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시교육청의 2개 특성화중학교 운영 성과 발표 및 지정 취소 절차 진행 결정은 교육정상화를 위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6/10(수)일, 특성화중학교 3곳 중 서울체육중을 제외한 2개 국제중에 대해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지정 초기부터 교육적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많았던 국제중에 대해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 것은 늦었지만 교육정상화를 위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입니다. 해당 학교에서는 이번 결정을 정치적 논리로 학교교육을 매도하는 비교육적 행위로 규정하고 법적 절차를 예고하지만, 교육적으로 명분을 갖기 어려울 것입니다. 부모의 경제적 배경을 가지고 사립초-국제중-특목·자사고-일류대로 연결되는 특권적 구조를 우리 교육에서 유지하는 것이 교육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특성화중학교 운영 성과 결과 발표는 교육적 관점에서 타당한가로 판단될 문제입니다. 의무교육인 중학교에서 특정 학생들을 선별해서 국제중을 운영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타당한가, 국제중 설립 목적과 기준, 운영지침에 따라 교육적으로 제대로 운영되었는가가 기준이 될 것입니다.
2. 글로벌 인재 양성은 특별한 한두 학교의 교육목표일 수 없으므로 특성화중학교 설립 목적으로는 부적절합니다.
특성화중학교 지정 운영의 법적 근거는 초중등교육법 제61조 학교 및 교육과정 운영의 특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6조 특성화중학교,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55조 특성화중학교의 지정 구분 등입니다. 시행규칙 55조 1호에 “국제 분야를 특성화하기 위한 중학교”를 구분해 놓았는데, 우리 사회에서 국제 분야에서 특성화하여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과연 소수의 학교에서만 특례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는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고 계층 간 소통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학교 시절에는 시민으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중학교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계층 간 분리를 강화하고 특권의식을 형성하게 하는 것은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 위험성을 키우는 꼴입니다. 따라서 국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가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주요 목표라면, 이는 특정 학교가 아닌 지역의 모든 학교에서 공통으로 추구해야 할 교육목표이자, 교육과정이어야 합니다. 국제중을 특성화중학교로 운영할 교육적 타당성은 없습니다.
3. 국제중과 같은 조기 분리교육은 교육의 공공성과 사회통합을 저해합니다.
국제중학교의 1인당 지출 교육비는 1년에 1,000만 원이 넘습니다. 일부 소수의 사회적배려대상자를 포함시킨다고 하지만 수백만 원에 달하는 해외체험활동은 개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을 경우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학교, 극히 소수에게만 허용된 교육입니다. 이와 같은 교육이 지속될 경우 교육의 공공성이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모든 시민이 자신의 배울 권리를 누리는 교육이 아니라, 대학등록금보다 더 많이 낼 수 있는 계층이 소위 명문대를 가기 위한 코스가 되고 있는 것은 교육이 사회 양극화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수의 아이들을 분리시킨 교육은 사회통합에 저해되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배우는 사회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습니다. 이는 국제중 학생들에게도 비교육적이며 세계 여러 나라 다양한 문화를 가진 이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진정한 글로벌 의식을 키우려는 목적도 이루지 못합니다. 아이들을 선별해서 가르치는 교육이 글로벌 인재 양성 교육이 될 수 없습니다.
4.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 55조 1호를 폐지하십시오.
서울시교육청이 평가 결과를 토대로 2개 국제중학교의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국제중학교는 정치적 논리로 학교교육을 매도한다고 하며 법적 분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작년 자사고 지정 취소 논란이 재현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국제중학교를 둘러싼 입학 비리와 지정 취소 논쟁은 교육청 평가만으로 풀 수 없습니다.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발표뿐만 아니라 작년 자사고 취소 논쟁을 통해서도 충분히 학습하였습니다. 또한 특성화 중학교로 지정하여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교육목표 또한 일부 학교가 아닌 모든 학교가 추구해야 할 교육목표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특성화중학교 지정 취소 진행 결정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6조 ⑤항에 근거한 평가였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해당 학교 교육 주체들과 교육청 사이의 갈등과 반목만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작년 자사고 지정 취소 논란을 감안하면, 이번 특성화중학교 지정 취소 진행 결정은 해당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만으로 지정 취소를 결정함에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에 교육부는 작년 11월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2025년부터 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하였던 것처럼, 시행규칙 제55조 1호를 폐지하는 개정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현행 제도에서 국제중에 입학한 학생들이 입학 당시의 교육과정대로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고, 일반중 전환 과정에서 두 개의 시스템이 운영되는데 필요한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