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디지털교과서 교육자료 법안 공포 및 교육부의 거부권 남용 규탄 기자회견 발언문
한성준(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AI 평가 및 대시보드 기능을 활용해 본 한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초등 5학년 수학 기초학력이 낮은 학생인데, 이 학생은 태블릿으로 문제를 푸는 것보다 종이 문제지에 필기하면 문제를 푸는 것을 훨씬 선호했습니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틀렸다는 표시가 가득한 화면을 보면 짜증을 내거나 화면을 넘겨버리고 했습니다.”
영어를 가르친 초등 선생님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적으로 많이 실망했습니다. 학생의 발음을 인식하는 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구글 번역기나 파파고도 바로바로 인식하는데 AIDT는 한참 못 미쳤습니다. sun이라고 했는데 I don’t으로 인식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학생이 조작하기 어렵고, 음성 인식 기술도 불완전한데 돈을 주고 구독하는 것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교육부는 수천, 수조의 예산을 들여 세계 최초의 AIDT라 자랑했지만 그 자랑이 현장에서는 졸속 도입과 예산 낭비로 읽히고 있습니다. 또한 이주호 장관은 AIDT를 교육자료로 하면 교과서 개발사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교육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개발사의 이익이 학생들의 배움에 우선할 수 없습니다. 교육격차가 걱정스러웠다면 제대로 된 AIDT를 개발에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국가 차원에서 우선 지원을 했으면 될 일입니다.
AIDT가 교육자료가 되면 학교 현장이 혼란해진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AIDT 개발 과정 자체가 지금까지 현장을 계속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거부권을 남용하는 것이 현장을 더 혼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무엇이 혼란인지, 정말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는 하는 것인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결국 이 사태를 불러온 것에 대한 책임은 이주호 장관과 교육당국에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계속 경고했습니다. 문해력 저하, 디지털 기기 과의존, AIDT의 효과성 검증 부족, 개인정보 보호 방책 미비, AIDT의 기술력 불확신, 막대한 예산 투입과 낭비, 제반 여건 미비 등 현장은 계속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지금껏 눈감고, 귀 닫고 졸속으로, 과속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책임을 현장으로 떠넘기지 마십시오. 학생의 배움을 개발사의 이익과 저울질하지 마십시오. 거부권을 남용하지 마십시오. 이제는 제발 역사 앞에, 교육주체들 앞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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