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보도자료]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대한 수학교사 설문조사 결과

보도자료

[논평 보도자료]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대한 수학교사 설문조사 결과

좋은교사 0 2130
▲ 수학교사모임연합은 2022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 흐름과 논의 과정에서 교육과정과 학교 현장과의 괴리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학교 현장 수학 교사 16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5가지 유의미한 시사점이 도출되었음.
▲ [제1시사점: 교사 의견 반영 여부] 수학 교사 81.3%가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수학 교사 의견을 반영하고 있지 않아 소외되었다고 생각함. 이는 과거부터 교육과정 개정 시마다 반복되어온 관행임.
▲ [제2시사점: 행렬 과정 증설 여부] 교육부는 행렬을 고1 과정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으나 수학 교사 66.3%는 행렬은 선택과목에 포함해야 하며, 13.7%는 행렬을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함. 고1 과정에 행렬이 포함되는 데 수학 교사 19.4%만 동의함.
▲ [제3시사점: 선택 과목] 고교 수학 선택과목은 현행을 유지하면서 ‘인공지능(AI) 수학’, ‘정보 수학’ 등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이 필요함.
▲ [제4시사점: 평가 방식 개선] 수학 교사 57.5%가 가장 시급한 평가 개혁은 ‘수능 수학 절대평가’라고 응답함.
▲ [제5시사점: 평가 범위 개선]수학 교사 55.7%가 수학 수능 시험 범위는 현재보다 선택과목(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의 일부 삭제 또는 전면 삭제 등 축소를 주장함.
▲ 현장 교사가 바라는 수학교육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평가제도 개선’과 ‘수포자 문제 해결’임.
좋은교사운동은 국가교육과정과 학교 현장과의 괴리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2022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 흐름과 논의 과정에서 현장교사들의 목소리가 비중 있게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이 소속된 수학교사모임연합(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은 교육부가 수탁하여 작성된 ‘2022 개정교육과정 추진을 위한 수학과 연구보고서(교육부 포스트코로나 대비 미래지향적 수학과 교육과정 구성 방안 연구 최종보고서, 연구책임자 이경화, 이하 ‘연구보고서’)’를 현장 수학교사들에게 공개하고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설문조사에는 총 160명의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와 수학 교사 출신 교육 전문가가 참여하였습니다. (중학교 교사 78명, 고등학교 교사 76명, 수학 교사 출신 교육청 장학사 등 기타 6명) 또 설문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여 신뢰도를 높이고 특정 의견에 의해 조작되지 않도록 이름과 소속을 기재하고 설문에 참여하도록 하였습니다.

■ [제1시사점: 교사 의견 반영 여부] 수학 교사 81.3%가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수학 교사 의견을 반영하고 있지 않아 소외되었다고 생각함. 이는 과거부터 교육과정 개정 시마다 반복되어온 관행임.

[그림 1] 수학 교사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바라는 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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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현장 수학 교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고 있다는 것에 얼마나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전혀 반영 안함” 이 45.0%, “반영 안함” 36.3%, “반영함” 13.8%, “매우 반영함” 5.0%로 반영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이 81.3%였습니다.

교사들의 부정적인 의견이 큰 이유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위한 기초연구가 올해 초 마무리되었고, 현재 2차 연구가 마무리되는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두 연구 과정에서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교사에게 의견을 묻는 절차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1차 연구에 설문조사가 있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위한 설문조사가 아닌 타 연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적용한 것입니다.

교육과정은 수업에서 실현됩니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구상할 때 학생을 직접 만나는 교사의 실제 경험이 중요합니다. 특히, 국민과 함께 만드는 교육과정을 목표로 하는 이번 개정 과정에서 교사 의견을 듣는 절차 없이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수학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수용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 [제2시사점: 행렬 과정 증설 여부] 교육부는 행렬을 고1 과정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으나 수학 교사 66.3%는 행렬은 선택과목에 포함해야 하며, 고1 과정에 행렬이 포함되는 데 수학 교사 19.4%만 동의함.

