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로 인한 학교 휴업 중, “몸은 멀리, 마음은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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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로 인한 학교 휴업 중, “몸은 멀리, 마음은 더 가까이”

좋은교사 0 692
선생님.
어제 교육부가 2주간의 휴업 연장을 결정했습니다.
학기는 시작됐으나 개학은 하지 않은 애매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요.
전 세계적인 재난이 되고 있는 현재의 감염병 사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자꾸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짐짓 스트레스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교육부가 휴업 연장을 발표하고 나서 좋은교사운동도 성명서를 발표했는데요.
좋은교사 선생님들 믿고 한 번 목소리를 세게 키워보았습니다
바로 온라인 가정방문 캠페인과 학습상태 점검을 위한 상담활동을 강화하겠다고 한 건데요.
이것을 하자고 결정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온라인 가정방문이 가능할지아이들이 가정에서 혼자서 온라인 학습을 하기나 할지그리고 교사의 점검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등등 여러 의문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생 입장에서학부모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상황이 조금 달리 보이더라구요.
사무실에서 같이 상근하는 선생님 한 분이 그러더라구요.
 
우리 애 선생님은 개학하고 단 하나의 문자도전화도 없었어학교에서 날아온 전체 안내문 말고 아무것도 없었어선생님이 어떤 분이고우리 애를 어떻게 가르치려고 하는지집에 있는 동안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연락이 없어같은 교사지만 조금 아쉬워.
 
그 이야기를 듣고 이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구나 생각했습니다교사인 학부모가 이렇게 느끼고 있다면 교사가 아닌 분들은 아마 더 큰 염려와 불안을 갖고 있겠죠아마 우리 좋은교사 선생님들 상당수는 이미 애들에게 문자 보내고전화하고온라인 학급 만들고 했을 겁니다그래서 더 자신있게 질렀습니다.
 
우리가 먼저 학생을 찾아 나서야 하겠습니다최소 주 2회 이상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상황을 점검하는 것입니다식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건강 상태는 괜찮은지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밤마다 게임하다가 아침 늦게 일어나지는 않는지학기 중에 해야 할 상담을 먼저 시작한다 생각하고 하루 인원을 정해놓고 점검하면 좋겠습니다.
 
학급 단톡방이나 오 픈 채 팅 방밴드클래스팅 등 온라인 학급을 만들어서 매일 단체 미션을 하나씩 해 나가도 좋겠습니다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주기 위해 아침 10(시간은 유연하게 정해도 되겠죠?)까지 정해진 미션을 달성하고 인증샷 찍어서 학급 단톡방에 올리기담임 선생님에게 궁금한 거 하나씩 질문하기번호 순으로 하루에 2명씩 10문 10답으로 자기 소개하기 등이를 통해 온라인 학급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선생님과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시켜 주시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가정방문을 시도해 보십시오.화상회의 앱을 이용하면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시간을 정해놓고 학생과 학생 부모님과 대화를 나눠 보는 것입니다오프라인 가정방문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성장 과정이나 취미특기관심사건강상 문제 등을 묻고 기록하는 것입니다선생님의 교육철학 등도 잠시 말씀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온라인 가정방문을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참고해 보세요
온라인으로 만나다가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학생온라인으로 얼굴 보기 어려운 학생들은 오프라인 만남을 시도해 보는 것을 조심스럽게 권합니다물리적 거리 두기가 필요한 상황이라 반드시 할 필요는 없습니다그런데 만일 너무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하시면 선생님도 아이도 마스크 확실히 하고 집 근처에서 잠깐 만나는 거죠그러면서 이런저런 대화도 하고스마트폰 등에 화상회의 어플도 깔아주고학습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고점검 약속까지 잡고 오면 어떨까 싶습니다안전이 가장 우선이니 너무 무리하지는 마십시오.
 
