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의 문제에 대해 좋은교사운동이 제시하고 있는 대안

보도자료

돌봄교실의 문제에 대해 좋은교사운동이 제시하고 있는 대안

좋은교사 0 4511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안전하게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은 너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양육 환경은 가정입니다. 학교의 모든 수업이 마치면 아이는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가지면서 부모의 돌봄 아래 있는 것이 최선의 돌봄 정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돌봄확대 정책의 가장 첫 머리에는, 부모가 일찍 귀가해서 아이를 충분히 돌볼 수 있는 노동 정책이 발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 종일 학교에 있어야 하는 아이의 신체적·정서적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충분히 돌볼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되는 노동 조건을 가진 부모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대다수의 부모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조건 하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기능으로서 돌봄 서비스는 필요하고,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필요는 있었으나, 그에 걸맞은 인프라는 부족했던 우리 사회는 손쉽게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고, 아이들의 삶에 근접해 있는 학교를 통해 돌봄 서비스를 확대해 왔습니다. 이것이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17년간 이어져 온 초등 돌봄교실의 역사입니다. 우리 교사들은 사회적 필요에 비해 부족한 인프라의 공백을 메꿔 왔습니다. 학교에서 교사 중 그 누구는 어린이집 원장이 되어 돌봄교실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돌봄 수요를 조사해서 신청받고 선정하는 일, 인력을 채용하고 관리하고 임금까지 지급하는 일에 수반된 각종 행정 업무들을 처리하면서 돌봄교실을 운영해 온 것입니다. 이를 감당하느라 정작 본인의 수업 준비는 할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업 교실을 돌봄 겸용 교실로 내주어야 했던 교사들은 아이들을 보내 놓고 한숨 돌리며 밀린 업무 처리하고 수업 준비할 공간을 갖지 못한 채 여기저기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일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돌봄 업무 때문에 교육활동이 지장을 받는 모순을 보게 되었고, 학교가 돌봄 업무를 감당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에 대해서 물음을 던지게 된 것입니다.

 

해법은 간단합니다. 질높은 돌봄 서비스와 동시에 질높은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입니다. 그리고 질높은 돌봄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아이들의 웰빙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에 흩어져 있는 돌봄 관련 행정을 일원화해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돌봄청이나 돌봄서비스 공단과 같은 기구를 만들어서 전국의 돌봄 관련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의 법상으로 돌봄 행정은 보건 복지부가 소관 부처가 되는 것이 타당합니다. 또한 마을 인프라와의 통합이나 지역사회 여러 시설 활용의 측면에서도 지방자치단체와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가 적합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독립적인 행정 시스템을 갖춘다면 그 부처가 어디가 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통합적이고 독립적인 관리 체계가 만들어지면, 돌봄의 장소는 지역사회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안전하게 오갈 수 있는 조건만 된다면 학교 바로 옆에 돌봄센터를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지역사회 공간에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여건상 독자적인 공간 확보가 어려울 경우 학교의 유휴교실을 활용하건, 학교 시설 복합화 등을 통해 학교의 별도 공간에 돌봄 관련 시설을 둘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병설 유치원과 같이 병설 돌봄센터와 같은 방식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체계를 만들고 시설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재정이 소요될 것입니다.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그래서 분명한 목표를 향한 이행 로드맵을 만들어 점진적 전환 과정을 설계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좀 더 학교가 돌봄행정에 관여해야 한다면 교사들 또한 기꺼이 그 수고를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 당장 교육부에 요청하고 있는 것은 교사들을 돌봄 행정에서 배제하는 것입니다. 그 방법으로는 현재 돌봄의 담당 주체라 할 수 있는 돌봄 전담사들이 행정까지 맡을 수 있도록 근무 시간과 형태를 8시간 전일제로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돌봄 노조의 주장도 동일합니다. 문제는 교육부에서 돌봄 전담사의 8시간 전일제 전환을 집행할 예산 확보에 소극적인 것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돌봄 서비스를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만큼 행·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나, 그렇지 못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초등돌봄 교실 문제와 관련하여 장기적 비전과 단기적 해결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 해결될지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다만 걱정하는 것은 이 과정에서 교사들이 학부모와 시민사회로부터 아이의 돌봄을 포기한다는 오해와 불신을 받게 되는 흐름입니다. 우리는 겸손하지만 분명하게 오해를 풀어나갈 것입니다. 교육의 과정에서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일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좋은교사운동 회원들은 앞장 서 왔습니다. 가정방문과 일대일결연을 가장 최우선 캠페인으로 펼쳐온 것입니다. 교육에서 돌봄을 분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정의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할 돌봄과 교육의 과정에서 필요한 돌봄은 분명 구분되는 것이 맞습니다. 이를 구분하지 않은 채 학교가 모두 담당하는 것은 그로 인해 얻게 될 교육적 손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며 학부모,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노력을 계속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후의 소식들도 그 때 그 때마다 상세하게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상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좋은교사운동의 입장 정리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