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 지속 추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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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 지속 추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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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는 일반고를 죽이고 학생들의 삶을 황폐화하는 망국의 교육이자, 교육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반교육적 결정임.
▶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 체제에서는 인성교육도 미래교육도 무용지물이 될 것임.
▶ 학교선택권 보장?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는 수직적 고교 서열체제만 공고히 해 교육 불평등을 더욱 증폭시킬 것임.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인수위원회에서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는 우리 교육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입시경쟁 아래 고통받는 아이들의 비참한 현실을 외면한 반교육적 결정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는 아이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인성교육을 의미 없게 만들며,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을 역행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입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일정대로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1.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삶이 황폐해지는 것을 막는 일입니다.
전국적으로 자사고 38개, 과학영재고 6개, 과학고 20개, 외국어고 30개에서 약 19,000명의 졸업생이 매년 배출됩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19,000명 안에 들도록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 시장으로 아이들을 밀어 넣습니다. 심지어 유아기부터 시작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동안 교육계는 자사고와 특목고, 국제고로 형성된 입시 피라미드 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입시경쟁 체제 속에서 실제 자기 재능과 소질, 적성을 탐색할 기회를 상실한 학생들,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이 두려워 청소년 시기의 행복을 기약 없이 유예하고 시험공부에만 전념해야 하는 학생들. 입시 피라미드 안에 갇힌 우리 아이들의 삶이 이렇게 피폐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100여 개에 달하는 소위 특권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고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입시경쟁 체제 속에서 스스로를 패배자로 규정하면서 낮은 자존감과 무기력의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합니다. 그리고 이는 일반고 수업의 황폐화라는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는 일반고 진학에 대한 거부감을 높여 다시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 경쟁을 높이고, 일반고는 더욱 황폐해지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이는 대한민국 공교육의 황폐화를 의미합니다. 
입시경쟁 체제를 해소하는 것은 아이들의 삶을 다시 회복시키는 것이고, 아이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일들로부터 삶을 지키는 것입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를 다시 존치시키는 결정은 아이들의 삶을 다시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과 같습니다. 

2.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시키는 결정은 인성교육에 찬물을 끼얹는 일입니다. 
입시경쟁 체제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성교육은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입시경쟁은 모든 교육적 활동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습니다. 어떤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더라도 입시경쟁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사교육 경쟁, 선행교육 경쟁, 시험점수 경쟁 속에서 유명무실해지는 것을, 우리는 그간의 교육개혁 역사에서 무수히 겪었습니다. 학생 교육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인성교육도 입시경쟁 체제에서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이 체제 속에서 아이들은 사람을 출신학교로 등급 매기는 비윤리적 태도를 숨은 교육과정으로 배우게 됩니다. 초등학교서부터 고교 입시경쟁에 아이들을 몰아넣는다면 더욱 공고하게 비윤리적 태도를 조기에 학습시키는 꼴이 될 것입니다. 

3.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시키는 결정은 미래교육 전환에 대한 기대 자체를 소멸시킵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는 우리 교육의 미래교육으로의 전환도 매우 어렵게 만듭니다.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서 학습하게 하는 고교학점제는 어렵게 뗀 미래교육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 학교를 존치시킨 상태에서 고교학점제는 제대로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자사고·외고·국제고 체제가 고교학점제의 기반이 되는 성취평가제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 경쟁률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여 왔습니다. 그것은 수시 비중이 높은 대학 입시제도 속에서 상대적으로 내신의 불리함을 감수하고 이들 학교를 선택하는 것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고교 내신은 상대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학생이 모인 곳에서는 좋은 내신을 받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반대로 일반고 진학을 결정하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내신에 대한 기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반고 진학 희망 학생의 비율을 유지하는 이유가 됩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의 전제 조건인 성취평가제도는 절대평가로 운영되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은 학교에서의 내신 불리함이 사라집니다. 만일 자사고·외고·국제고를 그대로 존치시킨 채 성취평가제를 전면 도입하게 되면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 경쟁은 폭증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고교학점제를 추진하려면 성취평가제를 도입해야 하고,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한 상태에서 성취평가제를 도입하면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그리고 이는 일반고 황폐화를 불러옵니다. 일반고의 고교학점제는 파행이 될 것이 뻔합니다. 이런 체제 속에서는 2030년, 2040년이 되어도 우리나라의 미래교육은 아무런 희망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4.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존치는 결코 교육 다양화 정책이 될 수 없습니다.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인수위원회는 학교선택권 보장을 통해 교육의 다양성을 이루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 학교의 존치는 교육의 다양성과는 한참 멀리 있는 정책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정시 확대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시 확대는 곧 수능 중심의 입시 확대를 의미합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교육과정은 이미 입시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정으로 일반고와 다를 바 없긴 하지만, 그나마 수시 비중이 높은 대입 제도가 있어서 일부 자사고와 외고, 과학고는 프로젝트 수업, 실험, 토론 등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수능 비중을 늘리면, 이들 학교 역시 수능 중심의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 학교에 진학하나, 일반고에 진학하나 수능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획일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는 그저 입시 명문고가 될 뿐입니다. 
똑같은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놓고 어떤 학교는 학생을 선발하게 해 주고, 어떤 학교는 학생을 배정해 주는 제도를 만드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습니다. 만일 특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싶다면 일반고 체제에서 고교학점제를 통해 실현할 길이 얼마든지 열려 있기 때문에 더 특별한 학교 제도를 운영할 근거도 부족합니다. 입시 명문고를 만드는 것이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설립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제61조가 규정한 ‘교육제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필요’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인수위가 말하는 학교선택권 보장은 모두를 위한 공정과 상식의 교육도 아니거니와 교육제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필요에도 부합하지 않는 명분 없는 구호일 뿐입니다.

5.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존치는 교육 불평등을 더욱 증폭시킬 것입니다. 
자사고의 운영비는 대부분 학부모의 등록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높은 등록금을 학생이 부담해야 합니다. 높은 등록금을 부담할 수 없는 가정은 자사고 진학을 꿈꾸기 어렵습니다. 사회배려대상자 전형이 있고, 지원이 있다고 하나 이후 학교생활에서 적응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 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자사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다수는 중산층 이상의 가정이 됩니다. 
이은주 의원실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월평균 가구소득이 700만~1,000만 원인 가정의 학생 중 3.5%가 특목고에 진학한 반면, 100만~300만 원인 가정의 학생 비율은 1.4%에 불과했습니다. 반대로 월평균 가구소득이 1,000만 원 이상인 가정의 학생 중 전문계고에 진학한 비율은 4.1%에 불과했지만, 100만 원 미만인 가정의 학생 중 전문계고 진학 비율은 10배인 43.7%에 달했습니다. 이미 학교 선택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통계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2022학년도 영재학교 합격 학생의 40%가 대부분 서울 강남·서초 등 상위 10여 곳 지역 출신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과학고·외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수도권 지역 대학에 더 많이 들어가는 현실까지 고려한다면,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존치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서열화된 고교체제와 출신대학에 따른 차별체제 속에서 고스란히 자녀에게 대물림되도록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교육 불평등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교육 고통을 완화하고, 우리 교육의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조금의 진정성이 있다면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인수위에 학교선택권 보장이라는 명분 없는 구호를 멈추고,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일정대로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2022. 4. 21.
(사)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