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교육과정과 시험에 대한 교사 인식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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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교육과정과 시험에 대한 교사 인식 설문조사


교육의 최일선에서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교사들은 현재의 교육과정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수준에 적합하게 설계된 것일까? 교육과정은 미래에 필요한 것들을 얼마나 담아내고 있을까? 시험은 학생들의 능력을 얼마나 평가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을 살펴보았다.

조사는 2016.9.22.부터 10.4.까지 좋은교사운동이 리서치중앙(research.joongang.com)을 통한 온라인설문조사로 진행하였다. 전국초중고 교사 755명이 응답하였고 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 : ±3.63%P.(세부 내용 첨부자료 참조) 

 

 

완전학습의 명제와 교사들의 인식

완전학습의 명제는 정상적인 학생들은 교육과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명제를 풀어서 물어보았다. 교육과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학생들의 비율이 얼마나 되어야 할 것인가? 바꾸어 말하면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 교육과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학생들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설정하고 설계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9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6.2%이다. 8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7.0%이다. 70%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비율은 26.6%이다.

완전학습의 명제에 가깝게 응답한 비율이 4명 중 1명 꼴이다. 완전학습의 명제를 학생 비율 80%로 완화하면 10명 중 6명이 동의한다고 할 수 있다. 70% 정도라고 답한 비율은 26.6%이다.

이러한 생각이 타당한 것일까? 교육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에 도달해야 하는 학생의 비율이 얼마가 적정한지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은 교육과정의 설계도를 만드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지점이므로 이를 둘러싼 심도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


실제 학생들의 성취도에 대한 인식

적어도 교사들 10명 중 9명은 학교 교육과정은 최소한 70% 이상의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 학생들의 성취율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충분한 이해의 수준은 90점 이상, 달리 말해 A등급의 비율로 표현될 수 있을 텐데 A등급의 비율은 보통 20% 남짓이다. (서울 소재 378개 중학교의 공시자료를 집계한 '2012학년도 중학교 1학년 2학기 교과성적에 대한 성취도별 분포 비율' 자료를 보면 A등급의 평균 비율은 국어 18.6%, 영어 24.7%, 수학 20.5%, 사회 20.6%, 과학 17.7% 등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2013.3.7.)) 절대평가를 하고 있다고 하는 중학교의 경우가 그렇다.이는 앞에서 A등급의 비율이 적어도 70%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교사들의 인식과 큰 괴리를 보인다. 등급과 학생의 성취율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다. 교육과정을 충분히 이해해도 시험의 국면에서는 등급을 낮게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시험에서는 교육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학생들도 변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러 어려운 문제를 내서 틀리게 만들어 등급을 낮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로 시험과 별개로 교사들이 보기에 학생들이 충분한 이해를 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들의 인식은 충분한 이해에 도달하고 있는 학생들의 비율이 90%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3.6%에 불과하다. 80%정도라고 답한 비율은 17.1%에 그친다. 70%정도라고 답한 교사가 27.4%이다. 결론적으로 충분한 이해에 도달한 학생들의 비율이 70%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10명 중 5명 정도다. 실제로 성적으로 보면 A등급을 받는 학생은 그보다 훨씬 적은 비율이므로 교사들의 인식과 현실의 괴리는 그만큼 크다.  


학생들의 저성취의 원인

그렇다면 정상적인 학생들이 성취해야 할 수준과 실제 성취하는 수준의 괴리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교사의 교수학습방법의 문제, 학생의 학습태도 문제, 교육과정의 문제. 64.0%는 교육과정의 양과 난이도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21.2%는 학생의 학습태도 문제를, 5.6%는 교수학습방법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교육과정이 비현실적으로 설계되어 있음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생들을 실패자로 만들고 있다는 인식이 높다. 


개인맞춤형 교수학습의 가능성

학생들의 저성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인맞춤형 교수학습방법이 얼마나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은 어떨까? 답변은 비관적이다. 63.7%는 물리적 구조상 불가능하다고 응답하였다. 28.5%만이 가능하다고 답변하였다. 물리적 구조란 학급당 인원의 문제, 입시경쟁의 구조, 교육과정의 양 등을 포괄한 개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이 28.5%로 나오는 것은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닐 것이다. 

 

시험 점수에 대한 인식 

한편 교사들은 시험 점수가 교육과정의 목표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교육과정은 원론적으로 교과의 목표를 균형 있게 반영하고 있다고 표방한다. 예를 들어 국어과의 경우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라는 교과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시험을 통해서 나타나는 점수가 그러한 교육과정의 목표 달성도를 얼마나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을 것인가? 매우 정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4분의 3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0.1%로 나타났다. 절반 정도 반영한다고 답한 비율이 51.9%. 그보다 더 낮다고 답한 비율은 15.8%. , 현재의 시험은 교육과정의 목표를 절반 정도 이하로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10명 중 7명 정도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재 주로 활용되는 객관식 시험의 형태로 평가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수행평가도 실시되지만 주된 평가는 객관식 시험으로 치러지는 현실을 반영한 듯하다. 


미래에 필요한 능력과 교육과정  

다음 질문은 더욱 원론적이고 중요한 질문이다. 현재의 교육과정이 학생의 미래에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교육과정을 구성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앞으로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한 능력을 얼마나 길러줄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현재 교육과정의 효용성에 대해 교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거의 다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5.6%에 불과하다. 4분의 3정도는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14.7%로 나왔다. 절반 정도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52.2%로 나타났다. 4분의 1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비율은 20.4%로 나왔다. 거의 불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6.4%. 즉 현재 배우고 있는 교육과정의 최소 절반 정도가 미래에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비율이 79.0%에 달하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실제로 어떤 교육과정이 미래에 필요한 능력을 길러주는 것인가 하는 사실과 별개로(그것을 정확히 알기는 어려운 것이다.) 적어도 교사들이 미래에 불필요한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은 중요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지식과 능력이 미래에도 필요할까? 그것은 앞으로 교사들이 치열하게 탐구할 문제다. 누구나 배워야 할 기본학력을 무엇을 규정할 것인가 하는 논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결론

교사 10명 중 9명은 정상적인 학생들은 학교교육과정의 충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는 학생 비율이 7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들은 10명 중 5명 정도이다. (실제로는 A등급을 받는 학생들의 비율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교사 10명 중 6명은 이러한 학생들의 저성취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교육과정의 양과 수준의 비현실성이라고 보고 있다. 개인의 학습 속도를 고려한 개인 맞춤형 교수학습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 정도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편 교사 10명 중 7명은 시험이 교육과정의 목표를 절반 이하로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교육과정 중에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지식과 능력은 절반 이하라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10명 중 8명이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교사들의 다수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이라면 학생들이 현재보다 더 높은 성취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양과 수준이 적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과정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내용을 더 많이 포함하는 방향으로 개편되어야 하고, 이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험제도를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6년 10월 6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