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2022 개정 수학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내용 분석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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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022 개정 수학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내용 분석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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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토론회가 4월 22일 18시에 온라인으로 진행됨. 2025년부터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 내용과 수능 수학 시험 범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나 전체 내용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밀실 개정’이 진행되고 있음.
▶ 토론회에서 공개된 내용을 수학교사들이 분석한 결과 현재에 비해 중1 ‘3차시’, 중3 ‘6차시’, 고1 ‘16차시’, 확률과 통계 ‘6차시’ 분량만큼 내용이 늘어남. 2022 국가교육과정 총론은 학기당 교과 시수가 17주에서 16주로 줄어들고 교과 기본 학점도 5단위(학점)에서 4학점으로 축소됨. 결국 학생들이 모든 내용을 학습하는 데 중1 43시간, 중2 8시간, 중3 12시간, 고1 21시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
▶ 수업 시간은 줄어드는데 배울 내용이 늘어나면 토론이나 탐구식 수업을 통한 깊이 있는 개념 학습은 불가능함. 수학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빠르게 진도 빼는 수업’이 될 것임. 이는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게 학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선행 사교육을 더 부추기게 할 뿐만 아니라, 수포자를 위한 수학 현장의 노력을 불가능하게 하며 수포자는 더 늘어날 것임.
▶ 학교 현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계의 요구만을 반영하여 무리하게 고1 수학에 행렬을 포함하려는 것은 학생의 수학 학습 부담을 증가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됨. 인공지능의 기초인 행렬은 모든 학생이 아니라 그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수학’ 교과에서 충분히 배우도록 해야 함. 
▶ 2022 개정 국가교육과정 총론과 방향을 같이하고 모든 학생이 수학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수학교육과정이 만들어져야 함. 그러기 위해서는 추가하려는 내용을 삭제할 뿐만 아니라 수업 시수에 맞춰 내용이 축소되어야 함. 따라서 수학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팀에서 제시한 내용 체계를 전면 재검토 해야 함. 교육부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연구진에게만 맡겨 놓지 말고 직접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함.
2022 개정 수학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팀(책임자: 서울대 이경화 교수)은 4월 22일 온라인을 통해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연구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연구는 2025년부터 우리 학생들이 배울 수학교육 내용과 차기 수능 수학 시험 범위가 결정되는 연구로 미래 수학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연구입니다.

2022 수학교육과정 내용 체계는 확정 고시를 몇 달 앞두고 있지만 전체 내용은 공개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전체 내용 체계를 공개하지 않고 추가 삭제되는 내용 일부만 발제문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국민들의 숙의를 통해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총론은 그 취지에 맞게 학생, 학부모, 교사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교과 교육과정은 과거처럼 소수 전문가가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 수렴 없이 만드는 ‘밀실 개정’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소속 수학교사들은 발제문을 토대로 수학교육과정 전체 내용을 유추하여 분석하였습니다.

■ 토론회에서 공개된 내용을 수학교사들이 분석한 결과 현재에 비해 중1 ‘3차시’, 중3 ‘6차시’, 고1 ‘16차시’, 확률과 통계 ‘6차시’ 분량만큼 내용이 늘어남. 2022 국가교육과정 총론은 학기당 교과 시수가 17주에서 16주로 줄어들고 교과 기본 학점도 5단위(학점)에서 4학점으로 축소됨. 결국 학생들이 모든 내용을 학습하는 데 중1 43시간, 중2 8시간, 중3 12시간, 고1 21시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

시안 개발 연구팀의 발제 내용을 보면 2022 개정 수학교육과정은 현 2015 교육과정에 비해 학생들이 학습할 내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롭게 추가된 내용은 과거 교육과정 개정에서 교육과정 적정화와 학습 부담 완화를 위해 대부분 삭제되었던 내용입니다.
구체적인 변화를 살펴보면, 중3에서 다루었던 통계의 대푯값은 중1로 옮겨졌습니다. 중학교 2학년에서는 증명 용어를 다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고1에서 다루던 이차함수의 최대·최소는 중3으로 옮겨졌습니다. 또 중3의 통계에서 상자 그림, 추세선이 추가되었습니다. 고1에서는 이차함수의 최대·최소가 중3으로 이동했지만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되었던 행렬이 부활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반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에서는 모비율의 추정이 신설되었습니다. 진로선택과목인 기하는 공간벡터가 추가되었습니다.
이처럼 과거 삭제되었던 내용이 부활하면서 상급 학년에서 배우던 내용이 아래 학년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늘어난 만큼 학생들이 느끼는 수학 부담은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표 1] 시안 개발 연구에서 드러난 2022 개정 수학교육과정 변화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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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한 문제는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수학 내용은 늘어나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시수는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수업량 적정화와 학교 자율교육과정 강화를 위해 수업량을 학기당 17주에서 16주로 전환하였습니다. 교과 수업을 위한 시간이 1주 축소되었기 때문에 약 4시간 정도의 수업 시간이 줄어들게 된 것입니다. 

