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오늘 ‘학교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발표는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부가 발표한 ‘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 방안’에 대한 일종의 개선안입니다. 서이초 1주기와 2주기를 지나며 교육부가 발표했던 ‘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 방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교사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 증명하였습니다.
이번 방안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교원보호 방안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노력한 방안이라 평가합니다.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대한 엄정 대응, 지역 단위 교권보호 네트워크 강화 등의 방안에는 그동안 현장에서 냈던 다수의 방안들이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를 교육 기관이 아닌 준사법 기관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교육활동 침해 조치에 대한 학생부 기재에 대해 제외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힙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교사 개인이 아닌 기관이 대응하는 민원시스템 확립은 요원해 보입니다. 학교 대표번호와 이어드림 시스템으로 민원 창구를 단일화한다 하였지만, 이는 학교에서는 실제 작동하기 어려운 원칙에 대해 그 원칙을 다시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는 안입니다. 민원 창구가 단일화되지 않으면 민원은 다시 기관이 아닌 개인이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교육부는 학교 내 민원대응팀의 책무성을 제고한다 하였지만, 학교 민원대응팀은 대부분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과 시간 전후로 학교 대표번호로 문의해 오는 다양한 종류와 수준의 민원을 누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처리해 낼지 아득할 뿐입니다. 일과 시간 전후로 학교 대표번호로 걸려 오는 요구를 수용하고 대응할 인력과 절차를 준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둘째, 온라인상으로의 민원 처리를 위해 이어드림 시스템을 제안하였지만, 현재의 이어드림은 상담 예약과 특이 민원 관리를 위한 기능이 있을 뿐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통합 민원 체계가 될 수 없습니다. 학교 홈페이지를 시작으로 각종 SNS 플랫폼, 교육청과 사기업에서 만든 제각각의 온라인 소통 시스템이 혼재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어드림만으로 온라인 민원 창구가 단일화될 수는 없습니다. 이어드림이 상담 예약 기능을 넘어 통합 민원 처리 시스템으로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시스템 개선 후 혼재된 온라인 소통 체계들이 이어드림을 중심으로 일원화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적 차원의 뒷받침은 대부분 사건이 발생한 후에 대한 조치들 중심입니다. 교권침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예방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교육활동 존중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번 교육부의 발표 내용 중 교육활동 존중 문화 조성 방안은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은 법과 제도를 만들어 가는 일보다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교육 주체들이 서로의 고통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이어지는 교사들의 죽음에 대한 교육부 차원의 책임 있는 답변과 같습니다.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민원시스템 확립은 이번 방안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민원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으면 민원은 기관이 아닌 개인이 대응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교사들의 상처와 죽음은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부가 민원시스템 확립을 위해서도 현장과의 소통에 더욱 힘을 쏟아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