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제주 중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애도 성명

보도자료

[성명서] 제주 중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애도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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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한 중학교 교사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고간 교육 현실이 참담하고 비통함.
▶ ‘교육부와 각 교육청의 교권보호 정책이 실효성 없음’을 지적했던 교사단체들의 목소리가 지난 1년간 받아들여지지 않았음.
▶ 지금이라도 교권보호 정책의 실효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실제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함. 
▶ 선생님의 죽음과 관련한 명확한 진상조사를 촉구함.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또 한 명의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자신의 삶을 걸어야 했던 교사의 마지막 선택 앞에, 우리는 참담함과 비통함을 느낍니다. 교육자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견뎌야 했던 고통,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 고독과 좌절이 이 죽음에 담겨 있습니다.

2023년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교사가 교육 현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 이후, 사회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교사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법과 제도는 여전히 미비하며, 교육 현장에는 교사의 권리를 침해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문화가 여전합니다.

2023년 7월, 교육부는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방안을 발표하며, 시도교육청과 협력하여 교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교육활동 보호 후속 조치 이후 지난 10개월 동안 학교의 변화를 점검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교육부의 발표는 대부분의 교육활동 보호 조치가 90% 이상 완료되었다며 자화자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은 서이초 1주기를 맞아, 교육부의 발표가 실제 교사들의 체감과 얼마나 다른지를 조사하고 발표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교사들이 체감하는 정책 실효성은 교육부의 발표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기에 개선을 요구한 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1년 뒤 5월, 교사의 생명 안전망은 이번에도 작동하지 않았고, 또 한 분의 선생님이 악성 민원으로 스스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번 사건은 교육부와 제주도교육청의 교권 보호 제도가 실질적으로 교사들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교원단체들의 간절한 제안을 겸허히 들었더라면, 교육부와 교육청이 진정성 있는 개선 의지를 보였더라면 오늘과 같은 비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단순히 제도의 존재 여부를 넘어, 그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교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어떤 보호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한 지금입니다. 

제주에서는 이번 모 중학교 선생님의 죽음 이전에도 이미 스스로 유명을 달리하신 선생님이 두 분이나 계셨습니다. 과연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이번의 경우, 학교의 민원대응팀은 제대로 작동했는지, 해당 학생 누나의 교육청 민원 이후에 교육청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해당 과정에서 선생님이 압박을 느끼지는 않았는지 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혹여나 교육청이나 학교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만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닙니다. 교사가 교육적 판단 아래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원하고 보호해야 할 학교와 교육청, 나아가 사회 전체가 교사를 홀로 내몬 사건입니다. 과연 해당 선생님뿐이겠습니까? 민원과 압박, 비난에 시달리며 교사들은 오늘도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버티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선생님의 장례식장에서는 유난히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다시는 교사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학생들이 선생님의 장례식장에서 눈물 흘리는 일이 더는 없도록, 이제 우리 사회는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2025. 5. 26.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