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교육부 대통령 업무보고에 대한 논평

보도자료

[성명서]교육부 대통령 업무보고에 대한 논평

좋은교사 0 16513
 


교육부는 공약 실현의 수준을 넘어

국민의 교육고통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교육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자유학기제, 디지털 교과서 개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초등학교 폐지, 맞춤형 진로설계 지원, 체육교육 활성화, 학교위험 제로 환경 조성, 학급당 학생수 감축, 교무행정지원 인력 확충, 대학입학전형 간소화, 국가직무능력표준 구축, 고교직업교육 강화, 초등 온종일 돌봄 기능 강화, 고교 무상교육 도입,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등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평가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먼저 환영하는 부분입니다.

1)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고, 행정지원인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는 바, 제대로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을 통해서 선행학습을 규제하겠다고 하는 부분도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를 바랍니다.

3) 고교무상교육에 대한 추진 의지도 분명해 보입니다.

4) 국가직무능력표준 구축과 고교직업교육 강화에 대해서도 기대합니다.



2. 방향성은 맞지만 좀 더 보완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1) 자유학기제의 경우 기대에 비해 내용은 실망스럽습니다. 물론 필기시험을 지양하고,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향은 좋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중학교 내신이 고교 입시에 반영되는 구조 하에서 시험 부담은 존재하며 기존의 교육과정을 변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몇 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가미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합니다. 자유학기제의 모델은 고1 전환학년제, 공립형진로탐색 대안학교, 진로탐색 휴학제가 있습니다. 자유학기제를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현실적 한계에 갇혀 낮은 수준으로 시행할 수밖에 없는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희망학교,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기존의 교육과정의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열어주어야 합니다. 점진적으로 확대하되 제대로 된 자유학기제를 시행하자는 것입니다.


2) 방과후 돌봄 서비스의 경우 필요한 정책이지만 학교가 수용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검증을 해야 합니다. 관리 체제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가운데 돌봄 교실을 확대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됩니다. 방과후학교 기능과 통합하여 별도의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학교와 협력을 유지하되 별도의 관리 체제를 통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학교체육 활성화는 현재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혼란에 대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학교폭력대책의 일환으로 확대된 스포츠 활동의 강화로 좁은 운동장에 수많은 아이들이 쏟아져 나와 제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현실의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스포츠 클럽 활동 또한 소수의 선수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변질되고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체육수업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된 강사로 인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체육뿐 아니라 음악, 미술, 인문 과목도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유독 체육수업을 급하게 대폭 확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효과에 대한 종합적이고 학문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4) 대입전형 간소화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자칫 간소화라는 명분에만 매여 과거의 획일적인 대입제도로 돌아가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이끌 수 있는 대입전형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입학사정관제가 교과 외의 스펙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질되고, 특목고 학생을 선점하는 수단으로 오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교 내신에 대한 질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선발하도록 하고, 고교는 수업의 혁신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지고 이를 대입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교과프로젝트 전형’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방향성이 잘못 되었기 때문에 전면 재검토해야 할 부분입니다.


1) 디지털 교과서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은 위험합니다. 디지털교과서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데 비해 효과는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고, 현장 교사들은 오히려 전자매체 사용이 학생들의 집중력과 수업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고, 학부모들은 전자매체가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향후 이 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4. 중요한 과제인데 언급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1) 고교 체제 개혁이 시급합니다. MB정부의 자사고 확대 등으로 인해 고교 다양화는 수직적 서열화 체제가 강화되었습니다. 고교 서열화로 인해 일반계 고등학교가 위기에 처해 있고, 초중학교 교육이 입시경쟁의 폐해를 겪고 있습니다. 고교 서열화는 바람직한 대입제도를 안착시키는 것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비평준화 지역을 포함하여 모든 지역의 모든 학교에 대해 선지원 후추첨 제도를 전면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학습부진학생에 대한 지원이 시급합니다.  기존의 학업성취도 평가가 시도 간, 학교 간 경쟁 시험으로 변질되었다는 점에서 초등학생 학업성취도 평가를 폐지한 것은 필요한 조치로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학업성취도 평가와 연계했던 학습부진학생에 대한 지원도 동시에 실종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학업성취도 평가의 명분이었던 학습부진문제의 해결 과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심각한 상황입니다. 학습부진학생을 돕는 학습보조교사가 그나마 조금의 도움이 되었는데 예산이 없어 거의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학습부진학생을 돕는 것은 모든 학생이 동등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특별히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을 돕는 교육복지정책입니다. 이는 공교육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입니다. 학습부진학생을 제대로 돕기 위해 특별지원교사를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가칭) 기초학력보장특별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3) 교장승진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학교가 교육보다 행정업무에 전념하게 되는 근본 원인에는 학교를 관료행정구조의 말단 기관으로 작동하게 하는 인사제도가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교육감 비리의 진짜 원인은 직선제가 아니라 교장승진제도와 관련이 깊습니다. 단위학교 교장을 학교구성원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교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학교의 혁신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기존에 시행된 교장공모제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국민이 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장공모제를 열어주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교육부의 정책은 대통령의 교육 공약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의 핵심적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부족해 보입니다. 현 상태를 거의 유지하면서 약간의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국민들의 교육 고통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인식합니다. 대통령의 교육 공약의 범위를 넘어 우리 교육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접근을 해 주기를 바랍니다.





2013년 3월 28일

(사)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