현재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1학년 수학은 주당 4시간 배울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육과정 운영 중간에 자유학기(년)제 도입으로 교과 내용을 배울 수학 수업 시수가 축소되었습니다. 전국수학교사모임에서 111개 중학교의 중학교 1학년 수학 수업시수를 조사한 결과 3시간을 배우는 학교는 53.2%에 달했습니다. 수학을 일주일에 2시간 배우는 학교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중학교 수학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하여 교사와 학생 모두 힘들어 하는 상황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면 중1은 학기당 16주, 연 32주에 96시간 수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내용이 축소되지 않고 136시간(주당 4시간×34주) 기준으로 편성되어 있고 오히려 대푯값이 추가되어 전체 139시간이 필요한 분량입니다. 따라서 이 수업할 수 있는 시간은 연간 96시간(주당 3시간×32주)인데 배울 내용은 139시간 분량이기 때문에 무려 43시간이나 부족한 상황입니다.
고1의 경우 행렬이 추가되었고 이차함수의 최대·최소 중3 이동으로 현재 고1 내용에 비해 13시간이 더 늘어난 149시간(136시간 + 13시간)을 배워야 할 내용으로 편성되었습니다. 그런데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은 주당 4시간 32주 수업을 하면 128시간입니다. 따라서 편성된 내용을 모두 배우기 위해서는 무려 21시간이나 부족합니다. 

[표 2]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부족 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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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부족 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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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시간은 줄어드는데 배울 내용이 늘어나면 토론이나 탐구식 수업을 통한 깊이 있는 개념 학습은 불가능함. 수학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빠르게 진도 빼는 수업’이 될 것임. 이는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게 학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선행 사교육을 더 부추기게 할 뿐만 아니라, 수포자를 위한 수학 현장의 노력을 불가능하게 하며 수포자는 더 늘어날 것임.

국어나 영어와 같은 과목은 학교와 교사에 따라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서 가르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은 국가 교육과정에 포함된 거의 모든 내용을 동일하게 학습합니다. 이 때문에 시수는 줄고 배우는 양이 늘어나는 수학 교육과정의 변화는 학교 수학 수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현재도 가르쳐야 할 내용이 많아 토론, 탐구식보다는 교사 주도의 설명식 수업, 일제식 진도 나가기 수업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업시수는 줄어드는데 가르칠 양이 늘어나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진도 빼는 수업’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깊이 있는 개념 학습을 방해할 뿐 아니라, 성적 경쟁을 위해 학생들에게 학업 부담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또한 수학교사들은 진도에 대한 부담으로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을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에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일제식 수업은 배움이 느린 학생을 소외시킵니다. 수학 수업에서 소외된 학생은 수업을 이해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결국 수포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 학부모들의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에 대한 부담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금도 선행의 정도가 가장 심각한 과목이 수학이며 학교 현장은 수학 선행 사교육을 하는 것이 ‘문화화’ 되었습니다. 수학 학원이나 과외를 안 하는 학생을 찾기 힘든 현실입니다. 그런데 현재보다 학습할 내용이 늘고 수업 시수가 줄어든다면 선행의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부모에게는 경제적 부담 그리고 학생에게는 밤늦게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아야 하는 학습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학생들은 수학을 더 힘들어 하고 싫어하게 되며 수학 학습 능력과 흥미도는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입니다.

■ 학교 현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계의 요구만을 반영하여 무리하게 고1 수학에 행렬을 포함하려는 것은 학생의 수학 학습 부담을 증가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됨. 인공지능의 기초인 행렬은 모든 학생이 아니라 그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수학’ 교과에서 충분히 배우도록 해야 함. 

