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지현∙홍민정 공동대표입니다. 지난 2년 3개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와 가정은 많이 힘들었습니다. 선생님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공부와 학교 생활에 흥미를 잃게 되었고, 부모의 관심과 사교육 도움 없이 학업을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이제 어른들은 코로나19로부터 조금씩 벗어나 일상 생활로 돌아가고 있지만, 학교 교육은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교육 격차가 더욱 커졌기 때문입니다.
● 누적된 교육격차, 10명 중 8명이 소외되는 교육 현실
2021년 6월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보통학력 이상의 학생은 줄어들었고 기초학력 미달인 학생은 증가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중위권 학생은 줄어들고 하위권 학생은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는 뜻인데요.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린 지난 2년의 학교 생활은 학생들에게 심각한 학력 손실을 낳게 했습니다. 누적된 학력 손실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교육과 입시 제도는 여전히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서열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학교 안에서 성적으로 학생들을 차별하는 잘못된 제도와 관행이 아직 남아있어 이를 바로잡는 일이 시급합니다.
최근 저희는 일반고 교사의 안타까운 토로를 들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학교의 회복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선명해졌습니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1학년 1학기만 지나도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포기하고 스스로 패배자 낙인을 찍으며 성적 우수자 중심의 교육과정에 말없이 따라가 주는 형국입니다. 2학년 때부터 이루어지는 각종 선택과목도 성적 우수자를 중심으로 편성하다 보니 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더욱 소외되고 맙니다.ᅠ높은 등급의 인원은 이미 비율로 정해져 있으므로 대부분 학교에서 80%ᅠ가량의 많은 학생들이 학교생활의 즐거움과 의미를 잃고 낙오되고 맙니다. 이런 상황을 시급히 개선하지 않으면 고통 받는 학생들은 앞으로 더 많아지겠지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어주세요.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선생님께서도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성적 차별 문제에 대해 같은 마음으로 걱정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소외 당하며 성장의 기회를 빼앗긴 수많은 학생들의 이야기가 내 아이의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하면, 안타까움을 넘어 공분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 <성적 차별 관행> 실태를 조사하는 일에 ‘학생들과 함께’ 참여해 주세요.
선생님,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실태조사에 나서주세요. 현재 1학기를 비롯하여 지난 2년 동안 학교 안에서 일어났던 “성적 차별 및 학생들을 학교교육으로부터 소외시키는 비교육적 관행” 실태를 조사하는 일에 선생님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생∙부모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실태를 정리하여 실태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알리며, 특히 6월 1일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들에게 이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줄 공약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려고 합니다. 많은 교육감 후보들이 우리 교육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핑크빛 공약을 내놓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오랫동안 학생과 부모들을 괴롭혀온 잘못된 악습과 관행, 제도들을 끊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지금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물어봐주세요. 학교에서 성적으로 소외감을 느낀 경험, 더 나아가 성적으로 인해 차별받은 경험이 있지 않은지요. 혹 학생들이 스스로를 들러리 같은 존재라고 느끼며 학교를 다니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게 느끼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요. 그 이야기를 아래 설문조사에 담아 주시고, 주변 동료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이 설문조사를 공유해 주세요.
학교에서 성적으로 차별 받은 경험이 우리 아이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이 되어선 안될 것입니다. 이러한 일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지금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적 차별 관행을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바로잡기 위한 일들을 당장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