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2023 경기도교육청 학교평가지표 비판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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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023 경기도교육청 학교평가지표 비판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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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개의 공통지표는 학교의 자체 역량보다는 경기도교육감의 사업 이행을 평가하는 항목이어서 무엇을 위한 평가인지 혼란스러움
▶ 24개의 평가지표가 정량평가로만 이루어져 학교 간 경쟁을 유발하고, 학교평가를 형식적 평가로 만들어 학교를 형식적 교육과정 운영에만 골몰하게 만드는 나쁜 평가가 될 것임. 
▶ 자율과 미래의 경기교육의 목표에 역행하는 공통지표와 정량평가 방침을 폐지할 것을 요구함.
경기도교육청은 1월 10일 공문을 통해 각급 학교에 학교평가지표 초안(이후 평가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평가안은 총 29개(학교 자체 지표 5개 포함)의 항목을 평가하고 19개의 공통지표와 5개의 자율지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학교가 정할 수 있는 자체 지표 외에는 모두 정량평가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공통지표를 이루고 있는 19개의 지표를 임태희 교육감 인수위원회 백서의 정책 목표와 비교해 보면 중앙정부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예산 관련 2개의 지표를 제외하면 17개의 지표가 인수위원회 백서에 나와 있는 정책 목표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지표입니다. 공통지표의 89%가 인수위원회 공약 이행 목표와 일치합니다.(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표 참고) 교육과정 운영의 결과를 평가하는 학교평가로 경기 교육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려고 하는 것은 학교평가 제도의 목적을 망각한 것입니다. 경기 교육정책의 성과와 그 결과가 궁금하다면, 그에 맞는 별도의 방안을 찾으면 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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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제시한 평가안은 한마디로 ‘학교자치의 파괴’라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자율을 가장 앞서 강조했던 임태희 교육감이 첫 번째로 시행하는 학교평가의 지표가 학교 자율평가에 역행하는 지표를 제시한 것은 자기모순적인 퇴행입니다. 학교 자율의 가장 기본은 구성원 스스로 학교 교육과정 운영 과정을 성찰하고 더 나은 교육과정을 만들어 가도록 학교 자율평가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정착된 학교 자율평가 문화를 파괴하는 이번 조치는 임태희 교육감이 제시한 경기 교육비전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만일 학교 자율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 그 문제점을 찾아 제대로 된 자율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지, 학교평가를 형식적으로 만들고, 외형적 성과에만 목매게 하는 평가지표 변화는 학교를 퇴행시키는 결과만 낳게 될 것입니다. 

민선 교육감이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 있긴 하지만, 이번에는 시곗바늘을 너무 많이 거꾸로 돌렸습니다. 평가안 중 공통평가 19개가 모두 정량평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022년 경기도 학교평가지표 21개는 모두 정성평가였습니다. 정량평가는 숫자를 통해 성과를 양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고, 정성평가는 학교 내부 구성원들이 성찰한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것인데 무엇이 학교평가의 본질과 목적에 맞는 것입니까? 일부 양적으로 표현되어야 할 지표도 있으나, 그럴 수 없는 학교 운영의 수많은 것들을 짚어야 더 나은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정량평가 중심의 학교평가는 학교 간의 경쟁을 유발하여 왜곡된 방식의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및 증감률, 학교폭력 발생률 및 증감률, 학업중단 비율 및 증감률, 위기학생 전문기관 2차 조치 비율 등입니다. 이러한 항목은 학교가 속한 지역사회의 여건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지 학교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및 증감률을 학교평가 지표에 넣게 되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학교에서 천덕꾸러기가 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기초학력 미달 학생 0명을 달성했던 강원도 양구군과 충북 옥천군의 경우 학습장애 학생의 비율이 특수교육 대상 중 80%를 넘게 차지했는데, 당시 전국 비율 8.7%의 10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0으로 만들기 위한 파행적 운영의 단면입니다. 학교폭력 발생률 및 증감률이 학교평가 지표에 들어가는 순간 학교는 학교폭력을 은폐하거나 학교장 종결로 처리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및 증감률이나 학교폭력 발생률 및 증감률은 지표에 넣을 것이 아니라 관련하여 어떤 지원과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졌는지를 세심하게 평가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이번 미달학생 비율 및 증감률, 학교폭력 발생률 등을 지표에 포함시키는 것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지원, 학교폭력 예방 노력을 오히려 가로막게 될 우려가 매우 높은 조치입니다.

가장 나쁜 것은 ‘위기학생 전문기관 2차 조치 비율’입니다. 학교에 위기학생 발생을 인지하고 여러 조사 결과 전문기관에 맡겨야 할 상황이 되었을 때 관리자들은 학교평가 반영을 꺼려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문기관의 지원이 필요한 학생의 2차 조치를 소극적으로 했을 때, 위기학생이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받지 못해 위기학생의 안전이 위협받고, 나아가 생존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위기학생을 조기에 많이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학교를 격려하는 문화가 꼭 필요함에도, 적절하지 못한 평가지표로 인해 위기학생 조기발견과 지원 조치가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평가 지표를 통해 학교를 통제하고 줄 세우려는 계획을 멈추어 주십시오. 학생의 성장이 가능하려면 학교공동체의 역량이 성장해야 합니다. 그저 명령을 수행하는 하부 행정기관으로서의 학교는 교육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율과 미래의 가치를 담아낼 수도 없고, 미래교육을 대비하는 학교의 모습도 아닙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는 아래와 같이 평가안의 개선을 요구합니다.

첫째, 교육감 인수위원회 백서에 나와 있는 정책목표 중심의 공통지표를 삭제하고, 공통지표, 정량평가 중심의 학교평가 방침을 철회하십시오. 

둘째, 학교가 자율적으로 평가지표를 90% 이상 선정하게 하여, 진정한 학교 자율의 가치를 실현하십시오. 

셋째,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 중심의 학교평가를 만들어, 학교 공동체가 스스로 성찰하며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십시오.
2023. 1. 12.
좋은교사운동 경기정책위원회
 
별첨 사진 자료

<2023년 경기도교육청 학교평가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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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경기도교육청 학교평가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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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교육감직 인수위 백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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