수학 교과 내용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고1에 행렬을 포함했기 때문입니다. 고1 행렬 포함은 학교나 수학교육계의 요구가 아닌 과학기술계의 요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 관리 교육을 강조하면서 행렬을 고1에 포함해 달라는 과학기술계의 요구가 있었고 이를 연구진이 수용한 것입니다. 이 같은 외압으로 행렬을 무리하게 포함하려다 보니 고1에서 배우는 내용이 중3으로, 중3에서 배우는 내용이 중1로 이동된 것입니다. 토론회에 참가한 많은 교사는 내용이 늘었고 시수가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행렬이 포함되면서 내용 체계 흐름이 부자연스러워진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2021년 8월 전국수학교사모임 선생님 대상으로 진행된 2022 개정 수학교육과정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이 조사에서 45.0%의 교사는 인공지능 수학 과목에서 행렬을 포함하고 21.3%는 고2에서 배우는 일반선택과목에 행렬을 포함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고1에 포함해야 한다는 응답은 19.3%에 불과했습니다. 수학교육의 전문가이자 학생들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은 고1에 행렬이 포함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다는 목적으로 도입되지만, 과거처럼 행렬적 연산 개념과 사고 습득보다는 문제풀이식 학습이 반복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림2] 행렬 포함에 대한 현장 교사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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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학 개발 모형의 기초를 놓은 타일러는 수학교육과정은 “수학을 전공하지 않을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곧 수학교육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학교육과정은 이공계 인재를 기르는 것만이 목적이 아닙니다. 농부, 화가, 인문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미래 시민들이 수학을 즐기고 자신의 가진 문제 상황을 수학적 문제 해결력을 통해 해결할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이나 데이터 관리에 행렬이 필요하다면 현재 개설된 ‘인공지능 수학’에서 심도 있게 배우면 됩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수의 학생이 의미 있는 교육을 경험할 기회를 빼앗는 교육과정은 절대 미래 교육 위한 교육과정이라 할 수 없습니다. 모든 학생이 수학을 수학답게 자신의 속도와 적성 흥미에 맞게 수학을 배울 수 있는 교육과정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 2022 개정 국가교육과정 총론과 방향을 같이하고 모든 학생이 수학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수학교육과정이 만들어져야 함. 그러기 위해서는 추가하려는 내용을 삭제할 뿐만 아니라 수업 시수에 맞춰 내용이 축소되어야 함. 따라서 수학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팀에서 제시한 내용 체계를 전면 재검토 해야 함. 교육부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연구진에게만 맡겨 놓지 말고 직접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함. 

2022 국가교육과정 개정의 비전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입니다. 여기서 주도성(agency)은 ‘자기 삶의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학습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역량’입니다.

학생의 주도성을 키우는 교육이 되려면 국가와 학교, 교사가 가지고 있던 학습 내용, 목표, 평가 결정 권한을 학생에게 어느 정도 넘겨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수학교육에서 학생 주도성 교육은 교사가 수학 개념과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교사가 안내하고 피드백하는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이 탐구하고 싶은 수학 주제를 선택하여 다양한 매체와 교사의 조언을 듣고 스스로 공부하고 정리,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이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교사 주도 교육에 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학생이 배우고 싶은 수학 내용에 대해 자신의 속도에 맞춰 학습해 갈 기회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래 교육은 많은 양을 배우는 것보다 하나를 깊이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현재처럼 학생들이 배워야 할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축소된 수업 시수에 맞춰 내용을 축소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모든 학생이 수학을 수학답게 배울 수 있고 올바른 수학 학습역량을 키우며, 모든 학생이 주도성을 가지고 수학 학습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처럼 배우는 내용을 늘리려는 시도는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현재 수학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팀이 제시한 내용 체계는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현재 수학교육과정 개발 책임을 맡은 기관은 과학 기술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입니다. 수학교육을 과학 기술 발전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곳에서 학생들을 위한 수학교육과정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교육부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연구진에게 맡겨 놓지 말고 직접 수학교육과정이 총론의 방향과 맞게 그리고 모든 학생이 수학을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어지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2022. 5. 9.
전국수학교사모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연구원 김상우(02-797-4044/내선번호 513)
좋은교사운동 교육과정위원장 김성수
전국수학교사모임 회장 박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