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특목고·자사고, 폐지해야 하는가?’ 토론회 결과 및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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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특목고·자사고, 폐지해야 하는가?’ 토론회 결과 및 예고

좋은교사운동은 1/16()에 교육대통령을 위한 대토론회(8)를 열고 고교체제: 특목고·자사고, 폐지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하였다. 패널은 김수길(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천세영(충남대 교수), 김승현(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장), 사회는 김진우(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가 맡았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발제문 참조) 


김수길(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덕소고 교사)

- 경기도 한 지역의 사례: 3개의 중학교와 2개의 고등학교가 있는데 중학교 졸업생 800명이 고등학교 정원 600명보다 많아 200명이 외부로 나가야 하는 구조인데, 그 중에서도 한 고등학교가 자율고라서 정원의 70%를 외부에서 채움으로 인해 400명 가량이 다른 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낮은 성적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 학생들의 열패감이 아프다. 학교는 홍보비로 연간 천만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등 성적 높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체제 속에서는 소수의 학생만 선택권을 누리고 다수의 학생이 피해를 보는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 또 학교 차원에서도 학생의 구성이 성적 우수자들로만 채워질 경우 다양성이 훼손된다.

- 기본적으로 고교 교육의 목적과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논의를 통해 보통고/특별고/진학중심고/취업중심고 등 일관성 있는 새로운 분류체계가 필요하다.

- 학생 선발 방식은 추첨제에 의하고 고교별 다양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며 열악한 지역의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하여야 한다. 

 

 

천세영(충남대 교수)

- 현실적으로 고등학교는 입시준비 기관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입시는 성적이 선발의 기준이 되어야 함도 부정할 수 없다. 대학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도 그것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다양화된 상태가 어떤 것인지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유의 허용이 먼저다.

- 현실적으로 입시 상황에서 평준화로 충족되지 않는 수요가 존재하고 있다. 이것을 제도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저항하거나 탈출하게 된다. 이를 수용하는 대신 공적 지원을 다른 학교로 돌려서 강화하는 것이 형평성을 높이는 것이다.

- 현재 교육 문제가 지나치게 교육 외적인 기준을 가지고 논의되고 있다. 경쟁을 완화한다는 명목으로 선행교육을 규제하거나 EBS 수능연계를 하거나 하는 방식은 교육의 논리가 아니다. 교육을 통한 사회경제적 배분에만 치중된 논의를 벗어나 교육 내적인 경쟁의 원리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김승현(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장)

- 교육의 다양성에 도달하는 방식으로서의 외고, 자사고는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에 의한 획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였다. 교육의 다양성은 학생의 선택을 강화하고, 학습의 경험을 다양화하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

- 교육목적에 따른 고교체제를 분류하면 일반고와 특성화고 정도로만 분류해야 한다.

- 고입 전형은 선발시기를 일원화하고, 영재학교는 입학사정관제 선발로 하고, 특목고와 자사고는 무시험 선지원-후추첨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 고입전형이 개선되면 상대평가로 왜곡된 중학교 교육이 정상화되고 성취평가와 수행평가가 제대로 작동하며 교육의 다양성이 살아날 수 있다. 특권학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도 줄어들고, 고교 간 공정 경쟁이 가능해진다. 

 

 

토론

- 성적에 의한 선발 대신 추첨에 의한 선발을 취하자는 것에 대해: 성적이 아닌 추첨이라는 것은 기준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결국 대학도 추첨으로 하고 직장도 추첨으로 정하자는 논리가 아닌가? 하는 반론이 있다. 대학이나 직장을 성적이나 다른 능력을 기준으로 선발하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 하더라도 고교 단계에서 성적으로 선발하자는 논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논리라면 중학교나 초등학교 단계부터 성적으로 선발하자는 것인가? 고교 단계에서 성적으로 선발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다. 성적으로 선발할 경우 경쟁이 조기화되고 과열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서열화를 위해 객관적 점수를 요구하는 체제로 인해 초중학교 교육이 왜곡되는 현상이 나타나며, 대입제도를 설계함에 있어서도 고교서열화가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 추첨을 할 경우 특정 학교에 대한 수요가 몰릴 경우 그것을 푸는 방법으로 추첨이 수용될 것인가 하는 반론에 대해: 실제적으로 고교선택제를 하는 지역을 볼 때 특정 학교에 수요가 몰리기보다는 대체로 집 가까운 학교로 수요가 분산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 만약 수요가 몰릴 경우 열악한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상향평준화시킨다면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 특목고나 자사고를 반드시 폐지해야 하는가? 아니면 고교 명칭은 그대로 두고서 선발권만 통제하면 되는가? 사실상 학생 선발권만 통제하면 굳이 특목고나 자사고의 형태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다. 학생들의 수요에 맞추어 외국어나 과학, 예술 등을 강화하는 교육과정을 취하는 다양한 고등학교가 나타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굳이 다양한 학교의 형태로 푸는 것보다는 학교 안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확대하는 형태로 푸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견해도 있다.

- MB 정부의 고교다양화 정책은 사실상 일류고를 허용하는 정책이 아니었는가? 그러한 학교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고 하여 그것을 수용하여 제도화시킬 수밖에 없었다 인정하더라도 그런 점에서 명칭을 다양화로 내세운 것은 문제가 있다. 정직하게 일류고를 허용하는 정책이라고 했어야 한다. 그것은 정치적 수사라고 보아야 한다.

- 진정으로 학교 다양화를 추진하고자 했다면 입시와 무관한 대안학교에 대한 공적 지원을 강화하여 다양한 학교가 나올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 대안학교의 공교육화에 대한 문제는 보다 큰 틀의 논의를 필요로 하므로 차후에 논의할 필요가 있다. 

 

 

결론

- 현재의 특목고와 자사고는 교육의 다양성보다는 교육의 획일화와 학교의 서열화를 강화하고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방해하며 대입제도에도 혼란을 초래하므로 폐지되는 것이 적합하다. 그러나 굳이 폐지하지 않더라도 학생 선발권만 회수하여 선지원 후추첨 제도를 적용한다면 다양한 학교 형태는 허용될 수 있고 스스로 정리되어 갈 것이다. 일부 학교에 허용되는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은 모든 학교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열악한 여건의 학교에 대해서는 공적 지원이 더욱 강화되어 교육의 질의 상향평준화를 지향하여야 한다. 

 

 

다음 토론회는 고졸도 만족하는 세상을 위한 직업교육체제,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20172/6() 오후 7시 좋은교사운동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2017년 1월 17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