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교육과정다양화: 무학년학점제는 불가능한가’ 토론회 결과 및 예고

보도자료

[보도자료] ‘교육과정다양화: 무학년학점제는 불가능한가’ 토론회 결과 및 예고

좋은교사운동은 10/24()에 교육대통령을 위한 대토론회(3)를 열고 교육과정다양화: 무학년학점제는 불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하였다. (발제문 참조) 패널은 정병오(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이기정(미양고 교사), 이범(교육평론가)이 맡았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병오(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 현재 대입 위주 체제 속에서 학교에서 아무런 배움을 경험하지 못하고 시간을 죽이고 있는 아이들이 많고, 이러한 아이들은 단지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기력을 학습하고 있다.

- 현재 조건에서도 학교가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교육과정을 다양화하여 학생들의 필요에 맞는 배움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은 수학을 10단위만 들으면 더 듣지 않아도 무방하다. 이는 3학기 정도만 들으면 충분하고 나머지 3학기는 수학 대신에 다양한 과목(예체능 등등)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과목이라도 학교에 개설을 요청할 수 있다.(교육감의 승인 필요)

- 이와 같은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실현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그 동안의 국영수 중심의 관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꿀 경우 교사 수급이 변동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또 교육과정을 학생 개인이 선택해야 한다는 인식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이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 대안으로 교육과정 다양화 시범학교를 제안한다. 미리 중3 학생들에게 공지한 다음 필수 이수단위를 넘어서는 영역에 다양한 교과 선택이 가능함을 알려주고 학생들의 선택에 맞추어 교사 정원을 조정하고 필요한 강사를 지원하도록 한다. 강사비 현실화도 필요하다.

- 중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수요에 맞추어 교사 수급을 적절히 조정하여야 한다. 국영수 교사 수는 좀 축소하고 탐구 교과나 예체능 교사들이 더 늘어나야 한다.

- 교사 역할의 변화도 필요하다. 과도하게 교과전문성에 쏠려 있는 교사의 역할을 교과전문성과 생활교육전문성의 균형을 잡게 해야 한다. 생활교육전문성이란 학생들의 학습을 삶과 진로와 연결하여 도와주는 전문성을 말한다. 이를 위해 담임교사가 학생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시간을 주당 2-4시간 확보하고 이를 수업시수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기정(미양고 교사) 

- 현재 우리나라 학교 교육과정은 침대에 키를 맞추는 방식이다. 그 결과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아이들이 양산된다.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무학년학점제를 운영해야 한다. 미국, 핀란드, 영국 등 국가에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상당히 확보되어 있다.

- 학생에게 과목 선택권을 주면 국영수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실제로는 국영수 비중이 더 낮아질 것이다. 특히 수학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수포자가 많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학교에 선택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 무학년학점제와 더불어 학급별(교사별) 평가제도, 절대평가제, 교과서 자유발행제가 필요하다. 

 

이범(교육평론가) 

- 무학년학점제와 내용은 같지만 보편적 수강신청제라는 용어가 국민들에게 좀 더 와 닿는 개념이다. 수강신청제는 학생 개인의 선택권의 가치에 대한 사상 투쟁이기도 하다.

- 고교평준화는 선발을 배제한 다양화-개인화를 지향하여야 한다.

- 한국의 교육과정은 획일화되어 있고 그 중에서도 일반고 공통필수수학은 명백히 과잉이다.

- 수강신청제는 평준화 체제 속에서의 교육과정 다양화를 가능하게 하고, 입시 준비의 합리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의 입학사정관제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비교과 영역을 축소하고 교과전형으로 통합해야 하는데 교과의 선택권 확대를 통해 학생의 특성을 나타내는 방식이어야 한다.

- 학생 수 감축에 따른 교원 정원 감축의 문제를 수강신청제를 통해 해소할 필요가 있다. 이미 충남 삼성고 등에서 수강신청제를 현실화하기도 하였다. 

 

토론 

- 무학년학점제와 보편적수강신청제 개념이 가장 최선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 무학년학점제와 조화되는 절대평가 문제는 대학입시체제 속에서 실현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하지만 절대평가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필요도 없고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학점제가 불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현재도 소수가 선택한 과목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내신을 산출하기도 한다.

- 학생의 선택을 받을 경우 특정 과목, 특정 교사에 대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선택의 수준을 어디까지 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교사 선택이 아닌 과목 선택 정도로 일단 시행할 필요가 있다.

- 선택이라고 하지만 기존의 체제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라기보다는 현재의 교육과정이 의미가 없는 약 30%의 학생들에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의미로 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수학을 안 할 수 있는 선택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 당위성은 분명하고 현재 체제 가운데서도 가능한데 왜 현실화가 어려운가? 이 부분에 대해 절박성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입시를 위해 상대적으로 소수의 내신의 유리함을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인식이 있었다. 

 

결론 

-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학생들의 고통에 대해 절박함이 없었다. 어떤 면에서 아이들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음으로써 아이들을 속인 측면이 있다. 소수 학생의 대입 성적을 위한 들러리로 방치한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덜 사랑한 것이다. 예전 7차 교육과정 논쟁시 교원단체가 이를 교사수급차원에서 접근함으로써 반대의 입장을 취한 것은 오류였다. 학생의 선택권에 대해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 교육청 단위에서는 교육과정다양화를 위한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일반 학교에도 교육과정을 선택하도록 할 때 다른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 

 

다음 토론회는 '평가: 교사별 절대평가는 불가능한가?' 라는 주제로 11/7() 오후 7시 좋은교사운동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2016년 10월 26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