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오늘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추진 방안에는 2025년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AI 디지털교과서를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으로 확대해 1:1 맞춤형 교육시대를 열겠다는 기대를 담고 있습니다.
발전하는 기술을 교육에 접목하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디지털 기술’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이 교육부가 밝힌 ‘1:1 맞춤형 교육’이라는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보완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느린 학습자와 게으른 학습자를 구분해야 합니다.
2021년 '특수교육통계 국제비교 연구(국립특수교육원)'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특수교육 대상자는 1.6%(95,420)인데 미국은 14.1%, 가까운 일본은 5.0%입니다. 호주는 자그마치 18.8%입니다. 교육으로 유명한 핀란드는 2015년 핀란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약 16%의 학생이 특수교육과 강화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일반 학급에는 외국의 경우라면 특별한 지원을 받아야 할 학생들이 일반교실에 그대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학습장애나 경계선 지능인 학생들이 10% 이상 포함되어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 학생들을 진단하고 이 학생들의 필요에 맞는 디지털교과서 제공이 필요합니다. 특별한 학생들을 진단하고 선별하는 연구와 지원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합니다. 느린 학습자와 게으른 학습자의 세밀한 진단과 적합한 교육 콘텐츠 제공이 1:1 맞춤형 교육의 시작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AI 디지털교과서의 단원별 선택이 가능한 오픈 마켓이 필요합니다.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있어, 교사들이 지금처럼 한 회사의 교과서를 선정하면 모든 단원을 한 회사의 내용으로 가르치게 되는 방식으로 개발하지 말고, 교사들이 다양한 회사의 교과서 중에 단원별로 선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오픈 마켓 방식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할 경우 작은 업체들이 AI 디지털교과서 시장에 진입하기가 쉬워져 다양한 교과서 콘텐츠가 생성이 되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훨씬 더 다양한 학습 내용 제공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면, 수학 교과서 전체를 개발하지 않아도 초등 4학년 1학기 곱셈과 나눗셈 단원만 개발하는 업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교사들에게도 AI 디지털교과서의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발에 참여할 길도 열리게 됩니다. 학생의 학습이력 데이터를 선택한 단원별로 교사에게 제공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교과서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개발이 절실합니다.
셋째, AI 디지털교과서 예산 투입 확장 방안이 필요합니다.
좋은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의 노력이 비용으로 보전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디지털교과서 소비자인 학생 수 감소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지금처럼 사용 학생 1명당 고정된 금액을 유지하면 이 사업에 뛰어들 개발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초등학생의 경우 2022년 266만 명에서 2033년 144만 명으로 54%의 학생이 줄어듭니다. 중학교는 2037년, 고등학교는 2040년 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 예정입니다. 수요가 적고 성장 가능성이 없는 시장에 실력 있는 좋은 개발자들이 뛰어들어 초기 투자를 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고비용을 들여 애써 개발한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주체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디지털교과서가 나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뛰어들 수 있게 하는 예산 투자 계획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