[그림 2] 고등학교 과정에서 ‘행렬’ 포함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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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고1 과정에 행렬을 넣어 모든 아이들이 필수적으로 학습해야 함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개정 방향의 이유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 디지털 산업 사회에서 행렬이 정보를 정렬하고 처리하는 중요한 방식이기 때문에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장교사들에게 “고등학교 과정에서 행렬을 추가한다면 어느 안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봤더니 융합선택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응답이 45.0%, 일반선택과목 21.3%, 고1 공통과목 19.4%, 현재처럼 같이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이 13.7% 순이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의 65.3%는 고 2, 3학년 과정인 선택과목에서 행렬을 가르쳐도 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교육부와 연구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고1 수학에 행렬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교사는 20%가 되지 않았습니다.

‘고1 수학에 행렬 포함’에 동의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많은 이유는 이미 교육과정에서 행렬을 삭제할 수밖에 없었던 맥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행렬을 수학과에서 다룰 때 특정한 행렬 연산을 다루는 데 치중을 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행렬 연산은 계산의 양은 많으나 학습에 있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2009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 행렬은 이미 삭제된 이력이 있습니다. 이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행렬의 수학 교육적 의미를 다시 논의하는 연구(교육부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Ⅱ, 연구책임자 박경미)가 진행되었고 그 연구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이미 2020년 선택과목으로 「인공지능과 수학」이라는 교과가 신설되었고 인공지능을 학습하기 위한 기초적인 행렬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고 2, 3학년 선택과목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이지만 고 1학년은 여전히 9등급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변별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과거처럼 불필요한 고난도 행렬 문항이 출제되고 이는 학생들에게 불필요하고 과도한 학습 부담을 증가시킵니다.

현재 수학 교육과정의 목표가 모든 아이들을 디지털 산업 일꾼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좌절감을 낳는 현재의 수학 학습 부담을 줄이고 수학을 수학답게 배울 기회를 갖는 일이라는 점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 [제3시사점: 선택 과목] 고교 수학 선택과목은 현행을 유지하면서 ‘인공지능(AI) 수학’, ‘정보 수학’ 등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이 필요함. 

[그림 3] 고등학교 수학 선택과목의 편성 방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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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고등학교 수학 선택과목의 편성 방향에 대한 의견은?”이라는 질문입니다. 수학 교과목이 어떤 방향으로 개설되어야 하는 질문은 고교학점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현재와 같은 과목이 개설되면서 데이터 수학과 같은 디지털 사회를 준비하는 과목이 개설되어야 한다는 응답과 현행유지 되면서 인문수학, 환경수학 등 선수학습과 상관없이 적성과 진로에 맞춰 배울 수 있는 과목이 신설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23.1%로 같았습니다. 반면 대수와 미적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현재 선택과목을 축소하고 인문수학, 환경수학과 같은 과목을 가르쳐야 한다는 응답이 20.6%, 현재 과목을 축소하고 디지털 사회를 준비하는 교과를 신설해야 한다는 응답과 현행 유지가 16.9%로 뒤를 이었습니다. 응답 결과를 볼 때 현행 선택과목을 축소하는 것보다 현행 유지를 하면서 새로운 교과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제4시사점: 평가 방식 개선] 수학 교사 57.5%가 가장 시급한 평가 개혁은 ‘수능 수학 절대평가’라고 응답함.

[그림 4] 수학교육 평가 개선 방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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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의 개선은 바람직한 수학교육을 위한 매우 중대한 과제입니다. 수학 성적은 상급학교 입시에서 변별의 핵심 도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학교육 목적이 왜곡되고 있고 이것은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수학교육 종합계획이 실행된 지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것은 평가제도 개선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수학교육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평가 개선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수학 교사 57%는 “수학 수능 절대평가”라고 응답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내신 수학 절대평가” 19.4%, “수능 수학 논술형 전환” 10%, “내신 수학 논술형 전환” 5.6% 순이었습니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 된 이후 풍선효과로 수능 수학 성적을 통해 변별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습니다. 상위권 학생을 변별하기 위한 고난도 수학 문제가 출제되고 이는 학교 수업만으로 준비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수학 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입니다. 선행한 학생이 대다수인 수학 교실은 배움의 기쁨을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학생들의 수학 실력 양극화는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수능 수학이 절대평가로 전환되어 1등급을 변별할 고난도 문제를 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수학교육 개선에 매우 중요한 과제임을 인식하고 교육과정 개정과 함께 추진되어야 합니다.

