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 방향 우려 표명

보도자료

[성명서]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 방향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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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 인원 해소 노력과 시범 운영 과정상의 부각된 문제들에 대한 해결 노력은 마땅히 필요한 일
▶ 현장의 개선 요구 사항을 반영하기보다 성급하게 늘봄학교를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현장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
▶ 늘봄전담교사 제도는 돌봄 업무를 학교에 고착화하는 제도로 재검토 필요
▶ 늘봄학교지원특별법 제정에 대한 이해당사자 간의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 마련 필요
교육부는 지난 17일 초등돌봄 대기 인원 해소 성과를 부각하고, 2학기 늘봄학교 정책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 방향’을 발표하였습니다. 초등돌봄 대기 인원 해소를 위한 교육당국의 노력과 시범 운영 과정에서 부각된 문제들에 대한 해결 노력은 마땅히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번 발표안이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돌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됩니다.

우선, 초등 돌봄교실 대기자 수를 8천 7백 명 수준으로 약 43% 감소시켰다 발표하였지만, 돌봄교실 대기자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대기자 수 해소율은 19%에 그치고 있습니다. 유휴교실 혹은 유휴공간을 돌봄교실과 돌봄공간으로 바꾸기 쉬운 지역에 대기 인원이 줄면서 전체적인 인원이 줄어든 부분이 큰 것으로 예상합니다. 오히려 이러한 지역은 운영 초기부터 유휴교실을 왜 활용하지 않아 대기 인원을 발생시켰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대기 인원이 준 데에는 돌봄교실을 참여하다 그만둔 인원도 있을 것이므로, 그만둔 인원과 그 이유도 함께 공개했어야 합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지난 5월 1일 정보공개청구 결과 자료를 근거로 늘봄학교 시범운영 사업의 문제와 현황을 성명으로 낸 바 있습니다. 시범운영 사업에서 드러난 지역단위 관리 운영체제 구축 미흡, 비정규직-비전문직 인력 운영의 문제, 공간과 예산 지원의 문제 등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교육부 발표 내용을 보면, 늘봄학교 시범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에 대한 현장의 개선 요구 사항을 반영하기보다는 늘봄학교의 양적 확대 방안에 주안점이 있습니다. 내실 있는 시범운영으로 늘봄학교 정책의 현장 적합성을 높여야 할 시점에 성급하게 양적으로 늘봄학교를 확대하는 것은 현장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입니다.

특히 현장에서 수차례 지적한 학교 업무 과중 문제와 인력 지원 문제는 이번 방안에서도 뾰족한 해결 방안이 제시되지 못하였습니다. 늘봄학교 확대 방안은 매우 구체적이나 확대 방안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인력 지원 부분은 정책 목표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비교과 교사 직제로 늘봄전담교사 도입을 검토하고 이를 위한 늘봄학교특별지원법을 마련하겠다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몇 명을 언제까지 배치할 수 있는지 밝히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돌봄전담사 추가 채용은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다소 일부 증원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늘봄학교 업무경감을 위한 학교에서 지역별 지원센터로의 업무 이관 계획도 단계적 업무 이관이라는 원칙만 제시되었을 뿐 구체적인 이관 업무와 이관 일정은 제시되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늘봄학교는 확대되는데 전담 인력과 업무 이관은 확정되지 않아 학교는 늘봄학교 운영으로 업무 과부하 상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늘봄전담교사 제도는 돌봄 업무를 학교에 고착화하는 제도로 재검토가 필요한 정책입니다. 교사의 돌봄 업무가 늘어나니 본업인 수업을 덜하고 오히려 돌봄 업무를 전담시키겠다는 발상은 교사와 학교의 역할에 대해 주객이 전도된 처사라 할 것입니다. 지금도 늘어난 돌봄 업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부 기간제 교사가 수업을 대신하고, 업무 담당 교사는 돌봄 업무를 더 많이 하는 방식으로 늘봄학교 시범운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늘봄전담교사제는 이런 비상식적 구조를 더욱 고착화할 것입니다.

코로나를 지나며 돌봄정책은 돌봄전담사의 고용 안정화를 통해 인력을 확보하고, 지역 단위와 돌봄 업무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이번 늘봄전담교사제는 이런 방향과는 정반대의 정책으로 돌봄을 학교의 고유 업무로 고착시키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학내 갈등을 증폭시킬 것입니다. 늘봄학교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돌봄전담사의 고용 안정화와 채용 증가의 방식으로 풀어야 할 것입니다.

교육부는 이번에 초등 방과후․돌봄 관련, 다양한 인력의 안정적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가칭)「늘봄학교지원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 밝혔습니다. 이 법안은 학교의 돌봄 업무를 고착화시키는 늘봄전담교사 제도의 법률적 근거가 될 것이기 때문에 특별법 제정을 두고 돌봄 이해 당자와의 충분한 조율과 소통 과정이 필요합니다. 교육부는 이 법안이 늘봄학교 정책의 안정과 지속화를 지원하기 위한 법안이라 밝혔지만 이해 당사자와의 충분한 협력과 소통의 과정이 없다면 이 법안은 갈등의 뇌관이 될 것입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늘봄학교 정책의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지금은 늘봄학교의 양적 확대를 꾀할 때가 아니라 시범운영을 내실 있게  진행해야 할 때입니다. 시범운영 과정에 드러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 주십시오.

둘째, 늘봄학교 인력 지원은 돌봄전담사의 고용 안정화와 채용 증가의 방식으로 풀어야 합니다. 돌봄 전담 인력 지원 방안과 정책 목표를 명확히 밝혀 주십시오. 

셋째, 늘봄학교지원특별법 제정에 대해 이해당사자 간의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마련해 주십시오.
2023. 5. 23.
좋은교사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