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1일 4세대 나이스(NEIS)를 개통하며 교원의 업무 경감과 학생‧학부모의 편의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 장담하였습니다.
그러나 개통 첫날부터 시스템 속도 지연과 각종 서비스 불통 현상은 심각했고, 심지어 다른 학교 정기고사 문항정보표가 출력되는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이 수합한 사례를 살펴보면 안양의 모 고등학교 수행평가 일람표가 수원의 모 중학교에서 출력이 되어, 수원의 모 중학교 선생님이 안양의 고등학교에 전화를 해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경기도 내 모 고등학교 문항정보표가 경기도 내 다른 고등학교에서 출력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성적 관련 정보들이 불특정 다수 학교에 노출된 범위를 생각하면, 이는 수능 킬러 문항 논란보다 더 심각한 사안입니다. 만약 일선 학교에서 이 정도의 성적 관련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벌어졌다면 사회적으로 벌써 손가락질을 받고 관련 교사들은 중징계를 면치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22일 설명자료를 통해 속도 지연은 곧 완화될 것이고, 문항정보표 출력은 인쇄 기능을 중지시켰다 밝힌 것이 전부입니다. 설명이 아닌 즉시 사과가 필요했음에도 교육부는 사과는커녕 이 사태의 원인과 후속 대책도 안내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장은 학기말 수행평가 확인과 마감, 기말고사 출제와 고사 운영 과정에 있어 극도의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왜 문제는 교육부가 일으키고 해결은 현장 교사들이 다 감당해야 하느냐, 지능형 나이스가 맞느냐, 이건 저능형 나이스다, 2,824억은 도대체 어디에 들어간 것이냐.’ 이런 한탄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토대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우선, 교육부는 4세대 나이스가 왜 이 시기에 도입되었는지에 대해 명확히 그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예정된 도입 시기가 계속 뒤로 밀리고 성적 처리가 집중하는 1학기 말까지 도입 시기가 밀린 이유를, 도입 시기가 밀린 이유에 대해 어떤 책임을 물었는지에 대해, 그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둘째, 베타 테스트 기간에 오류 검증을 했음에도 충분한 오류 검증이 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교육부는 오류 검증 절차 자체를 재점검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 현장 교사들의 의견은 충분히 수렴했는지, 테스트 기간은 적절했는지, 테스트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얼마나 반영하였는지 철저하게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근본적으로는 나이스 시스템 개발 과정과 참여 업체의 역량에 대해 냉철한 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이 사업은 2020년 9월부터 2023년 12월까지이며, 사업 예산은 2,824억이 들어간 사업입니다. 관련 TF에는 교육부 7명, 시도교육청 33명, KERIS 26명, 총 66명으로 조직되어 추진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어떠한지는 오늘 겪고 있는 혼란이 답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사태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이스 개발 과정과 시스템 개발 업체 역량 검증 과정에 대해서도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교육부의 이런 사태는 이번만이 아닙니다. K-에듀파인 시스템 마련 때도 그러했습니다. 교육부는 반복되는 이번 사태에 대해 즉시 사과하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고 책임 있는 재발 방지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