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교사운동은 6/01일(월), 저녁 7시 ‘코로나19가 우리 교육에 남긴 것에 대한 교육계의 대응 방향 제언’을 주제로 3차 온라인 정책 토론회를 실시하였다. 이번 토론회는 발제자와 논찬자만 오프라인 세미나실에 참여하고, 토론회 방청객 100여 명 전원이 화상회의 앱을 통해 참여하였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김성천(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 함영기(서울교육연수원 원장) 원장이 발제를 맡았고, 발제에 대해 각 교원단체의 정책 전담 교사인 이하늘(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 군남초 교사), 이충일(경기새로운학교네트워크 정책위원, 오산다온초 교사), 김인엽(교육정책디자인네트워크 연구위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김영식(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선생님 등이 논찬에 참여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토론회 자료집 상단에 첨부)
○ 김성천(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 - “코로나19가 우리 교육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제. - 코로나19는 우리에게 학교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하였다. 위기 상황에서도 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여러 주체들의 노력이 돋보이기도 했고, 수면 아래에 있었던 갈등이 전면적으로 노출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제도와 정책, 행정의 한계와 민낯이 일정하게 드러났다. - 코로나19는 시공간을 넘어선 배움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했고, 개별 맞춤형 학습 구현의 가능성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수업에서의 학생 간 다양한 상호작용과 비언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등의 한계점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 기존 행정 체계의 전근대성, 교육자치와 학교자치의 위기, 학교 구성원에 대한 신뢰의 문제, 학교장의 리더십에 있어서의 질적 차이, 돌봄 교실 운영을 둘러싼 갈등 등에 있어 학교와 행정의 민낯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 코로나19 이후의 교육을 위해서는 다음 과제들을 풀어가야 할 것이다. 즉 온라인 교육 상황에서 체득한 경험에 대한 축적과 연구, 사람을 중심에 놓는 에듀테크, 유초중등교육, 직업교육, 평생교육의 분절 체제 극복, 자율과 자치, 분권과 지역의 가치 중심으로 새롭게 유초중등교육을 그려 가기, 교육 본질에 집중하는 교사의 역할 변화, 학습복지 향상을 통한 교육 불평등 격차 줄이기, 고립과 폐쇄의 문화에서 개방성과 투명성이 있는 지원의 행정 체계로의 변화, 넘나들며 배우는 미래교육을 위한 학교의 새로운 길 찾기 등의 과제를 제시한다.
○ 함영기(서울교육연수원 원장) - “코로나 시대 학습, 체제, 시민성에 대한 상상과 모색”을 주제로 발제. - 코로나19와 미래교육 담론을 논의함에 있어, 교육 재구조화 요구는 미래교육 담론과 상관없이 우리가 끌어안고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교육 난제를 그대로 두고, 인공지능 빅테이터 세상을 만나 기술진화에 따른 교육혁신을 가속화하면 나머지 문제들은 자동적으로 풀리는지 의문이다. 학습, 체제, 시민성 세 가지 키워드로 이 물음에 답해 보고자 한다. - 배우는 공간이 달라졌지만 우리가 왜 교육을 하고, 왜 공부를 하는지와 같은 교육의 근원적 목표는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하여 교사와 학생, 교육지원체제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시사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코로나19 시대 학습의 개념은 그것이 원격수업을 통한 것이든, 대면수업을 통한 것이든 일관되게 학습자의 바람직한 성장을 향해야 한다.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은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학습과 지원 사이에 놓여 있는 간극과 불일치를 경험하였다. 이러한 불일치가 학생들을 배움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우리는 코로나 상황 속 학습에 있어 학습과 지원 체제의 선순환적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얻게 되었다. - 교육 지원 체제에 있어, 원격수업 경험이 우리가 그동안 안고 있었던 교육지원 시스템의 전근대성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데 공헌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야 말로 현장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 상식적이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교육체제를 고민해야 한다. 