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 9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생 맞춤형 마음건강 통합지원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교육부가 학교의 교육 기능 회복을 돕고, 무엇보다 학생의 마음건강 문제에 대해 예방부터 회복까지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방안을 발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좋은교사운동은 학생 맞춤형 마음건강 통합지원방안이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기를 기대하며 다음과 같이 보완 방안을 제안합니다.
우선, Wee 프로젝트의 확대와 개선은 필요한 일이지만 Wee 프로젝트 개선만으로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회복하는 것은 뚜렷한 한계가 있습니다. 마음건강에 어려움이 있는 특히나 요즘 문제가 되는 정서행동 위기학생 문제는 기존의 상담교사와 Wee 센터를 통해 해결하기 어려운 학생들입니다. 이 학생들에 대해서는 행동관찰과 교정을 위한 전문가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상담 교사들은 증가하는 학생 상담만으로도 이미 과부하 상태입니다. 더욱이 이번 발표는 상담교사 배치를 확대하겠다고는 하나 구체적으로 연도별 배치 계획을 담고 있지도 않습니다.
또한 행동관찰과 교정을 위한 전문가 배치 없이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와 연계한다고 하여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의 문제행동이 개선될 리 없습니다. 학생맞춤통합지원 방향은 매우 적절하고 학교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을 담임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등에게 일임하는 상황에서는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와 연계한다고 해도 결국 그 학생들을 교내에서 지도할 전문가가 없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가칭 학생맞춤통합지원팀이 학교에 만들어져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교내 회의가 열린다 하여도, 결국 이들 학생들에 대한 지도 전문성이 있는 교사가 없는 상태에서는 기존의 담임, 상담, 보건 교사에게 이들 학생 지도가 맡겨질 뿐입니다. 또는 학교가 학생맞춤통합지원팀을 통해 학교 밖 연계 지도 기관을 찾을 수 있겠으나, 이들 학생들이 학교 밖 연계 기관과 연계된다 해도 이들 학생들 중 대다수의 학생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 안에서 보내야 합니다. 학교 안팎을 아우르는 다층적 지도 체계 구축 없는 외부 기관 연계는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결국 상담교사 배치를 늘리고,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와 연계한다 하여도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에 대한 지도 전문성을 가진 교사를 배치하지 않는다면, 개별 교사의 부담은 여전하고 학교 현장의 변화는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부가 말하는 긴급지원팀은 말 그대로 긴급지원팀일 뿐이지 이들 인력이 학교에 상주할 수도 없고, 지속적인 관찰과 지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건강에 어려움이 있고 특히나 행동상의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Wee 프로젝트를 리뉴얼하는 수준이 아닌, 보다 전문성 있는 교사 양성과 배치가 필요합니다.
둘째, 모든 단계 학생 마음건강 통합지원을 위한 조기 발견 체제도 보완이 필요합니다. 교육부가 이번에 발표한 조기 발견을 위한 3가지 방법은 정서행동특성검사(정기), 마음EASY검사(상시), 교사 관찰(상시) 등입니다. 그러나 정서행동특성검사는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가 대신 검사를 수행해 검사의 신뢰도가 부족합니다. 현재도 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2차 기관 미연계 비율도 약 20% 수준으로, 5명 중 1명은 2차 기관에 연계되고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상시 검사로 도입된 마음EASY검사도 보호자 동의가 없이는 검사를 진행할 수 없어 정작 필요한 상황에서는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마음EASY검사가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 조기 발견에 얼마나 효과성이 있는지부터 점검하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교사의 관찰에 따른 발견은 가장 신속한 방안이지만 정작 보호자들은 교사의 관찰에 따른 진단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학교 밖 전문기관과 연계한 전문 검사 지원이 필요하며, 때에 따라 학교에서도 전문 검사를 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학생이나 보호자가 Wee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가서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수준으로는 2차 기관 미연계 비율이 20%나 되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셋째, 모든 학생의 위기 상황별 맞춤 상담과 치유 지원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특히 지도의 수준을 넘어 치료가 필요한 학생의 경우 지역의 상담센터와 병의원 등 전문기관과 연계하여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은 매우 적절한 방안입니다. 그러나 다수의 학생은 지역의 상담센터와 병의원과 연계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야 합니다. 따라서 학교와 교육청은 위기 상황별 지도와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방안에는 Wee 클래스가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학교 통합지원체계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Wee 클래스가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을 포함한 학교 내 마음건강을 위협받는 모든 학생들을 위한 학교 내 통합지원체계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학교별 상담교사가 모두 배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Wee 클래스 상담교사가 학교 통합지원체계 속에서 종합적으로 파악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모든 학생의 위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진단과 지도,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교육부는 가칭 학생마음건강지원법 제정을 추진해 마음건강 교육 및 지원 근거, 치유회복 기관 등을 마련하겠다 발표하였습니다. 학생마음건강지원법은 Wee 프로젝트를 리뉴얼하는 수준에 그치거나 마음건강이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단순히 학교 밖 기관과 연계하는 수준을 담는 법안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적어도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을 포함한 마음건강상에 위협을 받는 학생들에 대한 실태 파악, 조기 진단을 위한 체계 마련, 국가 차원의 지원 체계 마련, 이들 학생들을 위한 전문적인 지도 교사 양성과 배치 등의 종합 방안을 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