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 국정과제 교육 분야에 대한 논평

보도자료

대통령직 인수위 국정과제 교육 분야에 대한 논평

좋은교사 0 17471


대통령직 인수위 국정과제 교육 분야에 대한 논평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교육고통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 행정지원인력 확대, 학급당 학생수 감축 긍정적


▲ 자유학기제 내용도 의지도 부족


▲ 디지털교과서 위험 우려


▲ 학교체육 활성화 부작용 대안 필요


▲ 교원평가 일원화 문제 우려


▲ 학업성취도 평가 폐지로 학습부진학생 지원 후퇴 우려


대통령직 인수위가 국정과제를 발표하였다.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이라는 모토 하에 학교교육 정상화 추진, 대입부담 경감을 위한 대학입시 간소화, 대학 특성화 및 재정지원 확대, 교원의 교육전념 여건 조성이라는 목표를 수립한 바 이에 대해 몇 가지 내용을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주목할 만한 것으로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인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매우 적절한 제안이다.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겠다는 것 또한 교육계의 오랜 숙원 사업을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향후 이를 실현하는 구체적 후속 계획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2. 기대를 모았던 자유학기제에 대해서는 결과가 실망스럽다. 꿈과 끼를 찾아주는 교육의 핵심정책으로 제시하였던 자유학기제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버릴 것 같다. 시행 시기를 연장하고, 내용도 분명치 않고, 시행도 시도자율에 맡긴다는 정도로 제시하고 있는바 애초에 자유학기제에 대한 분명한 그림도 없었고, 실천 의지도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의 시험 부담도 그대로 존재하는 가운데, 몇 가지 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추가하고서 다분히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좋은교사운동은 자유학기제를 위한 대안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자유학기제의 모델은 고1 전환학년제, 공립형 진로탐색 대안학교, 진로탐색 휴학제가 있다. 자유학기제를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현실적 한계에 갇혀 낮은 수준으로 시행할 수밖에 없는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희망학교,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기존의 교육과정의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열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큰 개혁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당장 가능한 수준부터 열어나가고 활성화시킴으로써 자발적인 참여학교, 학생의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3. 교과서 완결 학습 체제 구축과 관련하여 디지털 교과서를 연계한다는 정책은 우려스럽다. 디지털교과서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데 비해 효과가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았다. 현장 교사들은 디지털 교과서가 오히려 학생들의 집중력과 수업의 질을 저하시키고 전자매체가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 향후 이 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4. 학교체육 활성화는 방향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현재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혼란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학교폭력 대책의 일환으로 확대된 스포츠 활동 강화로 좁은 운동장에 수많은 아이들이 쏟아져 나와 제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현실의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스포츠 클럽 활동 또한 소수의 선수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변질되고 있는 문제도 있다. 체육수업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된 강사로 인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문제도 있다. 학교가 지닌 실제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5. 교원평가 개선을 위해 교원능력개발평가, 근무성적평가, 성과급평가를 일원화하는 방안은 재고되어야 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와 근무성적평가(이하 근평)은 목적과 수단이 다르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 동료교사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정성적으로 평가하고 절대평가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데 비해 근평은 승진할 대상을 서열화하기 위한 것으로 주로 교장과 교감 그리고 일부 동료교사의 평가로 비공개로 이루어지고 있다. 성과급평가는 또 다른 기준, 대체로 업무량이나 기타 객관적 실적 등을 기초로 3등급으로 평가되고 보수에 반영이 되고 있다. 이 중에서 근평과 성과급평가는 상대평가 체제이지만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절대평가체제로 서로 운영체제가 맞지 않다. 결국 일원화한다는 것은 교원능력개발평가의 결과를 활용하여 서열화의 자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서열화의 자료로 활용되기보다는 학생과 학부모의 솔직한 피드백을 받는 것으로 기능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그간 많은 갈등을 거쳤지만 학교 현장에 어느 정도 정착이 되어가고 비교적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이를 굳이 근평이나 성과급평가와 연동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만약 교원능력개발평가를 근평의 점수로 반영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서열화하게 된다면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에 대한 정당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 방안은 교원평가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 교원평가의 문제는 승진을 둘러싼 평가의 문제다. 승진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기존의 점수제 방식을 과감하게 탈피하여 단위학교 구성원이 학교의 필요를 감안하여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장공모제가 확대되어야 한다.

또 성과급 제도는 거의 실효성이 없으므로 이를 폐지하고 교사 학습연구년 예산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 초등학생 학업성취도 평가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기존의 학업성취도 평가가 시도 간, 학교 간 경쟁 시험으로 변질되었다는 점에서 필요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학업성취도 평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경쟁의 도구화한 정책의 잘못이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들의 수준을 확인하고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 정책적 지원을 하기 위한 기초자료의 수단으로 의미가 있다. 물론 평가의 내용이 학생들의 진정한 학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고, 교육과정의 양과 수준의 문제도 존재하지만 그 평가의 필요성을 전면 부인하기는 어렵다. 더욱 문제는 학업성취도 평가와 연계했던 학습부진학생에 대한 지원도 동시에 실종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학업성취도 평가의 명분이었던 학습부진문제의 해결 과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올해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 학습부진학생을 돕는 학습보조교사가 그나마 조금의 도움이 되었는데 이마저도 거의 다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학습부진학생을 돕는 것은 모든 학생이 동등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특별히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과 학부모를 돕는 교육복지정책이다. 이는 공교육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다. 학습부진학생을 제대로 돕기 위해서는 핀란드와 같이 특별지원교사를 획기적으로 확충하여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가칭) 기초학력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


7. 전반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은 우리 교육의 핵심적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부족해 보인다. 현 상태를 거의 유지하면서 약간의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것으로 비쳐진다. 우리는 국민들의 교육 고통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인식한다. 교육 고통이 교육제도만의 문제가 아니고 양극화와 무한경쟁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구조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 대책과 더불어 교육제도 자체에서 기인하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8. 우리는 오늘날 교육의 문제를 5가지로 본다. 첫째, 배움이 고통이 되었고, 둘째, 관계성이 약화되었고, 셋째, 자신의 소명과 진로를 찾지 못하고, 넷째, 관료주의가 지배하고 있고, 다섯째, 교육기회가 불평등하다는 것이다. 배움의 기쁨, 평화적 관계, 소명의 발견, 자율과 책무, 교육기회의 균등의 가치를 회복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10대 정책 과제를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나와라! 교육대통령』 (김진우, 좋은교사) 참조)

⓵ 학습부진학생 특별지원교사: 전체 학생의 10% 비율에 해당하는 학습부진학생 10명당 1명의 특별지원교사를 배치

⓶ 완전학습을 목표로 하는 성취기준 중심의 절대평가제

⓷ 고교체제 개혁: 선지원 후추첨 제도 전면화

⓸ 교장공모제 확대

⓹ 단위학교 구성원에 의한 참여적 학교 평가 도입

⓺ 교사별 평가 및 교과프로젝트 전형 도입

⓻ 논문심사형 임용제도 도입

⓼ 보편적 교육복지바우처 확대

⓽ 자유진로학교 실시

⓾ 전교사담임제 및 행정업무전담제 실시




2013년 2월 22일

(사)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