현장의 평범한 교사가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자율성의 부여, 유연하고도 탄력적인 지원체제의 작동이 필요하다. 학교가 지금보다 더 자율성을 갖도록 지원의 방식과 내용을 바꾸어야 한다. - 코로나19 사태와 원격수업 경험에서 꼭 살펴야 하는 이슈 중 하나는 시민성이다. 코로나 극복의 중요 요소로 우리나라의 시민의식을 든다. 시민성은 개인의 욕구와 공공의 이익이 충돌할 때 이를 슬기롭게 조정할 수 있는 내적 역량이자 타자의 고통에 연민하고, 사회적 참여에 나서는 집단화한 의식이다. 또한 위기 상황에서 공공성의 구현을 위해 나와 타자를 욕구를 통제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 이하늘(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 군남초 교사) - “코로나19 이후의 교육 -냉소와 혐오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 제목으로 논찬함. -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교육계는 앞으로 커질 세대 간의 갈등을 조율하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문제 상황을 국가라는 집단이 아닌 인간 중심으로 이해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지자체를 통해서도 모든 세대를 위한 평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존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 이충일(경기새로운학교네트워크 정책위원, 오산다온초 교사) - “코로나19가 우리 교육에 남긴 것과 대응해야 할 것” 제목으로 논찬함. - 온라인 정국은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따라 차별의 그림자를 드리웠고, 온라인 교육상에서의 교육 격차 문제와 함께 교육의 공정성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남겼다.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학습자들이 양산하는 차별과 혐오의 언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디지털 리터러시와 디지털 시민교육은 공교육이 개척해 나가야 할 새로운 영토가 되었다. - 코로나 이후 학교에 각종 디지털 기자재가 들어오고, 교육과정은 개별화에 맞춰 다양한 변신을 도모한다 할지라도 ‘지식 전달 중심의 입시 교육’이라는 교육적 목표가 변하지 않는다면, 디지털은 오히려 학교의 종언을 앞당기는 빌미가 될 것이다.
○ 김인엽(교육정책디자인네트워크 연구위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 “코로나19와 미래 교육의 과제” 제목으로 논찬함. -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은 대면 교육(untacked education)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해 주었다. 미래 학교교육은 오프라인 교육 수준의 고도화된 온라인 원격 교육 시스템의 구축과 함께 지역의 모든 교육 콘텐츠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보다 유연한 평생학습체제의 교육 플랫폼이 요구된다. - 코로나19는 가치 및 역량 부족의 문제, 실행 및 지원 주체의 한계, 법령 및 교육과정 정비의 미흡 등 우리 교육에서 지적되어 온 다양한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래교육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경험 축적, 에듀테크 수립, 교육 불평등의 해소, 지원체제 개선, 교육환경 개선 등 제반 현안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와 병행하여 교육가치 확립, 교육 역량 제고, 교육 환경 개선, 평생학습체제와의 연계를 위한 사회적 공감과 합의의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교육철학과 시대 가치를 외면 한 채, 모든 문제점을 학교의 틀 안에서 해결하고 실행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 김영식(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 “코로나19가 교육에 던진 과제와 기회,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제목으로 논찬함. - 코로나19로 우리 교육의 입시 체제의 모순과 경직성, 학습 격차의 문제, 중앙집권적 관료 체제, 지식 전달자로서의 교사와 입시 대비 기관으로서의 학교가 갖는 존재의 타당성 등의 문제들이 드러났다. - 이에 교육계는 앞으로, 직접학습, 자기주도 학습, 공유학습, 성찰학습이 필요하며 학교 규모와 학생 수의 미니멀라이징 전략이 필요하다. 교사의 역할 변화에 있어서도 교사는 학습 큐레이터로서 학습을 지원하고 안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평가 체제에 있어서도 학생 고유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평가 체제, 존엄주의 교육의 틀로서 평가 체제가 고민되어야 한다. 아울러 관료제 교육을 혁파해 나가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도 수업을 만들고 학생을 지도하고 만나는 일에는 자율과 자치의 공간을 확대해 가야 한다.
