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에 가정방문 소개 기사가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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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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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30 18:03
부담없는 대화… ‘아이 장래’ 지름길이 보였다
양주 효촌초등학교 교사 ‘가정방문’ 동행기
화창한 3월의 마지막 주 첫날인 25일 오후 6시40분. 경기 양주시 효촌초등학교 정인영(39) 교사는 서둘러 가방을 챙겨 교문을 나섰다. 7시부터 두 학생의 가정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초등학교의 가정방문은 학부모들이 부담을 느낀다는 이유로 1981년부터 중단됐다. 그러나 효촌초교는 지난해부터 학교장의 재량으로 가정방문을 하고 있다. 학기 초에 가정통신문을 통해 가정방문 계획을 알리고 동의하는 학생에 한해 집을 방문한다. 혁신학교인 이 학교는 교육과정이나 수업방식 등 학교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마련한다. 공립인 이 학교는 한 학년에 한 반씩이며 학생은 한 반에 평균 13명이다.
아파트에 도착해 초인종을 누르자 학부모인 송기제(47·좋은나무교회 집사) 이선진(47·〃)씨 부부가 반갑게 맞이했다. 이날 찾은 곳은 담임을 맡고 있는 5학년 이삭(11)군의 집이다. 3학년인 동생 이레(9)군도 쪼르르 따라 나와 인사했다. 정 교사가 오기 전 동생 담임교사가 먼저 가정방문을 다녀갔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이기 때문인지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어색함은 없었다.
정 교사는 “올해로 교사가 된 지 7년째이고 지난해 효촌초등학교로 왔다”며 “일반초등학교와 달리 혁신학교여서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구성할 수 있고 게다가 시골학교라 학생수가 적어서 좋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어머니 이씨는 “이삭이가 저학년일 때는 친구들과 다툼이 잦았지만 학년이 높아지면서 그런 일은 없지만 장난이 너무 심해 걱정”이라고 선생님에게 털어놨다. 이씨는 친구들의 장난이 심해 이삭이가 학교생활이 좀 힘들다고 얘기하면 자세히 듣고는 구체적으로 친구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했다.
이에 정 교사는 어머니와는 다른 생각을 얘기했다. 그는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은 좋으나 5학년 이상이 되면 엄마가 모든 해결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보다는 아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즉 자녀들에게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어느 정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줘야 된다는 것이다. 기독교사연합단체인 좋은교사운동 소속인 정 교사는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네가 잘되길 바라지만 네 인생은 하나님이 다 주관하실 것이고 나는 부모로서 내가 맡은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할 것을 권면했다. 부모는 들어주고 “그랬구나. 힘내서 잘 해봐라”라고 공감하되 어떻게 할 것인지의 결정은 자녀가 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아버지 송씨는 혁신학교를 졸업한 후 일반 중고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고 정 교사는 “피할 게 아니라 부딪쳐보고 그걸 이겨 나가면 나중에 더 잘 이겨 나갈 수 있다”며 “요셉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이겨 나갈 수 있도록 크는 게 훨씬 아름답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학교에서 교우관계, 교육내용, 학교생활, 부모 참여 활동인 학부모 다모임 등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두 번째 집은 미루(11)네였다. 미루네도 아버지 심병섭(42) 어머니 김지연(42)씨가 함께 맞아주었다. 이번에는 미루의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평소 책을 많이 보는 미루가 대견하다는 어머니 김씨는 그러나 미루가 읽는 데 그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노력을 더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진짜 쓸 이야기가 있으면 쓰기 시작할 것”이라며 “자신이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자기 걸 내놓고 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쓸 것”이라고 조급해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 교사는 미루에게도 “인생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다”며 “대신 네가 해야 될 일을 노력해서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루가 4학년 때까지 힘들었던 일, 부모가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얘기했다. 김씨는 “아이가 가정방문을 오신다고 많이 기대했다”며 “집에 선생님이 오신다는 것만으로도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 주신다는 느낌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가정방문해 교사가 환경을 살펴봄으로써 학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부모는 교사를 직접 만나 얘기함으로써 교육 현장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가정을 방문하고 밤 10시가 가까웠지만 집으로 향하는 정 교사는 학부모들과 쌓인 신뢰에 피곤한 줄 몰랐다.
양주=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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