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경기 교총 회장 파견 관련 논평

보도자료

[성명서] 경기 교총 회장 파견 관련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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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경기신문

교과부와 교육청은 교총 회장에 대한 불법 파견을

철회하고, 교원단체에 조직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교원단체 활성화를 지원해야 합니다

지난 7월 19일, 3만 4천 여 명의 교원으로 구성된 경기도 교원단체총연합회의 회장으로 장병문 회장이 당선되었다. 장병문 회장은 경기교총 역사상 최초의 교사 출신 회장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2015년 7월 19일까지 경기교총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장병문 회장은 학교를 떠나 경기 교총에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데도, 국가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다. 경기교총은 경기도교육청에 장병문회장의 임기 4년 중 3년을 파견 근무로 처리해줄 것을 요구하였고, 경기도교육청은 교과부 질의, 회신을 통해 1년간 경기교총에 장병문 회장을 파견하였다. 사단법인 형태의 교원단체에 전임자로 근무하는 교사의 급여를 국가가 책임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총 회장들의 파견 근무 사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사태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이원희 교총회장 역시 잠실고등학교의 교사로 재직하다가 한국 교총회장으로 당선되어 2007년 8월 16일에 학교를 나와 교총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이 때도 정부는 교총 회장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이원희 회장에게 파견 교사로서의 직위를 부여했고, 급여 역시 국가가 책임져주었다. 이원희 회장은 2010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교총 회장직을 그만두기까지 국가의 급여를 받으며 교총회장직을 수행했다.

광주교총의 송길화 전 회장 역시 교사 출신으로 2008년 하반기에 당선되어 2009년 3월 1일부터 광주교총에서 파견 근무를 하였다. 그리고 임기를 마치기 전인 2011년 3월 9일에 학교에 복귀하였다. 송길화 전 회장의 학교 복귀는 당시에도 논란거리였다. 광주시 교육청은 송길화 회장의 파견 문제가 법적 타당성, 타 교직단체와의 형평성 등에 있어 지속적 문제 제기가 있어왔다고 입장을 밝히며 송길화 회장의 복귀를 명하였다. 그리고 교과부 역시 이 사안과 관련하여 광주시교육청에 ‘광주교총 회장의 파견 발령이 합당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하였다.

안양옥 현 교총회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교총회장에 당선될 당시 서울교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정부는 국립대 교수를 교원단체로 파견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납득할 수 없는 특혜를 허락하였고, 이 역시 올해 초에 논란이 된 바 있다.

억지스런 법 적용과 해석

법적용 기준도 오락가락 일관성이 없다. 광주 교총 회장은 3년간 파견 근무를 하다가 중도에 파견 복귀 명령을 받았고, 경기 교총 회장은 1년간만 파견을 허락을 받았다. 반면 안양옥 교총 회장이나 이원희 전 교총 회장은 특별한 제재 없이 파견 근무를 해왔다. 교총과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파견의 근거가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 7조 3』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 7조 3의 내용 중 어느 것이 교원단체 파견을 가능하게 하는지 분명치 않다.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 7조 3에는 파견 근무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한바 있다.

제7조의3(파견근무) ① 교육기관·교육행정기관 및 교육연구기관의 장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국가공무원법」 제32조의4 또는 「지방공무원법」 제30조의4의 규정에 의하여 소속교육공무원을 파견할 수 있다.

1. 교육기관·교육행정기관 및 교육연구기관외의 기관 또는 단체에서 국가적 사업으로 교육·연구·학술진흥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특히 필요한 경우

2. 다른 기관의 업무폭주로 인한 행정지원을 위한 경우

3. 업무의 소관이 명백하지 아니하거나 관련기관간의 긴밀한 협조를 요하는 특수업무의 공동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4.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에 의한 교육공무원의 연수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5. 법령 또는 조례의 규정에 의한 교육공무원 연수기관의 교수요원으로 선발된 경우

6. 학술진흥과 지역간 교육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교육기관 상호간, 교육행정기관 상호간, 교육연구기관 상호간 또는 교육기관·교육행정기관·교육연구기관 상호간에 필요한 경우

7. 교육공무원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하여 국내외 교육기관 또는 교육연구기관에 파견할 필요가 있는 경우

8. 국가간 또는 국제기구와의 협력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외국의 정부, 국제기구 또는 연구기관에 파견할 필요가 있는 경우

9. 국내의 연구기관, 민간기관 및 단체에서의 관련 업무수행·능력개발이나 국가정책수립과 관련된 자료수집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이와 같은 파견의 근거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나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국무총리 산하 기관이나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기관에 교사, 교수를 파견하는 근거로 활용되는 법조항이지 사단법인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한국교원총연합회를 지원하기 위한 법 조항으로 해석될 수 없다. 교총 회장의 업무는, 교총이라는 단체를 지휘·통솔하는 것이지, 파견의 근거로 추정할 수 있는 『국가적 사업으로 교육·연구·학습 진흥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것이 주 업무라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교총에 대한 정부의 파견조치는 특정 단체에 대한 특혜로 밖에 해석될 수 없으며 이런 조치는 철회되는 것이 마땅하다.

교과부, 정작 마련해야할 시행령은 손댈 생각도 없어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총 파견 문제에 대해서는 상상 한계를 넘나드는 법 해석을 내놓고 있으면서, 정작 행정기관으로서 충실히 이행해야할 책무에는 소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육기본법 제 15조에는 교원단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제15조 (교원단체)

① 교원은 상호 협동하여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며,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에 교원단체를 조직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교원단체의 조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문제는 『교원단체 조직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대통령령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관계법에는 새로운 교원단체 설립기준과 절차에 대한 내용이 없다. 교과부의 이와 같은 직무유기는 교총과 교과부 자신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교총의 회장직은 굳이 파견 근무를 적용하지 않아도 현행 교육공무원 법 안에서 고용 휴직의 방법으로 전임 근무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좋은교사운동은 고용 휴직을 통해 무급 휴직한 상근자들의 급여를 3700여명의 회원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18만 명의 회원을 자랑하고 국가로부터 수여받은 수많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국내 최대의 교원 조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이와 같은 무리수를 두어가며 굳이 파견근무를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총이 교총 회장들의 파견 근무를 앙망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교육과학기술부가 직무를 유기하고 교총에게만 특혜를 주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정부기관으로서 공정한 처신을 해야 할 것이며, 교총은 국내 최대 교원 조직이라는 위상에 걸 맞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원단체 조직에 필요한 시행령 마련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교원단체 조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는 것은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어 우리교육이 발전해 나아갈 또 다른 시도를 모색하는 장이 될 것이다.

2012. 9. 7

(사)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