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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정방문] 좋은교사가 있어 힘이 됩니다.
이름   임정연 이메일   youn693@hanmail.net
작성일   2018-05-10 14:32 조회   192

좋은교사를 알게 되고, 가정방문 운동을 알게 된 2002년부터 해마다 봄이 되면 가정방문을 해왔습니다.

학교에서와 다른 듬직한 모습 또는 여린 모습, 버려진 것 같은데 알고보면 왕자 공주인 아이들, 왕자 공주인줄로만 알았는데, 소년소녀 가장 못지 않은 삶의 무게를 지닌 아이들... 각각의 사연을 보고 들으며 아이들을 깊이 아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한 번 마주보고 잠깐 대화를 나누었을 뿐인데, 어머니들은 선생님이 우리 아이의 어려움을, 우리아이를 키우며 느낀 부모의 어려움을 공감해주고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하고 1년 내내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었습니다. 아이가 잘못해서 야단을 치고 전화를 했을 때도, 아이가 잘해서 전화했을 때도, 선생님 아니면 누가 그렇게 해주시겠냐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저녁 늦게까지 그리고 주말까지 가정방문을 다닐때, 남편에게 집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 체력적으로 지치고 피곤함, 아주 가끔이지만, 무례한 부모를 만나 마음이 몹시 상하는 일들을 생각하면, 분명 만만치 않은 일들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올 해도 할 수 있을까? 꼭 해야할까? 왜 하려고 할까? 몇번이고 자문하고 시작하는 여전히 어렵고 큰 일입니다.

그래도 주변 선생님들이 왜 하냐고 하면 뭐가 좋냐고 물어오면, 가정방문은 선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부모님과 아이들의 신뢰라는 큰 선물을 받아, 1년 내내 많은 일들이 있어도 불신으로 인한 어려움은 당하지 않는다고... 숨겨진 아이를 발견하고 꼭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고 거기서 큰 보람과 힘을 얻는다고...


그런데 이런 생각도 교만이었을까요? 올 해는 정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시작전부터 가정방문이 부담스럽다고 담임이 유별나다고 유명한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고, 교육청으로 교육부로 민원이 들어가서 다시 교육부로부터 교육청으로부터 학교로 연락이 오고..민원으로 인한 이러저러한 우려와 염려를 가득 담은 교감선생님과의 면담으로 시작전부터 힘이 빠질대로 다 빠져버렸습니다.

그리 대단한 교사도 그리 대단한 교육철학도 그리 대단한 열정도 아닌데.. 매번 소심한 마음, 두려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기도하고 조심스럽게 시작한 일인데.. 어떤 점이 한 부모님의 마음을 힘들게 한 것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마냥 기운빠지고 슬픈 날이었습니다.

김영식 선생님이 사연을 아시고, 교육부 교육청에 연락하시고, 다시 학교로 연락이 오고, 다시 교감선생님과의 면담을 통해 민원전달의 형식이 달라져서 돌아왔습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선생님을 응원하니 잘 다녀오시라고.

올 해는 누구를 만나게 하시려고 이렇게 큰 어려움과 고비를 시작부터 주셨을까? 지친 중에도 기대를 안고 대단한 열심과 용기가 아닌, 지금까지 해 온 꾸준함으로, 묵묵히 나를 응원하고 있다고 믿는 조용한 부모님들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32명 중 25명의 가정방문을 마쳤습니다. 외국에 계시는 부모님을 제외한 모든 부모님들과 학교에서 또 전화로 상담을 마쳤습니다.

특별한 반전도 없었고, 너무 크게 마음이 상했는지 특별한 감동도 없었습니다. 어떤 분일까 알 수 없게 학교에 대한 상처가 있는 분도 많았고, 아주 호의적이고 친절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가정방문을 한다고 좋은교사도 아니고, 가정방문을 마쳤다고 좋은교사가 아님을 다시 생각합니다. 학교에 대한 엄청난 상처들로 여전히 경계하며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있음을 알았고, 그 상처를 씻기 위해 더 많이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이 좋은교사라는 큰 짐도 얻었습니다. 다만.. 힘든 마음을 주님이 알아주시기를.. 위로해주시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가장 힘이 들때, 가장 힘이 되어준 좋은교사와 김영식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김영식 18-05-1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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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에
그렇게 교사의 자리를 잘 지켜 주신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드립니다.
돌아오는 반응도 없고, 더 나아지는 것도 없는 일. 그러나 아이들 삶 속으로 용기내어 들어가는 일이며, 그 삶에 내 삶 한 조각 내어주는 일이니..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 속에 온 삶을 던지신 우리 주님이 먼저 걸어가신 그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 뒤를 따라 걸을 때, 그 길이 내게 작은 보상 하나 던져주지 않는다 해도, 그 길 끝에서 우리를 팔 벌려 맞아주실 그 날이 오고야 말 것입니다. 그 날이 우리에게 주어질 최고의 위로요 선물임을. 알게 되겠지요...
기독교사의 길이 그런 길임을 선생님을 통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