■ [제5시사점: 평가 범위 개선] 수학 교사 55.7%가 수학 수능 시험 범위는 현재보다 선택과목(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의 일부 삭제 또는 전면 삭제 등 축소를 주장함.

[그림 5] 수능 수학 시험 범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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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춘 2028년 수능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 시작되어 2024년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수능 수학 시험 범위로 적절한 범위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2015 개정 교육과정 기준)”라는 질문에 현재처럼 수학1, 수학2를 범위로 하고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를 선택과목으로 하자는 의견이 32.5%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선택과목 없이 수학1, 수학2를 범위로 하자는 의견이 29.4%, 현재처럼 하되 기하를 빼자는 의견이 26.3% 순이었습니다. 수능 수학 범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현행 시험 범위에서 기하 등 선택과목을 삭제하자는 의견이 과반수입니다. 학생들의 불필요한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험 범위 또한 축소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 현장 교사가 바라는 수학교육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평가제도 개선’과 ‘수포자 문제 해결’임.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여 많은 수학교사가 의견을 주셨습니다.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수학교육보다는 수학이 어렵고 흥미가 없어 엎드려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수포자 해결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수학이 변별도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수능과 내신 수학 절대평가, 더 나아가 수능 자격고사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다음은 현장 수학교사들의 응답입니다. 
진로에 따라 수학의 학습의 양과 범위의 필요도는 다릅니다. 공통과정에서는 수학의 기본적 소양만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진로에 따라 아이들이 학습의 범위와 양을 선택하고 필요도에 따라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학생이 수학의 모든 분야를 공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꿈에 맞게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A 수학 교사)

일반고에서 있으며 아이들이 중학교 때부터 수학을 포기하면서 학습된 무기력이 연장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내용이 축소되어있기는 하지만 07, 09, 15 개정을 쭉 살펴봤을 때 이전 교육과정에서는 뺏던 내용을 다시 추가하는 등의 작업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내용을 축소하고 간추려서 학습결손에 대한 개선, 활동 중심의 수업, 과정 중심평가를 통해 고등학교도 올라오기 전 이미 수포자가 되어버리는 아이들이 많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B 수학 교사)

수능 대비를 위해서 또 일반선택과목인 수학 과목 문제출제에 있어서 늘 등급 가르기로 아이들이 풀 수 없을 문제를 내느라 고민을 합니다. 아무리 교과서가 얇아지고 교육과정에서 수학 개념 몇 개를 제외해도 어려운 수학 문제로 아이들 기운빼기는 여전하니 평가 방법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얼 넣고 빼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수학을 좋아하고 평가에서 성취감을 얻게 할지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C 수학 교사)

시대의 변화가 빠르긴 하지만 교육과정의 변화가 너무 자주 있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적어도 초등부터 고등까지 한 흐름으로 갈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대의 흐름을 아우를 수 있는 교육과정이기를 바랍니다. (D 수학 교사)

아이들이 '수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편성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의 언어로 상황을 조직하고 이해하고 분석하고 적용하는 경험을 통해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 수학 교사)
교육부와 교육과정 개정 연구자는 현장 교사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의견을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따라서 수학 교육과정이 더 이상 소수를 위한 인재 양성과 산업 발전의 도구가 아니라 모든 학생이 수학을 수학답게 배워 깨달음의 기쁨을 알아가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미래사회를 위한 수학교육 방향입니다. 
2021. 8. 26.
수학교사모임연합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연구원 
김상우(02-797-4044/내선번호 513)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김성수 
전국수학교사모임 연구국장 박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