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 발표(2021.08.04.) 관련

보도자료

[성명]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 발표(2021.08.04.) 관련

좋은교사 0 1700
▶ 2021. 8. 4. 발표한 교육부의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은 사회적 돌봄 서비스를 다시 또 임시방편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임. 사회에 필요한 전체적 돌봄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전담부처와 각 지역에 ‘통합 돌봄 센터’가 만들어져야 함.

▶ 오늘 발표한 개선방안은 돌봄 전담사의 업무시간을 늘림으로써, 초등 교원의 돌봄 관련 행정업무를 경감시키는 효과는 있으나, 여러 측면에서 많은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함.

▶ 돌봄 운영 시간을 19시까지 확대 추진하려는 계획은 아동의 삶을 고려하지 않은 어른 중심의 발상임. 아이가 학교에 10시간 이상 한 공간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 아이들의 삶의 질을 고려할 때 바람직한지 교육적인 고민이 필요함.

▶ 교육부의 방안은 교원의 돌봄 업무를 경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원팀 교사의 돌봄 업무를 더욱 가중시키고, 지원팀 안에서 교원과 돌봄 전담사 사이의 갈등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됨.

▶ 시범 운영하고자 하는 ‘거점 돌봄 기관’은 기존의 ‘중심 학교’처럼 운영될 소지가 많음. 지자체와 협력한 ‘통합 돌봄 센터’를 만들어야 사각지대 없는 복지와 돌봄의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
□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초등돌봄교실의 질 개선 및 돌봄 업무 체계화를 위한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을 8월 4일(수)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19시까지 초등 돌봄 운영 시간의 확대 
 ◈ 교원들의 돌봄 업무 경감을 위해 교무행정지원팀 운영 
 ◈ 돌봄전담사 중심의 행정지원을 위해 전담사의 안정적인 업무시간확보 
 ◈ 지역 내 가용 공간이 있는 학교 또는 외부 시설을 활용한 ‘거점 돌봄기관’ 시험 운영 

□ 이번 개선 방안은 사회적 돌봄 서비스 공급을 임시방편에 맡겨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돌봄에 얽혀있는 난맥을 해결할 수 없는 방안입니다. 사회에 필요한 전체적인 돌봄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전담부처’를 만들고 지역에는 ‘통합 돌봄 센터’를 만들어 소외 없이 복지와 돌봄의 통합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합니다. 
 ㅇ 사회적으로 중요한 돌봄 서비스를 돌봄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려는 접근방식을 고수하면서, 의미 없는 대책만 반복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를 현장 교사들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임시방편의 양적 확대만 추구하는 것은 사회적 돌봄 서비스에 대한 국민적 필요와 중대성을 감안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조치입니다. 
 ㅇ 사회적 돌봄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교육부에 분산된 행정 기능을 종합적으로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논의할 수 있어야 돌봄에 얽혀있는 난맥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 장관이 부총리의 권한으로 다른 부서를 아우르는 ‘전담부처’를 만들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ㅇ 학교가 아무리 돌봄을 잘 감당한다고 해도 여전히 방학 기간과 코로나 방역 기간 등에 돌봄 사각지대는 발생합니다. 현재 각 부처와 지자체에 산재해 있는 각종 복지 및 보육 방안들을 정리하여 통합적이고 사각지대 없는 돌봄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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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자료출처: 온종일 돌봄 체계 내 돌봄 유형, 2018, 교육부 

