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중장기(2024~2027년) 초‧중등 교과 교원수급 계획 개선 요구
▶ 2027년까지의 4년짜리 단기 교원수급 계획으로는 학령인구 급감 시대의 안정적 교원수급 정책 로드맵이 될 수 없음.
▶ 교원수급을 위한 정책목표는 부재하며, 다양한 교육 수요를 반영하였다지만 구체적 반영 정보는 밝히지 않음.
▶ ‘학생 수 감소 종합대책’ 수립을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산하 ‘학생 수 감소 대응’ 특별위원회 신설 필요
교육부가 그동안 미루고 미뤘던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교육부는 그동안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 발표를 미루며 새로운 교육수요를 반영한 ‘K-교육 선도형 수급 모델’을 발표하겠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발표 내용이 과연 K-교육을 선도할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우선, 학령인구 급감이 예상되는 가운데 2027년까지의 4년짜리 계획은 중장기 계획이 아닌 단기 계획에 불과합니다.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정해진 미래를 두고도 4년짜리 계획 제시에 그친 것은 K-교육 선도형 계획이 아닌 일종의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계획입니다. 2023년 대비 공립 초‧중등 학생 수가 2027년 이후 감소 폭이 확대(2038년 기준 초등 약 34%, 중등 46% 감소 예상)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장기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급격한 인구감소 시기에 맞는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이 제시되어야 그 안에서 다시 안정적인 교사 양성과 인사 문제를 다룰 수 있습니다. 4년짜리 교원수급 계획에서는 4년짜리 교육정책만 이야기될 수 있습니다.
오늘 발표한 공립 초등교원 신규 채용 규모를 보면, 신규 채용 교원 수를 2027년까지 2,600명 수준까지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2022년 초등교원 양성대학 정원 3,847명을 2027년까지 유지한다 해도 대략 4,074명의 미발령 교원이 발생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2027년으로 초등학생 수 감소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윤석열 정부 기간 동안 67만 명(2022년 대비 25.2%)의 초등학생이 줄어들지만 2033년까지 122만 4천 명(2022년 대비 46%)의 초등학생이 줄어듭니다. 윤석열 정부가 끝나고 다음 정부 기간에도 55만 4천 명의 초등학생이 더 줄어듭니다. 4년짜리 계획으로는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교원수급과 인사 정책을 시의적절하게 펼쳐가기 어렵습니다.
교육부는 2027년 기준 초등 학급당 학생 수 평균을 15.9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신입생이 충원되지 않거나 전학으로 인해 사라지는 학급 수를 제외하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원의 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로 학급당 평균 학생 수를 줄이면 2027년 20명 이하 학급 비율이 83.6%가 될 것을 추정합니다.
중학생 수는 2022년 대비 134만 1천 명에서 2027년 130만 3천 명으로 3만 8천 명만 줄어들고 고등학생 수는 2022년 대비 124만 9천 명에서 2027년 130만 4천 명으로 오히려 5만 5천 명이 늘어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7년까지 중등교원의 채용 규모를 점차 감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오늘 발표대로 교원수급 정책이 진행된다면, 윤석열 정부 기간 동안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대략 16명 수준으로 감소하게 되어 이후 정부에서는 학생 수 감소에 대해 사용할 정책적 카드가 별로 없게 될 것입니다. 결국 다음 정부는 더 큰 어려움을 떠안게 될 것입니다.
학생 수 감소 문제는 초등학교는 2033년이 가장 심각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도 차례로 겪게 될 문제입니다. 학생 수가 최저점이 된다는 것은 그 다음 해에는 학생 수가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잘 대비하고 감소된 학생 수에 맞는 학교체제를 만든다면 얼마든지 어려움을 헤쳐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고 교육부의 책임회피로 커져 버린 문제는 다음 정부에서 약자들이 떠안게 될 것입니다. 첫 번째는 교대 졸업생이고, 둘째로는 학생 수 감소로 지역소멸을 경험하게 되는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될 것입니다.
