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미라(경기 병점고 교사,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 - 모든 학생의 배움을 존중하는 고교학점제를 바란다. - 2월 17일 발표한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은 고교학점제를 현장에 안착시키겠다는 의지와 현실적인 방안을 보여주었으나, 전국 고등학교에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현장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음. - 교육부가 학점제 실현을 위해 졸업기준을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조정하는 것에 대해 많은 학교는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지역 여건상 16시간으로 충분한 배움을 보장할 수 없어 기존 17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교과 융합이나 교육과정 재구성 등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과목 미이수 학생의 재이수 과정까지 고려한다면 15시간까지 허용할 필요도 있음. 1학점을 ‘16±1’시간으로 정하고 학교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 인정의 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음. - 특목고 개설 전문교과 Ⅰ을 보통과목으로 편성하고, 선택과목을 일반•융합•진로 과목으로 편성할 예정이지만, 현재 고3교실에서 전문교과Ⅰ 과목도 EBS수능 연계교재로 수업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풍토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심화학습 요구를 반영하기 어렵고, EBS교재 없이 전문교과Ⅰ과목이 얼마나 개설될지 미지수임. EBS수능연계 교재를 학교 수업에서 제외시켜야 함. - 융합교과 개설 역시, 교과 간 벽이 높은 현실을 감안할 때 각 과목 교사들이 나누어 수업하게 될 우려 있음. 융합교과라는 애매한 표현보다 프로젝트형 수업을 개설하는 것이 더 현실적임. - 고1에서 4등급 이하가 되면 학교 생활의 의미가 사라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모든 과목에 성취평가제(5단계) 적용은 환영할 만함. 그러나 ‘기초소양 및 기본학력을 함양하고 학문의 기본 이해’를 목표로 하고 있고, 학생 수준에 따른 대체 이수 과목까지 허용하고 있는 공통과목에 대해 석차등급을 산출하겠다는 것은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운영하겠다는 의지의 부족 아닌가라는 의문이 있음. 전 과목 성취평가제가 대입에 어떻게 적용될지 보다 명확한 답변이 필요함. - 수업 횟수 2/3, 학업성취율 40% 이상 충족 시 학점을 취득하게 하는 실질적인 과목 이수 기준 제시한 점 환영. 그러나 학업성취율 40%의 기준과 적절성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40% 조건이 미이수 학생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낮게 기준을 설정한 것은 아닌가, 학교가 이 기준을 취지대로 운영할 것인가 의문. - 책임교육에 대한 학교의 책임뿐만 아니라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원,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협력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함. - 고교학점제 실시하는 과정에서 교사 간의 갈등,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과정에 대한 민원 해결의 어려움이 있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자치가 매우 중요함. 교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학교 교육과정위원회를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자치 기구로 만들어, 실질적으로 교육과정 편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령 마련 시급. - 교육부는 학생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한 교원 수급에 대해 희소 분야의 경우 박사급 전문가 등을 시간제와 기간제 교원으로 한시 임용하는 방안과 교육청 소속 순회교사 배치 방안을 제시함. 해결책 모색은 의미 있으나 아직은 매우 미약한 수준의 해결방안임. 농산어촌은 박사급이 아니라 기간제 교사나 강사 자체 수급이 불가능한 경우 많고, 도시의 경우도 교•강사 배치 어려울 때 많이 있음.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사대 및 교대, 지역사회와의 교육과정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최대한 다양하고 융통성 있는 교•강사 제도를 만들고 인력풀을 조직해서 학교를 적극 지원해야 함. 가급적 학생의 요구 조사를 미리 철저하게 실시하고 이에 따른 교원 수급을 미리 결정해서 각 학교에 가급적 정규 교원이 배치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함.
○ 노병태(경북 영광고 교사) -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 계획 보완방안': 소도시 학교 여건을 중심으로 - 소도시 학교들의 경우 고교학점제 추진에 여러 어려움이 있음. * 소규모 학교는 다양한 교과목의 교사 배치가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의 다양한 과목 선택권 확장에 매우 어려운 조건. * 소규모 학교는 한 교사 여러 학년과 과목을 담당해야 하는 수업 준비 부담 큼 * 읍면 지역으로 갈수록 학교 간 거리가 멀어 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이나 이를 위한 강사모집 어려움. 온라인 교육과정에 의존하게 되는데, 철저한 자기관리능력 필요. - 소도시 고등학교 고교학점제 운영에서는 안정적인 교사수급을 위한 정책 마련이 매우 중요함. - 지역 간 교육격차 최소화를 위한 적극적 교원배치 노력이 필요함. 희소 분야에 박사급 전문가를 시간강사나 기간제 교원으로 임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으나,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운 농산어촌 지역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교원 배치 정책을 펼쳐야 함. 지역교육청 단위에서 공사립 구분없이 학사일정을 공유하고 교사를 서로 파견 배치하는 사례도 확대 필요. -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온라인 수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함. 4학급 이상 학교들이 모여있는 소도시는 학교간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장점을 갖고 있음. 거점학교보다 교육지원청이 중심으로 잡고 가야 함. 행정은 교육지원청이 담당하고 교사들이 수업과 평가에 집중하게 함. 학교들을 순회하는 스쿨버스 지원도 필요함. - 3학급 이하 학교들이 모여 있는 소도시의 경우에는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에 의존하게 됨. 학습동기가 낮은 학생들을 고려하여 온라인 수업일수록 비슷한 교과군 교사의 코칭과 개발진의 노력, 학부모의 협력이 중요함. 교사가 학생을 잘 코칭하며 관리할 수 있도록 방안을 잘 만들어야 함. - 고교-대학 연계교육과정 운영이 권장되고 있지만, 근처에 대학이 없는 지역의 경우 박사급 전문가 등을 초빙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집중학기 내에 집중월을 만드는 것이 부족한 교과 강사 문제를 보완할 수 있음. - 미이수자 보충학습에 대해 학교의 책임뿐만 아니라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의 지원 방안이 함께 나와야 함. 학교, 지역,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교육을 실시하는 대책이 나와야 함. 소도시의 경우 책임교육을 위해서는 교사 배치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함. 교사마저 배치되지 않은 교과에 대해 책임교육을 말하기 어려움. 경북의 경우 ‘나누다 클래스’를 만들어 해당 학교뿐 아니라 인근 학교 학생들에게 교사 이외의 강사에 의한 학습 코칭을 받도록 학습공유공간과 프로그램 비용을 제공하고 있고, 인근 대학 재학생, 고등학교 교육동아리 재학생, 교•사대 재학 예비교사들을 공개적으로 모집하여 학생들에게 과목에 맞는 학습 코칭 및 자기주도학습 요령 교육을 지원하고 있음.