○ 토론 및 결론 - 위기 상황일수록 교사는 교사의 본질, 즉 교사는 학생의 성장을 돕고 지원하는 존재라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의 성장과 지원에 초점을 두고 판단해야 하며 이 목적을 어렵게 하는 요소들에 대해서는 저항하고 그 문제를 부각시키는 등의 노력을 통해 변화를 주도해 가야 한다. - 코로나 상황에서 대입과 평가 변화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공교육 정상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이해 충돌의 조정 과정, 경합의 공정성 측면에서 접근하면 답을 찾기 어렵다. 또한 감염병 관리는 중앙 통제 방식으로, 교육 활동 관련한 부분은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식이 유익하다. - 교육부, 시도교육청, 학교에 이르기까지 그 권한과 결정, 책임의 범위는 자치를 두고 다양한 층위의 논의가 가능해 한마디로 규정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으로부터의(교육부 또는 교육청) 자치에서 ~을 향한(교육과정) 자치로 가야 한다고 본다. 또한 편한 타율에서 벗어나 피곤한 자율로 갈 용기가 필요하다. - 대입과 평가는 늘 어려운 문제이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평가에 있어서 우리 교육은 공정성의 함정에 빠져 있다. 또한 투자 없이 좋은 평가를 하려는 함정에도 빠져 있다. 투자가 없는 좋은 평가란 있을 수 없다. 대학이나 기업에서 인재 선발에 더 많은 에너지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코로나19 이후의 교육을 위해 온라인 교육상에서 이뤄졌던 교수학습 경험에 대한 기록과 축적, 공유와 나눔이 필요하다. 연구와 실천, 기록이 함께 결합되어야 하며, 관련 실행 연구와 학습공동체 활성화를 통해서 경험적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 특히 현장 교사들의 실행 연구를 통한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 - 코로나 상황에서 현장 교사들이 지원체제의 작동 방식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진 이유는, 미래 지향적이지 못해서가 아니라 상식적이지 못해서였다. 이 점을 혼동하게 되면 우린 여전히 본질을 젖혀 두고 첨단 인프라 구축에만 신경을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산적한 교육 난제들은 그대로 둔 채 한편에선 여전히 대입시 중심의 교육을, 한편에선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출석을 체크하는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현장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 상식적이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교육체제를 고민해야 한다. -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행정 지원의 개방성, 유연성을 확보하여 실질적, 체감적 조력으로 현장과 교육 당국의 수평적 협업체제를 만들어 내야 한다. 아울러 입시에 종속된 교육 시스템을 점검하고 선발에서 발달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 코로나19가 멱살 잡고 끌어당긴 미래에서, 우리는 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 암기와 속도, 경쟁과 순위가 지배하는 현재의 입시 제도는 또 다른 부정 수강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부정 수업자를 찾아내는 일이 이번 온라인 수업의 한 단면이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훼손된 교육의 정신을 회복하고,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내는 일이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들의 열정이 영구적인 백신이 될 수는 없다.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전면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 학교 규모와 학생 수의 미니멀라이징 전략이 필요하다. 언택트 환경이 오래도록 지속될 환경이라면 거기에 맞는 학습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 학교 자체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학년당 4학급 정도로 줄여야 하며, 학급 내 밀집도 해소를 위해 학급당 학생 수도 20명 아래로 떨어뜨려야 한다. - 코로나19 사태는 학생들에게 더 이상 통일된 공통적인 학습 환경을 학교가 만들어 줄 수 없음을 선고하였다. 수능이라는 일제식 평가, 하나의 기준으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고, 이를 공정하다 말할 수 있는 기본 전제,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고 있다는 전제가 무너진 것이다. 이제 학생 고유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평가 체제, 존엄주의 교육의 틀로서 평가 체제가 고민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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