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고1 과정에 행렬을 넣어 모든 아이들이 필수적으로 학습해야 함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개정 방향의 이유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 디지털 산업 사회에서 행렬이 정보를 정렬하고 처리하는 중요한 방식이기 때문에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장교사들에게 “고등학교 과정에서 행렬을 추가한다면 어느 안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봤더니 융합선택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응답이 45.0%, 일반선택과목 21.3%, 고1 공통과목 19.4%, 현재처럼 같이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이 13.7% 순이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의 65.3%는 고 2, 3학년 과정인 선택과목에서 행렬을 가르쳐도 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교육부와 연구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고1 수학에 행렬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교사는 20%가 되지 않았습니다.
‘고1 수학에 행렬 포함’에 동의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많은 이유는 이미 교육과정에서 행렬을 삭제할 수밖에 없었던 맥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행렬을 수학과에서 다룰 때 특정한 행렬 연산을 다루는 데 치중을 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행렬 연산은 계산의 양은 많으나 학습에 있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2009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행렬은 이미 삭제된 이력이 있습니다. 이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행렬의 수학 교육적 의미를 다시 논의하는 연구(교육부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Ⅱ, 연구책임자 박경미)가 진행되었고 그 연구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이미 2020년 선택과목으로 「인공지능과 수학」이라는 교과가 신설되었고 인공지능을 학습하기 위한 기초적인 행렬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고 2, 3학년 선택과목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이지만 고 1학년은 여전히 9등급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변별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과거처럼 불필요한 고난도 행렬 문항이 출제되고 이는 학생들에게 불필요하고 과도한 학습 부담을 증가시킵니다.
현재 수학 교육과정의 목표가 모든 아이들을 디지털 산업 일꾼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좌절감을 낳는 현재의 수학 학습 부담을 줄이고 수학을 수학답게 배울 기회를 갖는 일이라는 점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 [제3시사점: 선택 과목] 고교 수학 선택과목은 현행을 유지하면서 ‘인공지능(AI) 수학’, ‘정보 수학’ 등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이 필요함.
[그림 3] 고등학교 수학 선택과목의 편성 방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