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시범운영 학교는 관리자(교장과 교감)가 늘봄학교 운영을 총괄하고, 초등교사가 늘봄학교 부장교사로서 실질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하여 늘봄학교 방과후 프로그램과 강사(인력)를 관리해야 합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한시적 정원 외 기간제 교사와 비정규직 행정인력, 자원봉사자 등이 있습니다. 기존의 방과후학교 운영처럼, 단위학교에서 더 많은 업무를 맡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교육청 중심 총괄 운영체제로 교원의 업무를 경감하겠다 하였지만 이는 말뿐인 정책이었습니다. 비정규직 인력 중심으로 늘봄학교를 운영한다면 늘봄학교 운영의 단위학교 전문성 축적은 어려워지고, 이는 늘봄학교 운영의 낮은 질 문제로 연결될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늘봄학교 정책의 지속성 또한 담보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셋째, 거점형 돌봄모델 추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북교육청에서 포항 지역에 거점형 돌봄기관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 했으나, 해당 초등학교의 학부모 반대에 부딪히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대규모 공사가 필요하다 보니 학생 안전문제가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학교 구성원과의 사전협의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022년 2개소(경남교육청 명서와 상남)에서 출발하여 2023년 7개소, 2025년까지 17개소를 만들어야 하는데, 교육주체들 간의 충분한 합의와 소통의 과정 없이 교육부 계획대로 밀어붙인다고 해서 거점형 돌봄기관을 마련하여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성명서(2023.04.06)를 통해 늘봄학교 예산 지원 문제를 이미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학교 현장은 이미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운영을 시작했는데 교육부의 예산 지원이 지연되면서 학교 자체 예산과 교육청 예산으로만 운영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늘봄학교 시범운영을 준비하는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예산 지원은 때를 놓치고 학교는 업무가 가중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늘봄학교 시범운영 두 달의 과정을 모니터링한 결과, 인력과 예산, 공간 확보 등 모든 면에서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늘봄학교 시범운영은 지역단위 중심의 총괄 운영체제가 아닌 단위학교의 초등교사와 비정규 인력 중심의 개별학교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예산 지원은 늦어지고 늘봄학교를 위한 공간 확보의 문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늘봄학교 시범운영을 위해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첫째, 질 높은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전담 인력을 확충해야 합니다. 비정규직 인력과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질 높은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다양화된 돌봄 유형만큼이나 늘봄학교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돌봄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는 이에 합당한 인력 지원이 필수입니다.
둘째, 교육부가 늘봄학교 추진 방안에서 밝힌 대로 지역단위 중심의 총괄 운영 체제를 구축해 주십시오. 개별학교 운영 체제로는 안정적 늘봄학교 운영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지역단위의 관리 운영 체제가 구축되어야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늘봄학교가 운영될 수 있습니다.
셋째, 인력과 거점형 돌봄 기관 공간 확보, 질 높은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예산 확보와 때에 맞는 예산 지원이 필수입니다. 돌봄 필요는 우리 사회의 당면한 과제이니만큼 교육부가 나서서 사회적 합의 속에서 지속적인 재정 확보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