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교사운동은 기초학력보장법 제정을 환영합니다.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기초학력보장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학습을 수행하거나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 것은 일관된 학습지원 정책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사건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학교 안의 다양한 학습자들을 위한 촘촘한 학습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관점에서 이번 기초학력보장법 통과를 환영합니다. 법률 제정을 계기로, 기초학력보장위원회를 통해 학습지원 정책의 수립․모니터링․평가․제도 개선 등의 추진과 예산 배분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학교 현장에서 시행하는 각종 지원 정책의 법적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학습지원 정책을 기대하게 됩니다.
좋은교사운동은 법 취지의 실현을 통해 모든 학생을 위한 보편적 학습지원 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방법 7가지를 제안합니다.
1. 기초학력의 모호한 정의는 진단 기준의 명료화보다 학습지원에 방점을 찍은 정책 추진을 요구합니다. 제정 법률안에서 밝힌 ‘학생이 학교 교육과정을 통하여 갖추어야 하는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학력’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모호한 정의입니다. 3R’s, 3R’s+사회정서적 역량, 문해력+사회정서적 역량 등 연구자들 속에서도 일치된 의견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읽기, 쓰기, 셈하기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혼자서의 힘으로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든 학생들, 주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는 학생 등 점수 1, 2점으로 구분할 수 없지만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교과교사, 담임교사의 일시적 지원만으로 해결되는 학생도 있고, 장기간에 걸쳐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한 학생도 있습니다. 교사들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누구든지 학습지원을 받을 수 있는 탄탄한 지원망을 구축하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한다 할 것입니다.
2. 언제든지, 누구든지 학습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소인수 학급,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기초학력 지원은 맞춤형 개별화 지원이 원칙입니다. 맞춤형 개별화 지원은 소수의 인원을, 전문성있는 교사가 지속적이고 중층적인 지원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아래가 될 때, 일반수업 속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점검하고 개별지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에 함께 통과된 교육기본법이 ‘학급당 학생수 20명’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학급당 적정 학생 수’로 후퇴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또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반드시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각종 공문과 보고서 등에 시간을 빼앗기면, 학생을 지원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3. 모든 학생을 위한 보편적 학습지원체제 구축은 전문성 있는 교사 확보가 관건입니다. 전문성 있는 교사 확보는 모든 교사의 기초적인 학습지원 전문성 향상과 심화된 전문교사 양성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우선 기초학력 지원은 모든 교사의 1차적인 책임입니다. 수업을 하면서 학습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고려가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그들을 위한 학습설계와 지원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교사들이 다양한 학습자에 대한 이해, 학습지원 방법, 보편적 학습설계 방법 등 기초학력 지원에 대한 기초적인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로, 심화된 전문교사 양성은 두 경로를 통해 추진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경로는 10년 이상 학생을 가르친 교사들을 대상으로 6개월 이상의 학습지원 심화 연수를 통한 방식입니다. 학생들의 학습동기 유발전략, 다양한 학습장애에 대한 이해, 학습장애별 학습지원 전략 등 장기간의 연수를 통해 학습지원 전문교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교사연구년제와 연동해서 추진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또 하나의 경로는 다양한 학습장애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특수교사 자격 보유자를 별도로 선발해서 일반학교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학습이 느린 학생들 상당수는 난독, 난산, 경계선 지능 등 다양한 형태의 학습장애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업 속에서 지원하거나, 일반적인 방법으로 지원해도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경우가 많습니다. 말 그대로 특별한 교육적 요구가 있는 학생이기 때문에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필요합니다.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경계를 허물어서 특수교육대상자로 진단받지 않고서도 특수교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와 별도로 특수학교의 특수교사 배치율도 겨우 80%을 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특수학교를 위한 특수교사 선발과는 별도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4. 학습지원은 팀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중층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 중에는 단기간의 지원을 통해서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후에 진행하는 프로그램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학습지원 전문교사를 배치해서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학습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 보조교사는 전문교사와 함께 일하게 할 때 꼭 필요한 지원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와 같이 보조교사 배치,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과 같은 일시적인 지원방식으로 이루어진 학습지원 정책을 학교 시스템 구축, 전문교사를 중심으로 하는 팀 구성, 팀 속에서 보조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담임교사의 협의와 협업에 의한 상시적인 지원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학습지원팀이 학생의 상황에 맞게 개별적으로 대응방안을 수립해서 학생을 지원하고, 학생의 지원 이력을 정리한 학습이력철을 다음 해 교사들에게 연결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시행령에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