학교에서는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학생 적성검사나 심리검사 등을 해보는 것을 제안해 보세요.신입생들은 3월 정도에 학교 예산을 들여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가정에서 학부모님이 지원해 줄 수 있으면 좋겠고안되면 아이와 화상통화하면서 사용법을 하나씩 설명하면서 해야 할 것 같아요.
 
수업이 참 고민입니다할 수 있는 일이 마땅치 않습니다.
우선은 시도마다 e학습터와 같은 온라인 학습센터가 만들어져 있습니다이 곳의 학습자료를 잘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안내하면 좋겠어요아마 시도교육청이 하라고 닥달하고 있으리라 짐작됩니다교육청이 보채는 것도 모자라서 좋은교사운동도 귀찮게 하냐고 저희 미워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죄송해요.
그렇지만 학기는 시작되었으나 한 달 동안 개학을 할 수 없는 기막힌 상황에서 교사들이 챙겨주지 않으면 애들은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는 일들이 상당할 것입니다선생님들이 아이들의 학습 하나하나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줄 때 개학 이후에 학습에서도 선생님을 신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요.
 
온라인 수업 제작에도 한 번 도전해 보세요.화려하게 편집되고예쁜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학습자료는 학생들이 잘 보지 않는답니다그런데 내가 직접 만날 선생님이 출현하는 유튜브 수업 영상은 좀 더 보게 되는 것이죠카메라 한 대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시고요얼굴만 나오는 것보다 자료 화면 클로즈업해놓고 설명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대신 하나의 영상은 가급적 10분을 넘지 않는게 좋아요저도 잘 모르는 선생님이신데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셨더라고요담백하게 만드신 것 같습니다한 번 보시고 참고해 보세요
현재 온라인 수업 제작을 해서 학생들이 듣더라도 수업 들은 것으로 인정해 줄 수도 없고평가도 할 수 없습니다가정마다 온라인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도 달라서 어떤 학생은 같은 시간에 접근할 수도 없고아예 접근할 방법이 없는 아이들도 있을 거에요이런 아이들은 학교 차원에서 지원책을 찾아봐도 좋겠습니다.
다만개학 이후에 수업을 시작했을 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담아서 꼭 안 듣더라도 지장은 없되들으면 도움이 되는 그런 수업 영상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거꾸로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들은 수업 영상을 미리 만들어서 학생들이 보게 하는 것도 괜찮겠죠어쨌든 학생들이 내 수업과 연결되어 있는 방법을 여러 경로로 찾아보면 좋겠어요.
 
오늘은 특별히 교원단체들이 함께 모여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교원단체 공동선언문을 2시에 발표할 예정입니다교총과 전교조를 비롯해 몇몇 교원단체들이 함께할 예정인데요한 두 단체는 참여를 꺼려할 수도 있겠습니다마지막까지 기다려봐야 어느 단체가 참여할지는 알 수 있겠습니다좋은교사운동은 모두가 힘든 시기에 교사들이 국민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합니다내가 어느 단체에 속해있는가와 상관없이 모든 교사들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우리 좋은교사 선생님에 대한 신뢰 때문입니다여러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사랑으로 품고 있을 좋은교사 선생님들이 계실 것을 믿기 때문에 자신있게 국민 앞에서 '우리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함께 기도해 주시고 마음으로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비상한 시기입니다보통은 모두가 예민해지고마음 속의 분노의 화살을 쏘아댈 대상을 찾기 십상입니다그럴수록 자기의 불안을 읽어주고 위로해 줄 사람을 찾기도 합니다선생님 마음 속에 있는 불안과 염려는 하나님께 맡기고하나님 주신 공동체 안에서 함께 나누면서 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그리고 그 힘으로 우리에게 맡겨진 아이들의 삶을 돌보는 자리로 묵묵히 걸어가기를 소망합니다내 곁에서 손 잡아주길 원하는 이웃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이 우리 교육의 희망입니다
2020년 3월 19일
공동대표 김영식김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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