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 관련 논평
좋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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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2 12:50
현 고교서열화 체제의 완화 노력 없는 성취평가제 도입은 내신무력화와 특목고?자사고 쏠림 현상만 강화할 뿐입니다
교과부가 상대평가를 기본으로 하는 현행 고등학교 석차 9등급제를 개선하여 교육과정에서 정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따라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평가는 성취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절대평가제의 도입 자체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절대평가제는 교육학적으로도 바른 방향일 뿐 아니라 최근 교과부가 도입하고자 하는 고교 교육과정의 다양화 방향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입시 체제 하에서 성취평가제(이하,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하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우선 내신 무력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대학들, 특별히 상위권 대학들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내신 반영 비율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그런데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 대학입시에서 내신은 설 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내신이 사라진 빈 자리는 수능과 논술, 대학별 고사가 더 공고하게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고교의 교육과정은 아이들의 진로와 적성을 따라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는 것이 아니라 수능 과목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더 단순화하고, 논술과 대학별 고사 준비를 위해 몇 과목에 대한 심화수업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특목고와 자사고 등 서열화된 고교체제의 상위에 있는 고교에 진학하기 위한 중학교와 초등학교 단위에서의 입시 경쟁과 사교육이 더 증가할 것이다. 그 동안 특목고와 자사고에 진학할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대평가 내신 체제가 제거되었고,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학교일수록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과목 개설과 심화반 개설 등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상대평가 형태의 내신체제가 옳다거나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고교내신은 절대평가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러한 절대평가 체제가 고교 교육의 변화를 가져오려면 다음 두 가지 조건과 맞물려야 한다.
첫째, 현재와 같은 성적에 의해 고교를 한 줄로 세우는 고교서열화 정책 추진을 멈추고, 진정한 의미의 고교다양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현재와 같은 고교서열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절대평가는 내신 무력화 효과만 가져오게 된다. 그래서 현재 학업성적에 의한 학생을 선발하거나 중학 내신 50% 이상의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게 해주는 자사고 정책을 폐지하고, 자사고는 자신들의 교육이념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성하되, 성적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이 지원할 수 있게 해 주고,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면접 혹은 추첨에 의한 선발을 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특목고의 경우에도 과학고나 예술고를 제외한 외국어고등학교의 경우 선 지원 후 추첨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렇게 고교들이 성적에 의해 서열화되지 않고 각각 나름의 특성화가 될 때 대학들은 고교의 성적 순위가 아닌 특성화된 내용을 살필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절대평가는 교육적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둘째, 대학들이 학생 선발에 있어서 각 전공 영역과 관련한 과목을 고등학교 단위에서 선 이수한 학생을 우대하는 입시 정책을 쓰고, 또 고교 수업 시간에 교사가 발견한 특기나, 수업 시간에 실제로 공부한 교육과정 내용과 그 수업의 결과물을 꼼꼼하게 보는 체제로 변화해가야 한다. 물론 이러한 선발 방식은 현행 입학사정관제와 맞물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이러한 고교 교육과정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내실화되지 않으면 단지 입학사정관의 전형의 비율을 늘리는 것만으로 고교 교육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
교과부는 일반계 고등학교에서의 절대평가 도입을 2014학년으로 정하고 2년의 준비 기간을 두었다. 교과부의 절대평가 도입 의도가 내신무력화나 자사고?특목고 키우기가 아니라 고교 교육을 교육의 본질에 맞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면, 이 2년 동안 고교서열화 정책을 폐기하고 진정으로 다양화하는 정책 수립과 동시에 대학 입시 체제가 고교의 교육과정의 수업의 변화의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바뀌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2년 동안 이러한 변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절대평가 체제 도입을 늦추더라도 이러한 환경 변화를 위한 노력을 더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2011년 12월 13일
(사) 좋은교사운동
교과부가 상대평가를 기본으로 하는 현행 고등학교 석차 9등급제를 개선하여 교육과정에서 정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따라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평가는 성취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절대평가제의 도입 자체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절대평가제는 교육학적으로도 바른 방향일 뿐 아니라 최근 교과부가 도입하고자 하는 고교 교육과정의 다양화 방향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입시 체제 하에서 성취평가제(이하,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하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우선 내신 무력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대학들, 특별히 상위권 대학들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내신 반영 비율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그런데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 대학입시에서 내신은 설 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내신이 사라진 빈 자리는 수능과 논술, 대학별 고사가 더 공고하게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고교의 교육과정은 아이들의 진로와 적성을 따라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는 것이 아니라 수능 과목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더 단순화하고, 논술과 대학별 고사 준비를 위해 몇 과목에 대한 심화수업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특목고와 자사고 등 서열화된 고교체제의 상위에 있는 고교에 진학하기 위한 중학교와 초등학교 단위에서의 입시 경쟁과 사교육이 더 증가할 것이다. 그 동안 특목고와 자사고에 진학할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대평가 내신 체제가 제거되었고,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학교일수록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과목 개설과 심화반 개설 등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상대평가 형태의 내신체제가 옳다거나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고교내신은 절대평가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러한 절대평가 체제가 고교 교육의 변화를 가져오려면 다음 두 가지 조건과 맞물려야 한다.
첫째, 현재와 같은 성적에 의해 고교를 한 줄로 세우는 고교서열화 정책 추진을 멈추고, 진정한 의미의 고교다양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현재와 같은 고교서열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절대평가는 내신 무력화 효과만 가져오게 된다. 그래서 현재 학업성적에 의한 학생을 선발하거나 중학 내신 50% 이상의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게 해주는 자사고 정책을 폐지하고, 자사고는 자신들의 교육이념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성하되, 성적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이 지원할 수 있게 해 주고,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면접 혹은 추첨에 의한 선발을 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특목고의 경우에도 과학고나 예술고를 제외한 외국어고등학교의 경우 선 지원 후 추첨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렇게 고교들이 성적에 의해 서열화되지 않고 각각 나름의 특성화가 될 때 대학들은 고교의 성적 순위가 아닌 특성화된 내용을 살필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절대평가는 교육적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둘째, 대학들이 학생 선발에 있어서 각 전공 영역과 관련한 과목을 고등학교 단위에서 선 이수한 학생을 우대하는 입시 정책을 쓰고, 또 고교 수업 시간에 교사가 발견한 특기나, 수업 시간에 실제로 공부한 교육과정 내용과 그 수업의 결과물을 꼼꼼하게 보는 체제로 변화해가야 한다. 물론 이러한 선발 방식은 현행 입학사정관제와 맞물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이러한 고교 교육과정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내실화되지 않으면 단지 입학사정관의 전형의 비율을 늘리는 것만으로 고교 교육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
교과부는 일반계 고등학교에서의 절대평가 도입을 2014학년으로 정하고 2년의 준비 기간을 두었다. 교과부의 절대평가 도입 의도가 내신무력화나 자사고?특목고 키우기가 아니라 고교 교육을 교육의 본질에 맞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면, 이 2년 동안 고교서열화 정책을 폐기하고 진정으로 다양화하는 정책 수립과 동시에 대학 입시 체제가 고교의 교육과정의 수업의 변화의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바뀌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2년 동안 이러한 변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절대평가 체제 도입을 늦추더라도 이러한 환경 변화를 위한 노력을 더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2011년 12월 13일
(사)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