둘째, 학령인구가 줄어들지라도 적정 교원 수를 확보하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교육부는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새로운 교육 수요를 반영한 교원수급 안을 발표한다 약속하였습니다. 이번 발표에는 2023년 기준으로 약 20%의 신규채용 교원 수 감축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교원 감축은 다양한 교육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유발하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디지털 인재 양성, 기초학력 보장,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지원, 신도시 과밀학급 해소 등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반영하였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그 수요를 파악해 반영하였는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번 교원 감축 인원 산정 시 새로운 교육 수요를 어떻게, 얼마나 반영하였는지 그 정보를 공개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셋째, 좋은교사운동은 학령인구 급감 시기에 전문교사제 도입으로 과원교사 문제 해결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기초학력 문제, 정서행동상의 위기 학생 문제, 학교폭력의 교육적 해결 문제, 고교학점제 실시에 따른 교사 충원 문제 등의 영역에 전문교사가 필요합니다. 전문교사는 15년 이상의 교육경력 경험 위에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겸비한 교사입니다. 오늘 발표에 따르면, 초등교원은 2027년 기준 2,600명 내외의 신규교사를 뽑되 과원교사에 대한 대안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면서 과원교사 발생을 억제하겠다는 것으로 추정될 뿐입니다. 발표대로라면 학급당 인원수는 자연스럽게 2027년에는 학급당 16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학급당 적정 학생 수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부각되는 학교의 역할 안에서 전문성을 가진 다수의 교사를 확보하는 일은 교육의 질 제고 측면에서 중요한 일입니다.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에 멈추지 말고 전문교사 확보를 위한 교육당국의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넷째, 교원수급 문제는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최소 교사 정원 확보 문제와 대도시 과밀학급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한쪽에서는 학교가 사라져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는 반면 한쪽에서는 과밀학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학령인구 급감의 시기에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서는 학생 수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습니다. 교육부의 2022년 10월 자료에 의하면 전국의 전교생 30명 이하 초등학교는 643개교(분교 포함, 3,026학급)로 전체 학교의 10%나 됩니다. 이 학교는 신입생의 부족으로 5년 이내 소멸이 예상됩니다. 전교생 60명 이하의 초등학교도 1,513개교(분교 포함, 8,685학급)인데 전체 학교의 약 24%입니다. 이들 학교도 10년 이내 소멸이 예상됩니다.
지역소멸에 대응하여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교육부의 최근 사업은 학교복합시설 사업이지만 이 사업을 실시하여 지역의 군청 소재지 중심지 학교에 수영장이나 돌봄센터를 신설할 경우 지역 안의 60명 이내의 소규모 학교의 소멸을 가속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역 안에서도 인구가 중심지로 이동하여 인구분포가 양극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소멸과 과대학교, 과밀학급 문제는 학교만의 노력으로 풀기에는 한계가 명확한 과제입니다. 교육당국은 단기 교원수급 계획 발표에 그치지 않고 범정부 차원의 지역소멸과 과밀학급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아래와 같이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의 전면적인 개선을 요구합니다.
첫째, 4년짜리 단기 계획이 아닌 초등학생 수 최저점인 2033년, 중학생 수 최저점 2037년, 고등학생 수 최저점 2040년을 대비한 제대로 된 중장기 ‘학생 수 감소 종합대책’을 수립해 주십시오.
둘째, 교원수급 인원 산정 시 새로운 교육 수요 기준은 무엇이며, 새로운 교육 수요를 어떻게, 얼마나 반영하였는지 그 정보를 공개하십시오.
셋째, ‘학생 수 감소 종합대책’ 수립을 위해 교사, 학부모, 임용 준비생들이 참여하는 ‘학생 수 감소 대응’ 특별위원회를 국가교육위원회 산하에 신설해 주십시오.
2023. 4. 24.
좋은교사운동
<별첨 자료 1 – 연도별 학생 수 추계>
<별첨 자료 2 – 고흥군 초등학교 현황>
<별첨 자료3 – 연도별 초등학교 학급 규모(2005~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