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성명]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 환영 성명
좋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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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8 11:57
1. 교육부의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괄 전환 발표를 적극 지지하고 환영합니다. 교육부가 11월 7일 오후에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는 발표는 경쟁교육 완화와 교육 불평등 문제 해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시행령 개정을 통한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괄 전환을 요구해 온 좋은교사운동은 교육부의 이번 발표를 적극 지지하고 환영합니다. 2. 교육부의 이번 결정은 교육 불평등 문제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의 시작으로서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외고·국제고·자사고 특권의 핵심은 선발권이었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일반고들이 배정 방식을 통해 학생을 충원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 학교들은 자체 선발의 과정을 통해 학생을 뽑을 수 있었고, 일반고가 학군의 틀 속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동안 이 학교들은 광역 단위 또는 전국 단위의 선발을 통해 학생을 선발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좋은 교육시설과 학습 분위기, 대학 진학의 유리한 점 때문에 우수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고, 우수 학생들이 이들 학교에 쏠리는 동안 일반고는 교육과정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선발을 통해 좋은 학교를 유지하는 시대를 닫고, 어떤 학생이든 배울 수 있는 교육력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경쟁에 나서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시작이 될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교육부의 이번 결정은 큰 의미를 지닌다 할 것입니다 3. 학교의 선발권을 일반고와 같게 하겠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이번 교육부 조치의 핵심은 이들 학교의 선발권을 일반고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외고와 자사고가 기존에 운영하던 교육과정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전환 시기가 2025년이므로 현 재학생이나 입학을 준비하고 있던 학생들에게도 전혀 불이익이 없습니다.
또한, 교육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도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교마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조건들이 준비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학교로서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번 교육부의 발표대로 어문 계열 진학 비율이 외고는 40%, 국제고는 19.2%인 것을 감안했을 때,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 양성을 위해 특별한 학교를 운영할 이유가 상당히 퇴색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 사립학교의 자율권은 선발권이 아닌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이어야 합니다. 사립학교의 자율권을 보장하는 조치는 선발권이 아닌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하고, 이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충분히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건학이념 실현을 중시하는 종교계 사립학교의 경우 종교계 대학들과 같이 학교 선택 지정 과목을 통해 지금과 같은 종교 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학생 배정을 담당하는 교육청에서 배정원서 작성 시 종교계 사립학교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고, 학생들이 배정 단계에서 해당 학교들을 희망하지 않도록 기회를 줌으로써 개인의 권리와 사립학교의 자율권이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필요로 합니다. 고교서열화 해소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5. 과학고와 영재학교를 이번 일괄 전환에서 제외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고교서열화의 정점이 되고 있는 이 학교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수 없습니다. 전국에 20개의 과학고와 8개의 영재학교가 있습니다. 과학 영재교육으로서 28개의 학교에서 매년 2,300여 명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이 적절한지부터 따져야 할 것입니다. 지금보다는 규모를 축소해야 일반고에 끼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 진학을 목표로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는 학생들이 허다합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로 인한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조치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째,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입시에서 사교육과 선행교육을 유발시키지 않는 방식의 선발과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교육부가 영재학교의 지필평가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긍정적인 방향입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중학교 성적 중심의 선발을 지양하고 다양한 방식의 선발제도를 만들면 과학고(영재학교) 입학을 위한 사교육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과학고와 영재학교를 위탁교육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전환 방식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으나, 과학고와 영재학교 입학을 위한 별도의 입시를 전면 폐지하고 일반고 입학 이후에 과학 영재성을 가진 학생을 추천받아 위탁교육 하고, 졸업은 원적교에서 하는 방식의 전환도 검토 가능하다고 봅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 입시를 위한 별도의 사교육이 줄어들 수 있고, 과학 영재 교육 대상자를 선발이 아닌 발굴의 방식으로 선정하는 것이 과학 영재교육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6. 고교서열화 조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교학점제를 통한 일반고의 역량 강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입시 제도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정부와 교육계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번 교육부의 발표안에 일반고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발표되었으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그 과제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제반 여건 조성,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제 도입, ▷수시 최저학력기준 폐지, ▷기회균형선발과 지역균형선발 확대, ▷일반고 직업교육과정 개설, ▷재직자 전형 도입, ▷수업 개선을 위한 교사학습공동체 활성화, ▷수업을 중심에 두는 사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먼저, 일반고의 역량 강화와 관련하여 각 일반고들이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교사의 복수전공 자격연수 확대, 교사 충원을 통한 평균 수업시수 감축 등을 통해 질 높은 수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입시정책의 뒷받침 없이 고교학점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과목 선택권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선택권을 왜곡시키는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합니다. 수능 시험과 학교 내신 모두 상대평가일 경우에는 다른 학생의 선택에 따라 본인의 선택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온전히 과목 선택권을 보장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수시 최저등급기준을 없애서 학교 교육에만 충실해도 대학을 가는 데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수시 최저등급이 남아 있을 경우, 학생들은 각기 특성이 다른 학교 수업과 수능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되기 때문에, 하나의 과정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수능은 수능답게, 학종은 학종답게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학생들의 과목 선택이 폭넓게 이루어질 수 있게 됩니다. 이와 함께 기회균형선발, 지역균형선발 등을 통해 교육 불평등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전문대와의 연계를 통한 일반고의 직업교육 과정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여러 경로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 입시가 의미 없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들이 만들어져서 이들 또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할 때 보편교육으로서 고등학교 교육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제도는 고교 교육이 입시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질 때 더욱 활성화될 것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가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될 때 입시 중심의 교육 문화도 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재직자 전형, 선취업 후진학의 경우 특성화고 졸업생뿐만 아니라 일반고 학생들에게도 기회가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재직자 전형에 인색한 소위 상위권 대학들의 방향 전환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반고 역량 강화를 위한 교직사회의 노력도 절실합니다. 공교육의 수업의 질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낮습니다. 수업 개선을 위한 교사들의 노력 없이 공교육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렵고, 이는 고교체제 개편, 입시 문제 해결의 큰 장애물이 되고 있기 때문에, 질 높은 수업을 만들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곳곳에서 교사들의 수업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적 신뢰는 낮다는 것을 인식하고 수업 개선을 위한 교사학습공동체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학생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학생들의 피드백을 활용한 수업의 질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또한 이와 같은 교사의 노력은 단답식 문제풀이를 위한 수업을 중시하는 기존의 사회적 인식에 새로운 변화가 있을 때 더욱 촉진될 수 있습니다. 즉 학생의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토의·토론 수업, 논술식 수행평가, 프로젝트 수업 등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수업의 가치가 인정받을 때 교사들의 노력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계와 학부모, 시민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7. 이번 조치가 시행되는 2025년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 것 같지만 다시 되돌리기에도 충분한 시간입니다. 정치권력 교체 이후를 장담하기도 어렵습니다. 흔들림 없이 공교육 혁신을 추진하고, 2025년 이전이라도 일반고 전환을 선택하는 학교들을 위한 지원 정책도 함께 병행해서 2025년이 되었을 때 고교서열화가 해소되고 모든 일반고에서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서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완성해야 할 것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전국의 교사들과 함께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으로 함께할 것입니다. 2019년 11월 7일 (사)좋은교사운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