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교육청은 14일 학생 문제행동 예방과 대응을 위한 협력적 다층 예방모형 구축을 목표로 하는 ‘교실 속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교육부 차원의 실태 파악과 지원 정책이 부족한 상태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이 17개 시·도교육청 중에서 처음으로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을 위한 교육청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발표한 것에 대해 좋은교사운동은 환영의 뜻을 밝힙니다. 특별히 일회성 행사가 아닌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도를 위한 전문교사 양성과 연수 과정 개발, 학교 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SWPBS) 운영 방안 마련, 교육청 차원의 다층적·다각적 지원 방안 제공 등 지원 방안이 매우 종합적이고 구체적이어서 현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평가합니다.
이제껏 교육부는 정서행동 위기학생 문제를 단순히 심리정서 지원 대상으로만 여겨 전문상담교사의 활동 지원이나 마음EASY 검사와 같은 심리 지원 정도의 수준에 그치는 지원 정책들만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이번 지원 방안에는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에 대한 개념 정의를 비롯해 이들 학생들을 위한 일반교실 속 대응 방안과 교육청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 방안은 교육부는 물론 다른 시·도교육청이 정서행동 위기학생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 방향을 잡을 때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작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보호 관련 5법이 통과되고 학생 생활지도 고시도 발표되었지만 정작 학교는 달라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특히 수업 중 학생 분리가 가능해지고 물리적 제지도 가능해졌지만, 현장은 분리학생을 누가, 어디로 분리할 것인지를 두고 학교 내 갈등만 커졌습니다. 물리적 제지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분리학생의 문제행동을 어떻게 예방하고,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 이를 위한 지원 체계는 무엇인지를 논의하고 그에 맞는 학교 안팎의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에,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이번 발표는 분리 대상 학생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에 대한 종합적인 지도와 지원 방안을 담고 있어, 향후 우리 교육이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을 위한 학교 안팎의 종합 지원 체계를 만드는 일에 귀중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이번 방안이 정책의 지속성 확보와 현장 밀착성 제고를 위해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합니다.
우선,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도를 위해 현장 교사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가며 현장의 자발성을 계속해서 담보해 내야 할 것입니다. 현장에서 걷어 올린 많은 정책 제안들이 교육청의 사업이 되는 순간 학교에는 또 하나의 이뤄내야 할 과업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본래의 정책 도입 목적은 사라지고 성과 지상주의에 빠지곤 했습니다. 이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청이 현장과의 소통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현장의 목소리에 끝까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번에 발표한 예방적 지원, 전문적 지원, 집중적·개별적 지원이 실제 학교 교실까지 정책 효과가 미치고 있는지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정서행동 위기학생들 지도는 매우 위험하고 어렵기 때문에 교사들의 자발적 지도 노력 없이는 이뤄낼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교육청의 정책 지원이 현장 교사들의 자발적 실천 노력을 지원하는 형태로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을 위한 학교 안팎의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교육청 차원의 꾸준한 지원이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사실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은 교사들만의 노력으로는 지도하기 어려운 학생들도 많이 있습니다. 긍정적 행동지원 방법 또한 모든 학생에게 만능이 될 수도 없습니다. 이들 학생들을 위해서는 학교 안팎의 다층적 지원 체계가 반드시 구축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주체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 등의 다각적, 다층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체계적인 교사 연수와 전문교사 양성 체계 마련, 교육청 차원의 인력과 예산 지원, 지역사회 차원의 다양한 전문기관 연계 등이 꼭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중장기 계획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을 위한 법률 마련에 서울특별시교육청이 함께 나설 줄 것을 요청합니다. 현재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도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이 상당하지만 이들 학생들을 위한 진단 및 선별 체계나 체계적 지원 제도는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에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을 위한 학교 안팎의 체계적인 지원을 다루는 법률 마련이 시급합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이번 지원 방안 마련에 그치지 않고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을 위한 법률 마련에도 적극 나서주길 요청합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도를 위한 현장의 자발성 확보와 지원 체계 구축, 법률 마련을 위해 올해도 힘을 다할 것입니다. 3월부터는 정서행동 위기학생 전문 지도 교사 양성을 위한 실천가 기본 과정과 코칭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며, 서울교육연수원과 협력해 15시간 직무연수 과정도 개설할 것입니다. 또한 좋은교사 자율연수 과정도 연간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이며, 1년 동안의 활동을 종합해 2학기에는 정서행동 위기학생 컨퍼런스도 열 계획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서울특별시교육청뿐만 아니라 교육부와 전국의 교육청들과 정서행동 위기학생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을 이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