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2024년 2학기 늘봄학교 전국 시행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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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024년 2학기 늘봄학교 전국 시행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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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통합보다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의 늘봄학교 통합 과정에서 인력과 예산 지원 합의가 우선
▶ 늘봄지원실장 미배치 소규모 초등학교 및 임기제 연구사 우려
▶ 초등학생 수 급감과 지역소멸 시대에 적합한 초등 돌봄 모델 필요
교육부는 지난 14일 2학기 늘봄학교 전국 시행을 위한 시도별 준비 상황을 발표했습니다. 교육부의 2024년 늘봄학교 추진 방안에 따른 2학기 늘봄학교 전국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준비 과정 없이 조급하게 확대하는 늘봄학교 전국 시행에 대해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표합니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참여 희망자 28만 명 전원을 수용 가능하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과대, 과밀학급의 경우 늘봄 공간이 부족해 겸용 교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한 교육부는 이번 발표에서 각 학교에 늘봄학교를 위한 충분한 인력을 확보했다고도 발표했으나,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교육부가 배치하는 늘봄지원실장 2,500여 명은 전체 초등학교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니다. 더욱이 늘봄지원실장을 임기제 교육연구사로 배치하는 문제는 교육계 내에서도 충분한 합의에 이르지도 못했습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늘봄학교 전국 시행에 앞서 현장의 우려를 담아 다음과 같이 보완을 요구합니다.

첫째, 2학기 늘봄학교 전면 시행에 앞서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의 늘봄학교로의 통합 과정에서의 인력과 예산 지원에 대한 합의가 중요합니다. 교육부의 2024년 늘봄학교 추진 방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기존의 초등학교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늘봄학교로 브랜드 통합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브랜드 통합보다 중요한 것은 인력 지원에 대한 통합입니다. 2학기 늘봄학교 전국 시행 전에 초등 돌봄교실을 담당하는 돌봄전담사를 늘봄전담사로 전환하는 일이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비정규직 인력으로 국가 차원의 돌봄 체계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노조와의 대화와 합의가 우선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더욱이 교육부가 이번에 밝힌 학교당 1.4명의 늘봄학교 실무인력에도 비정규직 인력이 많습니다.

2024년 1학기 늘봄학교는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와 늘봄 프로그램 강사 인력에 의해 운영되었습니다. 시간당 4~6만 원 수준의 높은 늘봄 프로그램 강사비 지급을 통해 외부강사 인력의 늘봄 프로그램 쏠림 현상이 있었습니다. 초등 방과후학교의 경우, 같은 프로그램도 학교와 지역에 따라 만 원부터 5만 원까지 시간당 강사비 편차가 큽니다. 방과후학교의 늘봄 프로그램 통합 운영을 위해서는 강사비 표준화와 이를 위한 예산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초등 방과후학교 무상화 정책 방향으로 진행하는 늘봄학교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될 때, 한정된 교육예산 안에서 전국 시행이 가능한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안정적 예산 확보와 이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지만, 역대 정부에서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법제화 논의 과정과 늘봄학교 시범 과정에서의 현장 불통을 감안하면 늘봄학교 법제화 문제는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보다 사회적 갈등만 유발해 낼 것입니다. 결국 늘봄학교 사업을 위한 예산과 법적 근거도 확보하지 못한 채 조급하게 실시하는 늘봄학교 전국 확대 정책은 정책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으며 큰 갈등을 불러올 것입니다.

둘째, 초등학교 내 늘봄지원실 설치와 늘봄지원실장 배치에 대해서도 합의와 숙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교육부는 늘봄지원실장 배치 인원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3년간 2,452명의 늘봄지원실장을 증원하여 초등학교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늘봄지원실장이 배치되지 않는 다수의 소규모 초등학교(3,733개교)는 교감이 해당 역할을 담당하거나 인근 학교 늘봄지원실이 겸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인근 학교 늘봄지원실장이 여러 학교를 겸임하는 경우와 교육(지원)청별 늘봄지원센터 행정 지원이 얼마나 개별학교에 실효적인 도움이 될지도 의문입니다. 늘봄지원실장이 없어 교감이 대체해야 하는 경우에도 교감 업무 수행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필요합니다.

2년짜리 임기제 교육연구사로 늘봄지원실장을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학교 현장의 우려가 많습니다. 임기제 교육연구사가 근무 기간(1년에서 최대 2년)에 따라 자신이 맡은 늘봄학교의 운영을 책임지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초등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에 따라 초등학교와 초등교사가 늘봄학교를 비롯한 돌봄 업무를 전담하며, 학교가 사회적 돌봄 수요를 책임지는 구조가 고착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지역돌봄 체계 구축을 통해 초등학교 외에 지역사회 돌봄기관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어야 사회적 돌봄 수요를 소화할 수 있습니다.

셋째, 초등학생 수 급감과 지역소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초등 돌봄 모델이 필요합니다. 돌봄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국가 차원의 돌봄 체계를 구축하기보다 학교에 그 책임을 몰아주는 방식으로는 온전한 돌봄 체계가 구축될 수 없습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늘봄학교의 원조는 경남교육청 거점통합돌봄센터 ‘늘봄’입니다. 늘봄은 인근 10여 개 초등학교에서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모아서 운영합니다. 돌봄 수요가 적은 소규모 초등학교까지 늘봄 인력을 모두 배치하기보다 거점형 늘봄학교에 학생들을 모아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올해 경남교육청은 소규모 학교를 위한 새로운 돌봄 모델로서 ‘캠퍼스형 공동학교’를 의령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령군은 학생 수 감소와 지역소멸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를 3개 권역으로 묶고, 권역별 학생들을 모아서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늘봄학교 또한 권역별 운영이 필요합니다. 심각한 저출생으로 초등학생 수 급감 시대에 거점형 돌봄센터나 권역별 늘봄학교 운영이 예산과 인력 지원,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 질 높은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서 지속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각한 저출생과 초등학생 수 감소 위기 속에서 초등 돌봄 공백 문제는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2024년 2학기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늘봄학교가 교육부의 비전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늘봄학교’가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늘봄 정책의 조급한 확대에 앞서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의 늘봄학교 통합문제 해결에 먼저 나서십시오. 늘봄학교 브랜드 통합보다 인력과 예산의 통합 과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국가 차원의 돌봄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둘째, 늘봄지원실장 미배치 초등학교를 위한 업무지원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늘봄지원실장의 임기제 연구사 배치는 교육계 내부에서도 더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며, 3년 내 2,500여 명 외 미배치 학교에 대한 업무 지원이 필요합니다.

셋째, 소규모 초등학교를 위한 초등 돌봄 모델과 거점형(권역별) 늘봄학교 운영 정책이 필요합니다. 저출생과 초등학생 수 감소로 인해 소규모 초등학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거점형, 권역별 늘봄학교 운영 프로그램 개발과 확산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한 예산과 인력 지원, 프로그램 운영의 지속 가능성 확보가 중요합니다. 
2024. 8. 19.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