이를 위해 정부의 ‘전담부처’ 체제 아래 각 지역에는 ‘통합 돌봄 센터’를 만들고 이를 통해 학부모들이 스마트폰 앱 하나로 그림1과 같이 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복지 및 돌봄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 교육부는 이번 발표에서 학부모 수요를 고려하여, 저녁 7시까지 운영 시간 확대를 추진하고자 하지만, 저녁 7시까지 학교에 있어야 하는 아동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입니다. 
 ㅇ 한 학생이 학교에 아침 8시 30분쯤 등교해서 19시까지 무려 10시간 이상 한 학교에 머물게 하는 것이 과연 학생들을 위한 방안인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과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 부모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저녁 7시까지 학교에 남아있게 하는 것이 아동의 인권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 것인지 짚어보아야 합니다. 
 ㅇ 형편상 부모가 저녁 시간 이후 자녀를 돌보지 못하는 가정이 있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개별 가정에 대한 별도의 지원책을 모색해서 부모가 저녁 시간을 자녀와 보내도록 한다거나, 최소한 아동이 머물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주는 정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모든 친구가 가정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소수의 아이만 저녁 7시까지 남아있는 현실을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우리는 교육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 교육부는 이번 발표 안에서 전담사가 주가 되는 돌봄 교실 운영 방향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단위 학교 내에 교무행정지원팀을 운영하고, 초등 돌봄 교실 운영에 관한 사항은 지원팀에서 일괄 담당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방안이 그동안 교사들이 꾸준히 요구해온 교원의 돌봄 업무 경감 방안이라면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ㅇ 교육부가 오늘 발표한 개선방안은 돌봄 전담사의 업무시간을 늘림으로써, 초등 교원의 돌봄 관련 행정업무를 경감시킨 효과는 다소 얻을 수 있으나, 여러 측면에서 많은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ㅇ 교육부가 학교에서 민주적이고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업무분장에 관여하여 지원팀을 만들도록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지원팀 교사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인데 담임이 아니라고 해서 더욱 강화된 돌봄 업무를 전담시키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의문입니다. 
 ㅇ 학교 운영 현실을 고려할 때 업무분장에서 교무행정지원팀을 운영한다는 것은 결국 교사 중 누군가가 교무행정지원팀장을 맡아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돌봄 전담사에게 하위 행정을 맡긴다는 것으로 여전히 초등 교육과 돌봄 행정의 분리가 일어나지 않게 될 입니다. 
 ㅇ 또한 지원팀에 돌봄 전담사를 포함시키고 모든 초등돌봄교실 운영에 관한 사항을 지원팀에서 일괄 담당하라고 하여 돌봄 업무에 있어서 상당히 애매한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오히려 지원팀 교사와 전담사 간의 갈등을 더욱 조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시범 운영하고자 하는 ‘거점 돌봄 기관’은 기존의 ‘중심 학교’처럼 운영될 소지가 많습니다. 지자체와 협력한 ‘통합 돌봄 센터’를 만들어야 사각지대 없는 복지와 돌봄의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ㅇ 현재 교육부가 시범 운영하고자 하는 ‘거점 돌봄 기관’은 교육청이 여유 공간이라는 부동산을 마련해야만 학교와 분리된 공간에 기관을 만들 수 있는데 이것이 과연 지자체의 협력 없이 이뤄질 수 있는 일인지 의문입니다. 특히, 학교 이외의 적절한 여유 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리모델링하지 못할 경우 예시 자료에 나온 것처럼 중간에 위치한 학교가 거점기관이 되고, 스쿨버스를 돌려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아이들을 돌보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ㅇ 만약 이렇게 ‘거점 돌봄 기관’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중심 학교’ 형태로 운영될 경우 교육청에서 업무를 전담한다고 하더라도 교육청 담당자가 해당 학교에 상주하지 않는 한, ‘중심 학교’의 교사는 더 많은 돌봄 업무에 시달리게 될 것이 뻔합니다. 현재 교육청 내에 돌봄 관련 행정 역시 취약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학교에 대한 부담 없이 거점 돌봄 기관을 운영한다는 말을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ㅇ 교육부는 시범운영 기간 2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될 또 하나의 중심 학교를 만들기를 포기하고, 하루빨리 각 부서를 아우르는 전담부처를 만들고, 각 지자체와 함께 ‘통합 돌봄 센터’를 만드십시오. 이를 통해 복지와 보육이 통합되어, 학부모가 원스톱으로 안전하게 아이를 맡기고 학기 중이나 방학 중에도 사각지대 없는 돌봄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1. 8. 4.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