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신학기 온라인 개학에 대한 좋은교사운동 입장

보도자료

[성명서] 신학기 온라인 개학에 대한 좋은교사운동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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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내 학년별 차등 온라인 개학은 학사 일정 운영에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 대입과 수능 2주 연기는 다행스러운 조치입니다
▲ 온라인 개학 결정이 학생들의 학습 공백 장기화 방지를 위해서는 선제적인 교육 조치가 추가되어야 합니다.
▲ 온라인 개학에 따른 학생별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교육부는 앞장서야 합니다.
▲ 질 높은 원격수업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학교 내 학년별 차등 온라인 개학은 학사 일정 운영에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 교육부의 순차적 온라인 개학 결정은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생각합니다. 학교별 적응 기간을 두고, 학교급별로 개학 시기를 달리하면서 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교육부의 고심 끝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초중고보다 온라인 개학을 먼저 실시한 대학의 경우도 온라인 개강을 두고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였습니다. 원격수업을 위한 물리적 환경이 대학보다 부족한 것에 더하여, 일선 초중고에서는 온라인 개학을 준비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도 부족하였습니다. 온라인 개학 준비 차원에서 시행한 선도학교 운영 사례도 그 운영 기간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또한 서버가 확충되지 않아 e학습터에 로그인하는 데만도 시간이 한참이 걸리고,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위한 화상 장비는 교사 학생 모두 부족한 상태입니다. 또한 취약 계층의 학생들에게는 디지털 디바이스도 부족한 상태입니다. 학생들의 온라인 장비 확인 차 가정에 연락을 해도 연락이 되지 않거나 회신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습 공백 장기화에 따른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우려를 감안할 때 학교별 차등 온라인 개학을 해야 할 현실적 불가피함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학교급 안에서도 학년별 차등 온라인 개학은 학교 내 학사 운영에 많은 혼란을 가져 올 것입니다. 학교급별 차등 개학의 필요성은 불가피하지만, 준비가 부족한 상태의 개학은 학생에게는 낮은 배움을, 학부모에게는 낮은 만족도를, 교사에게는 과중한 부담감만을 줄 뿐입니다.
 
대입과 수능 2주 연기는 다행스러운 조치입니다
대입과 수능을 2주 연기한 것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사 일정을 운영해야 하는 고등학교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될 여지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현장에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는 결정이라 할 것입니다. 고등학교 교사들의 80% 이상이 연기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좋은교사운동 3.26~3.27 설문조사 결과 참고). 대교협과의 협의를 통해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이 학생들의 학습 공백 장기화를 실제적으로 방지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선제적 조치들이 추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 온라인 개학에 따른 학생별 디지털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교육부는 앞장서야 합니다
온라인 개학과 함께 시작하는 원격수업의 문제점 중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원격수업이 교육 취약 계층에 대한 디지털 교육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는 디바이스가 없는 학생도 많으며, 원격수업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하기 어려운 학생들도 다수입니다. 원격수업이 활성화될수록 취약 계층의 디지털 격차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이에 교육부는 원격수업 운영에 있어 학생들이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더욱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1학생 1디바이스 보급을 통해, 취약 계층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 질 높은 원격수업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서야 교육부에서 해결에 나서는 방식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원격수업을 위한 여건들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학교 내 공용 와이파이 설치, 원격수업을 위한 학교 내 사이트 접속 제한 조치 해지, 원격수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분쟁 선제적 해결, 교사 개인 정보 노출에 대한 예방책 마련, 온라인 활용을 위한 학생‧학부모 미디어 윤리 교육과 같은 선행 조치 등이 필요합니다.
이번 초등학교 차등 온라인 개학의 경우, 차등 기준이 기존 초등 교육과정의 교육과정 상의 학년군별 기준이 아닌 1~3학년, 4~6학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학년군별로 1~2학년, 3~4학년, 5~6학년으로 변경하거나, 최소한 1~4학년, 5~6학년으로의 변경이 필요합니다.
현재 학교는 원격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수업 역량 편차가 크고, 학교마다 원격수업을 위한 준비도도 격차가 큽니다. 이를 위해 원격수업 선도학교의 운영 사례를 신속하고, 충분하게 공유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획일적 원격수업이 되지 않고 지역별, 학교별 차이를 고려한 질 높은 원격수업이 될 수 있도록 교사들의 원격수업 역량 강화에 교육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개학을 언제 하느냐와 상관없이 좋은교사운동 교사들의 교육 활동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온라인 개학 시 수업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오프라인으로 할 때와 같은 수준의 수업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해 50분 내내 듣기만 하는 수업이 내실 있는 학습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섬세한 상담활동을 통해 학생․학부모와의 신뢰를 구축하고, 영상이나 과제를 제시할 때 학생의 활동과 피드백까지 내실 있게 준비함으로써, 제한적이나마 내실 있는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은 사례들을 동료 교사들과 공유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원격수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휴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좋은교사운동 교사들은 학생들과 신뢰로운 배움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온라인 상담과 온라인 가정 방문 활동을 계속 이어가면서, 교사의 자리에서 사회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0년 3월 31일
(사)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