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지만 봄이 아니다. 새학기가 왔지만 머리가 복잡하다. 전 학년 학생과 종업식도 못했고 새학년 학생과 얼굴 인사도 못했다. 끝도 시작도 아닌 어중간한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새로운 에너지로 시작해야 할 3월! 오히려 무기력해지고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렇다. 모든 것이 코로나 때문이다. 전염병, 사이비 종교, 그리고 마스크! 영화 속 현실에 살아가고 있다. 종종 마스크를 쓰고, 텅 비어 있는 거리를 걸어갈 때면, 내가 현실에 있는 지, 영화 속에 있는 지 착각할 때가 많다. 혼란스런 이때, 그래도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사람과 시스템을 돌보는 사람들이 보인다. 존경스럽다. 이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넋이 빠져 있는 이때, 갑작스럽게 들어온 문장 하나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 어디까지든 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 이 어수선한 정국에 나는 나를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나의 무기력은 코로나가 아니라 나로부터 왔다. 편한 것만 찾고, 쉬운 것만 하려는 나! 정신을 차리고 곰곰히 내가 할 일을 다시금 찾는다. 지금 내가 걸어갈 길을 찾아본다. 내 중요한 사명 중 하나는 고통받는 교사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었다. 수업코칭연구소, 어느덧 이 사역을 해 온 지 8년째다. 올해는 ‘위로'의 공동체를 넘어서 ‘콘텐츠'의 공동체를 만들려고 한다. 혼자 가면 힘들겠지만, 함께하는 훌륭한 선후배 선생님들이 많다. 공동체를 세우는 신비한 능력이 있는 이규철 선생님, 깊이있는 시선으로 교육정책을 연구하는 김효수 선생님, 따듯한 감성으로 혁신학교를 이끌고 있는 이상민 선생님, 독서와 글쓰기로 교사들의 내면을 치유하고 있는 임진묵 선생님, 그림과 영화로 사람의 감성을 회복시키는 이영춘 선생님, 교사들의 수업을 존재로 보면서, 수업 속 의미를 탁월하게 찾아주는 박윤환 선생님, 사진과 영상으로 교사들을 위로하는 이정우 선생님 그리고 따순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우리 수업코칭연구소 선생님들~! 나를 따듯하게 위로하면서 “아우님", “형님"했던 분들과 2020년 수업코칭연구소의 새로운 비전을 함께 만들어갈 <수업코칭연구소 활동가 과정>을 3년 만에 연다. 1년의 활동가 과정을 통해 우리 선생님들이 따듯한 수업 나눔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단단히 세우고,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수업을 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from 수업코칭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