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17개 시도교육청 학교별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 논의 지원 촉구

보도자료

[성명서] 17개 시도교육청 학교별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 논의 지원 촉구

최고관리자 0 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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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주체들의 예고된 죽음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
▶ 9월 4일은 갈등과 분열이 아닌 평화와 연대의 장이 되어야 함.
▶ 교육감은 학교장이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재량휴업일 여부를 지정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그 논의를 시작하도록 먼저 나서야 함.
지난 서이초 사건 이후 대한민국의 교육계는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을 지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교육 회복에 대한 선생님들의 뜨거운 열망이 실효적인 교육 변화로 이어지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서이초 선생님의 안타까운 죽음 이전에도 선생님들의 억울한 죽음은 계속 있었습니다. 또한 과도한 경쟁교육에 내몰려 스스로 삶을 마감했던 학생들의 안타까운 죽음도 있었습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기쁨이 아닌 고통이 되는 대한민국의 교육은 계속해서 예고된 죽음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교육주체들의 죽음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9월 4일 추모 행사는 교육주체들을 죽음으로 내몰며 교육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던 구조적 문제를 걷어내고 학교의 본질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9월 4일 추모 행사가 관리자와 일반교사를, 선배교사와 후배교사를, 교사와 학생을, 교사와 학부모를 편 가르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9월 4일이 지금껏 있었던 수많은 죽음을 애도하고, 교육의 공공성이 회복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에 현재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9월 4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하여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하며 교육 회복의 분기점으로 삼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 대부분의 학교들은 9월 4일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고 있지 않아, 교육주체 사이에 큰 혼란과 갈등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부 선생님들은 만약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징계의 위험도 불구하고 병가, 연가 혹은 무단결근 등으로 9월 4일에 일상을 멈춘 애도와 추모에 함께하고자 하십니다. 선생님들께서 이러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지금 선생님들은 9월 4일 학교에 출근해서도 정상적으로 수업을 할 수 없을 만큼 큰 슬픔과 비통함, 그리고 분노의 감정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개별 교사들의 움직임은 억지로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에 관한 논의조차 하지 않고 9월 4일을 맞게 된다면, 행사에 참석한 교사들에 대한 징계가 이뤄질 수도 있으며, 이는 우리 교육계에 큰 상처가 될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일궈왔던 교권 회복과 공교육 정상화의 목소리는 교사 징계 문제라는 또 다른 이슈로 인해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교사들의 연가, 병가 등으로 인한 수업 결손 등 큰 혼란과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집회 참석 여부를 두고 선생님들 사이에서 갈등과 반목도 유발될 수 있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9월 4일 추모 행사가 갈등과 분열이 아닌 평화와 연대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17개 시도교육감이 학교가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를 논의할 수 있도록 먼저 나서 줄 것을 요청합니다.  지금은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를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가 필요한 때입니다. 시도교육청은 9월 4일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에 대해 학교가 논의를 시작할 수 있도록 공문을 시행하여 학교별로 충분히 자율적 결정이 이뤄질 수 있음을 먼저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학교장들 역시 교육감의 공문에 근거하여 논의의 장을 마음 편히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재량휴업일 지정에 관하여 학교급별, 지역별 요구 사항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재량휴업일 지정에는 학부모의 의견수렴도 중요한 절차입니다. 그런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일정을 감안하면 이미 시일이 촉박합니다. 이에 각 시도교육감은 보다 엄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논의를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각급 학교에 속히 전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의 경우에라도 9월 4일 추모 행사로 선생님들께 징계가 내려져서는 안 될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나뉘는 일 또한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에 학교가 자율적으로 재량휴업일 지정 여부를 결정하도록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논의의 시작을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2023. 8. 24.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