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 30일 최근 학생 마음건강 문제가 개인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학생 마음건강 지원 개선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개선 방안은 목표하는 바가 매우 구체적입니다. 가령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인력 배치 100%, 고위험군 학생 전문기관 연계 100% 달성, 긴급지원팀 모든 교육지원청 지원 등의 목표는 지표가 매우 구체적이어서 그 목표가 제때 실현된다면 현장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평가합니다. 특히 고위기 학생 집중 대응 방안으로 제시한 긴급지원팀 확충, 마음바우처 확대, 긴급지원 제도 실행, 고위기 학생 의뢰·관리 등은 학교만의 노력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던 학생들에게 실효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학생들의 마음건강이 왜 악화되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 원인 분석과 대책이 부족합니다. 학생들의 마음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경쟁적인 입시 경쟁 구조, 학교폭력 대응과 코로나19로 약화된 학생들의 사회적 관계 능력, SNS 홍수 속에서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며 빈곤해진 자아상 등입니다. 이 중에서 경쟁적 입시 경쟁 구조와 약화된 사회적 관계 능력은 교육부 스스로 만들어낸 마음건강 악화 요인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이번 교육부의 개선 방안이 마음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다음과 같이 보완을 요구합니다.
첫째, 교육부는 이번 개선 방안의 비전으로 ‘다층적 지원 체계 구축’을 명시하였으나 발표한 방안으로 다층적 지원 체계 구축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다층적 지원 체계라 함은 학교 안팎의 종합 지원 체계입니다. 학교 안으로는 긴급 지원 대상 학생, 표적 집단 대상 학생, 보편적 지원 대상 학생 등 모든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폭 넓은 지원 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학교 밖으로는 학교-교육청-지역 사회로 이어지는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개선 방안에서 제시한 지원 방안은 대상별 맞춤 지원이라기보다 5대 사업별 지원 방안이어서 대상에 따른 맞춤 지원이 체계적이지 못합니다. 영역별 사업은 사업으로는 진행될 수 있으나, 대상 학생별, 단위 학교별 지원은 분절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추진 과제들을 재배열하여 표적 집단을 위해 개별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지원책을 찾아본다면 뚜렷한 지원 방안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보편적 지원 방안을 찾아보면, 사회정서교육 확산이나 잠재적 위기학생 조기 발견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 배치 없이 교육과정 재구성만으로 사회정서교육의 효과를 담보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잠재적 위기학생을 조기에 발견한다 해도 그에 따른 후속 지원 체계가 불분명합니다. 전국 단위 실태조사 도입, 선별검사 확대, 마음EASY 셀프 검사 도입 등으로 위기학생들을 다수 발견해 낸다 한들 담임교사를 비롯한 교사들이 어떤 역할을, 어떤 방법으로, 어디까지 발견한 학생을 지도해야 할지 알 길이 없습니다. 지도와 지원 체계가 부족한 상태에서 발견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둘째, 다층적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학교 밖 지원 체계와의 연결이 필요하지만, 이번 방안에는 학교 밖 지원 체계 구축을 학생맞춤통합지원 사업에 기대고 있을 뿐입니다. 학생 마음건강 문제도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속에서 통합 지원이 이뤄진다면 더없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2026년 3월 학생맞춤통합지원 전면 도입을 앞두고 전문 인력 배치와 예산 부족, 통합 지원 체계 구축 미흡 등으로 학생맞춤통합지원 전면 유예 주장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학생맞춤통합지원 사업이 본래의 목표와 목적을 구현하기 힘든 상황에서 학생 마음건강 문제에 대한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학생맞춤통합지원을 통한 학교 밖 지원 체계 구축 또한 요원해질 뿐입니다. WEE 프로젝트를 보완하는 수준만으로는 현재 직면한 학생 마음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거니와 개별 지원 체계가 부족한데 학생맞춤통합지원과 연계한다 하여 통합 지원 효과가 날 리 만무합니다.
셋째, 이번 교육부의 발표에는 학교 내 전문 인력 배치에 대한 방안이 부족합니다. 다층적 지원 체계 구축의 핵심은 학교 내 전문가 배치에 있습니다. 학교 안팎의 다층적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연결자로서의 전문가가 학교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 선별과 지원이 이원화되지 않습니다. 전문 인력 배치 없는 통합 지원이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지는 학생맞춤통합지원 사업을 통해 충분히 경험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개선 방안에 전문상담인력을 100% 확보에 모든 학교에 2030년까지 배치하겠다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전문상담교사들은 이미 업무 과부하 상태로, 이번 개선안에서 제시한 ‘학교상담 리더 연수’ 자체가 또 하나의 업무가 될 상황입니다. 전문상담교사는 신속하게 배치하되, 학생맞춤통합지원을 위한 별도의 전문 인력 배치 방안이 있어야 이 문제에 대한 교육부의 진정성이 확인될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이번 교육부의 발표에는 내재적이고 심리적인 학생들에 대한 대책만 보일 뿐, 마음건강 이상이 외현적 행동 문제로 나타나는 상황에 대한 대책이 전무합니다. 학교 안에는 상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행동문제를 보이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은 적극적인 행동중재가 필요한 학생들입니다. 자해와 자살로 이어지는 긴급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도 있지만, 그만큼 고위기는 아니지만 수업 방해와 교육활동 침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외현화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이들 학생을 위해서는 행동중재 전문가 그룹과 행동지원 전문교사가 필요합니다. 학교 밖 행동중재 전문가 그룹을 학교와 연결하고, 학교 안에서 해당 학생들을 지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행동지원 전문교사를 양성하고 배치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학생 마음건강 문제는 이미 개별 교사나 개별 학교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학생은 소중하며, 단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는 것은 공교육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이에 WEE 프로젝트를 개선하는 수준에서 이 문제를 풀 수는 없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 체계는 문서상에서가 아닌 교실에서 작동하는 다층적 지원 체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