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교사의 약 60%(883명)가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생활기록부 기재는 부작용이 많으므로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습니다. 반면, 생활기록부 기재 찬성은 35.8%(530명), 잘 모르겠음은 4.2%(62명)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교육부장관이 96%의 교사와 88%의 학부모가 교육활동침해 사항의 생활기록부 기재에 찬성하고 있다고 밝힌 6월 설문조사의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6월 설문조사에 근거해 입법화하겠다는 교육부의 발표에 우려를 표합니다.
학교폭력 가해 조치 사항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학교가 소송 전쟁터가 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때부터 학교폭력 관련 학부모의 민원도 급증하였습니다. 학교폭력 가해 생활기록부 기재가 지금의 사태를 불러오는 데 큰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활동침해 사항의 생활기록부 기재 조치를 거론하는 것을 보며 과연 교육부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더군다나 교육활동침해 사항의 생활기록부 기재의 정책 효과나 부작용에 관한 제대로 된 정책 연구와 근거 제시도 없이 교사와 학부모가 동의하고 있다면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장관의 발표는 현장의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의 설문에서 생활기록부 기재를 반대하시는 60%의 현장 교사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생기부 기록이 변화를 가져오기보다 징벌적 의미가 크며 이로 인해 보호자와 교사 간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생기부 기재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해주지 못한다.”
“정서행동 위기 학생(일명 금쪽이)들이 생기부 적는다고 문제행동을 안하는 것이 아니다.”
“생기부 기재를 막기 위한 소송 및 보복성 2차 가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쪽이들이 생기부 적는다고 문제행동을 안 할 거였으면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해지지도 않았다.”
“학폭 생기부 기재 후 교육현장이 고소 고발의 난장이 된 걸 봤으면서 같은 짓을 하려 한다니”
교육활동침해 사항 생기부 기재가 과연 교육적으로 교사를 보호하고 학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길인지 다시 생각하고 생기부 기재 추진을 조속히 철회하기를 요청합니다.
교사들이 교육활동침해를 당한 후에 피해 당사자로서 자신이 당한 일을 떠올리며 교육활동침해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하는 일은 피해 교사에 대한 2차 가해나 다름없습니다.
또한 정서행동 위기 학생이나 품행장애를 가진 학생의 학부모님들은 대부분 혹시나 자녀가 교사와 다른 학생의 교육활동을 침해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생기부 기록 조치 추진은 학부모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어 이전보다 더 심한 교사와의 갈등만을 부추길 뿐입니다.
이에 교육부는 교육활동침해를 이미 당한 후에 침해 사항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하는 정책을 철회하고, 교육활동침해 전에 교사를 보호하고 해당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3만여 교사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엄중한 시국입니다. 교육부는 더 이상 교육적이지도 않고, 실효성도 없는 정책으로 이 사태를 모면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교사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뿐만 아니라, 과감한 예산과 인력의 투입으로 교사도 살리고, 정서행동 위기학생도 살리고, 그 외 모든 학생들을 살리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