○ 최재훈(전주 신흥고 교사) - 고교학점제를 위한 제안 - 대입에서 정시가 확대되고, 지방 국립대는 학생부 교과전형을 우대하는 상황에서는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고라면 학생에게 과목선택권을 주지 않는 학년제 교육과정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 - 고교학점제에서는 다양한 층위의 학생들이 배움에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삶에 대한 긍정과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갈 수 있는 제도 운영이 중요함. - 고교학점제를 그 취지에 맞게 안착시키려면 평가에 대한 인식과 방법이 변화되어야 함. 학생들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과정과 평가가 진행되려면 지필평가, 수행평가의 이분법적인 평가 대신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돕는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 - 고교학점제에서 공통과목을 여전히 상대평가 체제로 두는 것은 여전히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내신 성적 산출체계를 보장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으나, 상대평가에 익숙해진 학교는 상대평가를 더 발전시키려는 관행을 벗어나지 못해서 다양한 평가, 개별성을 인정하는 평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평가까지 진행하려 할지 의문임. - 2015 교육과정 체제에서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목선택을 보장할 때 학생들의 다양함을 인정하고 발전시키며 학습능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도울 수 있게 됨. 가령, 1학기 진로선택과목에 수학과제탐구, 기하, 기본수학 중 택 1을 하게 할 경우 수학 1 이상의 심화학습을 원하는 학생은 수학과제탐구를, 수학이 어려운 학생은 기본수학을 선택해서 조금이라도 수학학습을 더 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릴 수 있고, 고교학점제에서는 이보다 더 나은 학습도 가능하게 할 수 있음. - 다양한 교과를 개설한다는 의미는 기초과목을 잘 이수하도록 돕는 확장성과,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성을 고민한다는 의미임. -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서는 지역적 특징과 상황을 보다 더 고려해야 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이 필요함. 일반선택 과목을 위주로 선택과목을 편성할 시, 연구학교의 경우 실행학급이 행정학급 대비 평균값이 1.14배 증가했다고 나오나, 어떤 학교들은 1.4배까지 증가한다고 나오는데, 이를 뒷받침할 교원 수급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 보다 적극적인 교원 수급정책이 절실함. - 고교학점제 안에서 학생들이 보다 배움에 대한 다양한 선택이 이루어지려면 졸업기준학점이 192학점이 아니라 180학점은 되어야 함.
○ 박시영(경기 갈매고 교사) - 고교학점제 운영 및 보완 방향 -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제도 변화들이 이루어지고 있음. * 상대평가에서 2, 3학년 성취평가제로의 변화 * 학교 서열화로 인한 왜곡 현상을 막기 위해 외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 * 학생의 최소학업성취 보장을 위한 노력 * 교육과정의 학생 선택권 확대로 학생이 자신의 학교 생활을 디자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 -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추가적으로 보완되어야 고교학점제를 그 취지에 맞게 실현시킬 수 있음. * 1, 2, 3학년 모두 성취평가제로의 전환이 필요함. 성적을 산출하지 않고 역량중심으로 성적표를 만들고 있는 외국사례도 있음. * 대입제도의 변화 필요: 정시 확대라는 기조가 고교학점제 추진에 있어서 어려움을 주고 있음. 실제 정시가 얼마나 확대되었는가를 떠나서, 많은 교사와 학부모들이 교육부의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우려함. 정책과 대입이 일관성 있게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갈 필요가 있음. * 고교학점제에서는 교사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함. 현재는 교사가 교과와 함께, 행정업무로 인한 업무과중이 심하고 학생 관리에 대한 책임을 많이 지고 있는 상황. 교사의 생활지도 책임이 관리 중심이 아닌 학생 상담과 교육과정 이수 지도 쪽으로 가야 함. 급식지도, 교문지도, 청소지도 등의 업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으며 행정업무에서도 벗어나야 현재의 다교과 지도의 부담을 줄이고, 교과 수업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됨. * 이를 위해 교원 수급 정책에서도 현재의 학급당 교원 수급 방식에서 교과 중심으로의 변화가 필요함. - 고교학점제의 방향성은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보다는 학생들의 최소학업성취를 보장하는 책임교육에 중점을 두고 운영할 필요가 있음. 학생들의 모든 관심사를 과목으로 해결하는 것은 역부족임. 그런 요구와 필요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외부와 연계하여, 다양한 진로 체험활동을 창의적 체험활동 이수 단위로 인정해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