8월 현재, 학교 현장에서 교육활동 침해는 여전하고, 국회와 경기도교육청의 노력에 대해 현장 교사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임.
▶ 9월 4일은 학교공동체 모두의 눈물을 닦아주는 애도의 날이자 공교육 회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함.
▶ ‘자율’을 강조하는 경기교육의 기본방향처럼 경기도교육청은 학교공동체의 자율적인 결정을 존중해야 함.
▶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 논의는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며, 경기도교육청이 추모집회에 참여한 교사들을 대규모로 징계하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음.
▶ 서이초 선생님은 우리 모두의 ‘동료교사’이며, 9월 4일 추모집회는 동료교사의 장례식에 조문하는 것과 같음.
 8월 23일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경기도의 교육가족들에게 서한문을 보냈습니다. 서한문의 내용은 국회와 교육부, 경기도교육청이 교권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으니, 현장의 교사들은 경기도교육청을 믿고 9월 4일 서이초 초등교사 추모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경기도교육감 서한문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는 9월 4일 추모집회에 대한 내부 논의가 막히거나 당일 복무 상신을 가지고 학교마다 새로운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임태희 교육감은 교육청의 여러 노력들을 이야기하지만,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여전히 교육활동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임태희 교육감의 말처럼, 교육활동 중 발생한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에 대해 학부모가 초등교사에게 위자료 2천만 원과 변호사비 6백만 원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지금도 경기도 관내 모 학교에서는 학부모 민원 때문에 담임 교체가 일어나고 있고, 본인의 자녀도 기억하지 못하는 학폭 가해자를 찾아내라며 학교를 위협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노력하고 있다”는 교육감의 말은 학교 현장에서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지난 서이초 사건 이후 대한민국의 교육계는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을 지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더위와 소나기의 궂은 날씨 속에서도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과 종각역, 국회의사당 앞에 교사들이 모여서 추모집회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고인이 되신 서이초 선생님이 겪은 고통과 아픔이 ‘나의 일’이라는 교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이 언론에 이슈화되지 않았다면 조용한 죽음으로 마무리되었을 것입니다.

 서울 서이초 선생님의 안타까운 죽음 이전에도 교권침해와 악성 민원으로 인한 선생님들의 억울한 죽음은 계속 있었습니다. 또한 경쟁교육과 학교폭력에 내몰려 스스로 삶을 마감했던 학생들의 안타까운 죽음도 있었습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기쁨이 아닌 고통이 되는 대한민국의 교육은 계속해서 예고된 죽음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교육주체들의 죽음이 반복되면 안 됩니다.

 이번 서이초 사건은 교육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던 구조적 문제를 걷어내고 학교의 질서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를 편 가르지 않고, 모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되는 학교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9월 4일은 지금껏 있었던 수많은 교육주체들의 죽음을 함께 애도하고, 교육의 공공성 회복에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9월 4일 서이초 선생님의 추모 집회를 맞아 경기도의 수많은 선생님들이 추모집회를 준비하거나 참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집회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서 일상을 멈추고 온전히 애도하고 추모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철저히 교사 개개인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서 조직적인 지원이나 교원단체나 교원노조의 관여 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교사와 학교들이 ‘2023년 9월 4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하여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하며 교육 회복의 분기점으로 삼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도 대부분의 학교들은 내부적으로 의견수렴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9월 4일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에 대한 논의조차 되지 않아서 학교 현장에 큰 혼란과 어려움, 갈등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태희 교육감은 서한문을 발표해서 ‘원칙 대응’을 공언하며 학교 내 모든 논의를 막았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침묵 강요는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교육의 회복을 꿈꾸는 선생님 중에는 학교의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연가, 병가, 무단결근 등으로 추모집회에 온전히 참여하려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 어떤 단체의 요청이나 권고도 없이, 징계와 처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이를 감행하려는 이유는, 9월 4일 학교에 출근해도 정상적으로 수업을 할 수 없을 만큼 큰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겪기 때문이고, 전국적으로 만연한 교권침해와 악성 민원 문제로 인해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 교직과 학교에 대한 절망 때문입니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막을 수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경기도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를 논의할 수 있도록 먼저 나서 주는 것입니다. 임태희 교육감이 취임 일성으로 내건 ‘자율’의 가치가 가장 필요할 때입니다. 학교장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서 학교운영위원회에 재량휴업일 지정을 안건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9월 4일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에 대해 학교가 논의를 시작할 수 있도록 공문을 시행하여 학교별로 충분히 자율적 결정이 이뤄질 수 있음을 먼저 알려줘야 합니다.

 재량휴업일 지정에 관하여 학교급별, 지역별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재량휴업일 지정에는 학부모의 의견수렴도 중요한 절차입니다. 그러나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일정을 감안하면 시일이 촉박합니다. 이에 학교마다 민주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자율적으로 재량휴업일 지정 논의를 시작하라는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안내가 학교에 필요합니다. 재량휴업일을 하루 실시하더라도 학교는 법정 수업일수를 준수하기 때문에 학습권 보호가 가능합니다. 돌봄공백 대책은 미리 마련하면 됩니다.

 서이초 선생님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 동료교사입니다. 동료교사의 장례식에 함께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선생님들께 징계가 내려져서는 안 됩니다. 재량휴업일 문제로 학교 현장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나뉘는 일 또한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학교별로 9월 4일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 논의를 적극 지원해 줄 것을 간곡히 촉구합니다! 9월 4일은 학교공동체 모두의 눈물을 닦아주는 애도의 날이자, 공교육 회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2023. 8. 25.
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