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새 정부 교육부 업무 계획 보고 관련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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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새 정부 교육부 업무 계획 보고 관련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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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을 수요와 공급의 눈으로 재단하는 현실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함 
▶ 초등 학생수 감소 문제를 미래로 떠넘기는 만 5세 초등 입학 
▶ 기재부의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법을 그대로 받은 교육부
▶ 자사고 제도 존치는 학교 다양성이 아닌 학교 서열화의 핵심 고리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7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교육부 주요 업무 계획을 보고했습니다. 먼저 교육부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전면 혁신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성과 창출형 조직’, ‘결과 중심 관리’, ‘공급자 관점에서 수요자 관점으로’, ‘22년 내 확실한 성과 창출’ 등의 몇 가지 단어만으로도 새 정부가 교육을 수요와 공급이라는 단순 경제 논리로 재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교육의 본질을 그저 신산업 인재를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단기간에 생산에 내는 일쯤으로 여기는 교육부 장관의 현실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이날 보고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초등학교의 1학년 입학 시기를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을 하겠다는 점입니다. 2022년 5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시도편): 2020~2050년’에 의하면 초등 학령인구는 중위추계로 2032년까지 54%까지 줄어듭니다. 인구 감소로 인한 생산연령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고충은 이해하지만,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교원단체와의 논의나 의견 수렴 과정도 없이 보고서에 간단하게 언급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좋은교사운동은 그동안 초등 학생수 감소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아래의 표는 통계청의 자료에 29일 교육부의 업무 보고 내용을 더해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만 5세로 낮추었을 때 초등 학생수를 예상해 본 표입니다.

<만 5세 & 만 6세 초등 입학 시 초등 학생수 감소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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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만 6세 초등학교 입학 시 2028년에는 2022년과 비교해 70% 수준으로 학생수가 줄지만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시에는 2028년에 79% 수준으로 학생수가 줍니다. 만 5세부터 입학을 해도 약 9% 정도만 감소할 뿐입니다. 즉 학생수 감소의 속도를 윤석열 정부의 집권 기간 동안은 다소 늦출 수 있지만 초등 학생수 감소가 절반 가까이 되는 상황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학생수 감소 문제 폭탄을 다음 정부로 떠넘기게 될 것입니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은 많은 부작용이 예상됩니다. 만 5세 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 시, 지금의 만 6세에 맞춰진 초등 교육과정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아동 발달 단계를 고려할 때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만 5세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새롭게 개발하고 그에 맞추어 전체의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하는데 앞으로 남은 기간 과연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만 5세로 초등 입학이 당겨질 경우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타격은 매우 심각해집니다. 2021년 민간 가정 어린이집은 2020년에 비해 24,494개소가 줄었습니다. 전체 어린이집 감소율이 6%이지만 가정 어린이집은 10%, 민간 어린이집은 8%가 줄었습니다. 사립 유치원의 경우도 2020년에 비해 2021년 130개소(3.5%)가 폐업을 했습니다.
학생수 감소 문제는 학제 개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에도, 교육부는 학생수 감소 문제를 다음 정부로 떠넘기기에 급급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지 못합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번 업무보고에 2022년 7월 기획재정부가 2022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표한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법’을 제정하겠다고 한 점입니다. 기획재정부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법이 교육재정 교부금을 ➀대학 교육·연구역량 등 경쟁력 강화, ➁반도체 등 미래핵심 인재 양성 ➂직업 재교육 등 평생교육 지원, ➃지방대학 육성 등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업무보고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국정과제와 시급한 교육 현안에 집중 투자하며, 예산 당국, 국회와 향후 재정 개편 방향 등에 대한 논의도 지속해 나간다.’라는 표현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교육재정 축소는 너무나 분명한데 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교원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련 논의도 없이 주무부처가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 5세 초등 입학이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은 교육계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교육부의 이러한 성과 창출형 밀어붙이기 정책 추진이 과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 추진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기초학력 책임 지도를 위해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을 확대하고 1수업 2교(강)사를 배치하겠다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기초학력 책임 지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은 평가 대상이 특정 학년으로 한정되고, 1수업 2교(강)사 배치가 되지 않아서 생긴 일이 아닙니다. 진단에 따른 적확한 처방이 없는 성취수준 정보 제공은 학업성취도평가의 평가 학년이 확대된다 하여도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향상 시키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1수업 2교(강)사 배치도 이미 시도별로 시행되고 있는 정책으로 기초학력 향상에 한계가 분명한 정책입니다. 1수업 2교(강)사 정책은 수업 중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즉시 도와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누적된 학습 결손이 심각한 학생이나, 다수의 학습 부진 학생이 있는 교실 상황에서는 효용성이 부족한 정책입니다. 더구나 교사 아닌 강사가 배치될 경우, 강사의 기초학력 지도 전문성도 부족하고, 강사가 쌓은 기초학력 지도의 전문성도 학교의 교육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개인의 경력으로만 남게 됩니다. 기초학력 지도는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지도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미 여러 시도에서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해 그 효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학교별로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해 단위학교의 기초학력 체계를 견고히 하고, 학교별 역량도 축적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보고에서 교육부는 자사고 제도 존치를 명문화하고 그 근거로 학교교육 다양성과 학생의 교육선택권 보장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자사고 제도 존치는 학교 다양성이 아닌 학교 서열화의 핵심 고리가 될 것이며, 소수 학생의 교육선택권 보장으로 다수 학생들의 교육선택권 왜곡을 가져올 것입니다. 
다양한 고교 체제의 실체는 서열화된 고교 체제임을 우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충분히, 그리고 아프게 경험하였습니다. 이미 현장에 초중고 교육과정 왜곡, 경쟁교육 강화, 사교육 폭증 등을 가져왔던 정책을 다시 되풀이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사고 입학 정원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꿈과 배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교육 시장에 내몰릴 것입니다. 성취평가제가 적용되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상황에서 자사고가 존치된다면, 자사고 쏠림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고, 다수의 학생들이 존재하는 일반고의 황폐화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교육부에 대해 다음 사항을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첫째, 학생수 감소 논의를 위한 ‘학생수감소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주십시오.
둘째,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법’을 재정 계획을 철회해 주십시오.
셋째, 학교별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해 주십시오.
넷째, 자사고 존치 계획을 철회해 주십시오.
2022. 8. 1.
좋은교사운동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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